*다음은 한국경찰의 고무총 등장을 계기로 본 비살상무기 문제에 관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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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없는 전쟁?: '비살상' 무기의 위선
편집자주: 지난 3월 31일 민중대회 당시, 경찰이 메고 나온 '고무충격총'은 하나의 충격이었다. 시위 현장에 실제로 등장한 적도 없는 '신종 화염병'을 거론하면서, 만약 민중대회 때 시위대가 그것을 사용할 시 고무충격총을 발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경찰청이 처음으로 고무총을 지급한 것은 1997년이었다. 당시 지급된 것은 국내에서 제작된 권총형의 고무총으로, 사용이 제한된 실탄보다 폭넓게 사용하라는 규정도 함께 제시되었다. 그러나 이번 민중대회 때 등장한 고무총은 소총형이며, 미국 육군 및 해병대 등이 코소보와 같은 분쟁지역에서 군사작전용으로 사용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한국에서의 고무총의 등장은 여려가지 면에서 시사적이다. 무엇보다도, 이미 지급된 무기가 실제 상황에서 사용되는 것은 아마도 필연적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이번 정권이 아니더라도 차기 또는 차차기 정권이 그것을 실제로 사용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말이다. 또한 평화유지 및 질서회복이라는 명분으로 사용되는 비살상 무기가 군대와 경찰의 경계선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민간인에 대한 실탄 사용의 정치적 부담을 고무탄으로 대체하여, 경찰이 자행하는 폭력의 수준과 범위를 크게 늘리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본 글은 1990년대에 들어 미국이 비살상무기의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군사전략적 배경과 각종 무기 개발 현황, 그리고 그 문제점에 대해 다루고 있다. 비살상무기라는 표현은 사실상 위선이며, 정확히 말해 살상이 덜한 무기라는 점이 반드시 짚어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글이 발표된 것은 1999년 12월이다. 그 후 비살상무기와 관련된 개발 현황이라든가, 국제적인 반대운동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등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를 통해 전할 것을 약속한다.
{르몽드 디플로마띠끄} 1999.12
스티브 라이트 (영국, 오메가 파운데이션 국장)
* 번역: 임필수 (사회진보연대 정책기획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