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의 자료는 7월 4일 미국 및 한국 당국의 매향리 폭격장에 대한 부분 폐쇄 방침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해 (지난 6월 30일 결성된) <매향리 미군 국제폭격장 폐쇄 범국민대책위원회>가 발표한 성명서입니다.
<< 매향리 폭격장의 부분적인 폐쇄가 아니라 전면 폐쇄를 요구한다! >>
오늘 신문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한국 당국은 오는 6일 매향리 기총사격장의 폐쇄 여부를 포함하여 매향리 주민피해 대책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 및 한국 당국에 대해서 농섬 폭격연습장은 그대로 둔 채 매향리 기총사격장만을 폐쇄해서는 결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 둔다. 농섬 폭격연습장을 그대로 두겠다는 것은 앞으로도 매향리 주민들을 대상으로 야만적인 폭격연습을 계속하겠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총사격장이 매향리 주민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만큼 폐쇄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매향리 주민들은 비단 기총사격장 때문에만 고통을 받아온 것이 아니다. 설사 기총사격장이 폐쇄된다고 하더라도 농섬 폭격연습장이 그대로 남아 있는 한 매향리 주민들이 폭격기의 굉음과 폭발음 때문에 지금처럼 생지옥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우리가 그 동안 한결같이 매향리 사격장 전면 폐쇄를 요구해 온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우리는 미국 및 한국 당국에 대해서 매향리 폭격장의 부분적인 폐쇄 방침을 철회하고 전면 폐쇄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그렇지 않고 만약 미국과 한국 당국이 기총사격장만 폐쇄―물론 이것조차도 지켜봐야 하겠지만―하기로 결정한다면 이는 전국민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매향리 폭격장 폐쇄 요구 투쟁을 일시적으로 모면해 보려는 국민 기만책에 불과한 것임을 분명히 밝혀 둔다.
그 동안 미국 당국은 우리의 폭격장 폐쇄 요구에 귀를 기울이기는커녕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해 왔다. 한국 정부 또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주권을 지키는 데 앞장서기는커녕 오히려 주민들의 생명과 존엄을 지키고자 나선 전만규 매향리 주민피해대책위원장을 구속하고 사회단체 회원들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반민족적인 작태를 서슴지 않았다.
이와 같은 미국의 고압적인 자세와 한국 당국의 사대주의적인 자세가 바뀌지 않은 채 미국과 한국 당국이 한 자리에 앉아 매향리 폭격장 문제를 논의한다면 미국의 이해가 보장되는 결과가 나올 것임은 뻔하다.
따라서 미국과 한국 당국이 진정으로 문제 해결의 의지가 있다면 지난 6월 30일 매향리 주민들을 비롯하여 각계각층 대표와 시민, 사회단체로 구성된 '매향리 미군 국제 폭격장 폐쇄 범국민대책위원회'와 만나 정식으로 회담을 가져야 마땅하다.
우리는 미국과 한국 당국에 대해서 미국과 한국 정부, 범국민대책위원회, 매향리 주민책위원회 4자가 만나서 매향리 폭격장 전면 폐쇄를 놓고 즉각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매향리 폭격장이 전면 폐쇄되지 않는 한 매향리 주민들의 생존권은 결코 보장될 수 없다. 우리는 오로지 매향리 폭격장의 전면 폐쇄를 위해서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밝히면서 미국과 한국 당국에 대해서 폭격장 전면 폐쇄를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의 요구
- 매향리 폭격장의 부분 폐쇄는 기만이다. 농섬 폭격장을 폐쇄하라!
- 미국과 한국 당국은 매향리 주민대책위 및 범국민대책위와 즉각 협상에 나서라!
2000년 7월 4일
매향리 미군 국제폭격장 폐쇄 범국민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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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제목: [주한미군] 매향리 사격장 폐쇄키로
출처: 한겨레 2000. 7. 5
한-미 다음주께 합의할듯…농섬 폭탄훈련장은 유지
국방부와 미군이 매향리 기총사격장을 폐쇄하는 방안을 협의해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미 군당국간 최대현안이 돼온 매향리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4일 “기총사격장을 폐쇄하는 방안을 미군과 협의 중에 있으며 대신 미 공군이 현재 우리 군에서 사용하고 있는 후방의 사격장을 나눠쓰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두 나라는 지난달 5일 매향리 대책을 발표한 뒤 이와 같은 내용을 협의해왔으며 기총사격장 폐쇄를 비롯한 매향리 주민피해 방지대책에 대해 다음주께 합의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해안을 따라 29만여평의 공여지에 조성돼 있는 기총사격장은 그동안 소음피해의 주요인으로 꼽혀왔다.
합의가 이뤄질 경우 매향리에서는 농섬에서 이뤄지고 있는 연습용포탄 투하훈련만 하게된다.
한편 지난 5월8일 미 공군기의 긴급 포탄투하 사고 이후 구성된 한·미 합동 조사반은 지난달 5일 주민피해대책과 동시에 육상의 기총사격장 표적을 농섬 부근에 만들어질 인공섬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미공군이 야간훈련의 어려움 등을 들어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방부 윤일영 대변인은 “기총사격장의 표적이 들어설 인공섬을 만드는 기간 동안만 우리 공군의 사격장을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농섬 일대로 기총사격장 표적을 옮기는 문제는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symbio@hani.co.kr
제 목: [주한미군] 궁지 몰린 미군·국방부 '고육책'
출처: 한겨레 2000. 7. 5
매향리사격장 폐쇄 결정 안팎
국방부와 미군이 기총사격장을 폐쇄하는쪽으로 검토하고 있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매향리사격장이 끊임없이 언론보도에 오르내리면서 국방부로서는 곤혹스런 처지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특히 매향리 문제로 주한미군의 위상과 철수에 대한 얘기까지 거론되는 등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끼쳐왔다는 점에서 문제가 계속 확산되기 전에 불길을 잡아야한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또 대안으로 거론돼온 해상의 인공섬 건설은 미군이 기총사격장 표적을 옮길 경우 야간훈련이 위험해진다는 견해를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관계자들은 밤중에 해상에서 저공비행을 할 경우 조종사의 거리감각이 떨어지고 착시현상이 일어나 비행기가 물 속으로 처박히는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
인공섬의 경우 예산문제도 국방부가 부담스러워하는 부분이다.
1×2㎞ 크기의 인공섬을 조성하고 기총사격장을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이 600억원에서 무려 1000억원까지 추산되기 때문이다.
항공기의 해상 저공비행에 따른 주변 환경에 대한 피해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항공기 자체가 주변 해상에서의 어로행위에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기총사격 당시 탄환이 물에 튀어 사거리인 8㎞ 가량을 날아다닐 수 있고, 이는 직접적 사고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또다른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는 우리 공군의 사격장을 미 공군이 함께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서 양쪽이 모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양쪽 모두 공동사용에 따른 훈련시간의 단축과 번거로움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협상팀이 조정 작업에 나섰으나 아직 최종합의를 못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이번 조처에 일단 환영하고 있다.
불평등한 소파개정국민행동은 이날 성명을 내고 “폐쇄 논의 자체는 일단 다행스런 일”이라며 “지금까지 이뤄진 환경파괴 등에 대해 국방부와 미군은 정중히 사과하고 진상을 조사하라”고 밝혔다.
국민행동은 5일 오전 11시 매향리 주민대책위 사무실 앞에서 매향리의 평화를 염원하는 풍선 300개 날리기 행사를 열 계획이다.
전종휘 기자symbi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