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경제 월드레포트 기사입니다. OECD 뇌물방지협약,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은 최근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변화의 일단을 보여줍니다. WTO의 사회적조항이나 IBRD의 빈곤구제프로그램과 함께 검토해봐야 할것입니다.
OECD의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채택
■ 개요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6월 27일 29개 회원국의 정례 각료이사회에서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The OECD Guidelines for Multinational Enterprises)을 채택하였다. 이는 1976년 제정된 가이드라인을 개정한 것으로 다국적 기업의 경제, 사회, 환경적 측면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은 정보의 투명성, 환경, 노동, 뇌물방지, 소비자보호, 과학기술, 공정경쟁, 세무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구속성은 없으나 기업들이 이를 심각하게 위반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OECD는 개정 가이드라인의 이행과 이와 관련된 논의를 촉진하기 위하여 기업, 노동계, 비정부기구가 참여하는 국별 연락관(National Contact Points)을 설치할 것이다.
■ 가이드라인 개정의 취지 ■
국제무역과 투자를 통한 다국적기업의 활동은 OECD 국가들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다른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한편, 개방적이고 경쟁적이면서도 적절한 규제가 작동하는 현 시장체제에서 많은 다국적기업들은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환경적 목표들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노력해야 한다. 또한 각국 정부는 경제활동에 대한 국제법적 및 국제적 정책 협력을 강화해오고 있다.
따라서 다국적 기업은 경제적 발전과 환경적 그리고 사회적 진보에 기여하면서도 경영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각국 정부는 많은 기업, 노동조합 그리고 여타 비정부기구들과의 협력을 통해 국민들의 복지와 생활수준을 개선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기조에 부응하기 위하여 OECD는 그동안 국제무역거래시의 외국 공무원의 수뢰 방지 협약, 전자상거래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OECD 가이드라인 등을 채택하였고 다국적기업과 조세행정 문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작업중에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OECD는 다국적 기업활동에 대한 보다 합법적인 원리와 기준으로서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을 새로운 기업환경 변화에 맞게 개정하게 된 것이다.
■ 개정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 ■
다국적 기업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정책을 지지해야 한다. 1. 지속가능한 개발, 2. 인권 존중, 3. 해당국 지역사회와의 협력, 4. 인적자원의 양성, 5. 환경, 건강, 안전, 노동, 과세 등의 제반 이슈에 대한 예외없는 수용, 6. 모범적인 기업지배 구조에 대한 지지, 7. 자율적인 집행 및 경영 시스템, 8. 기업의 정책 투명성 제고, 9. 의견수렴의 민주화, 10. OECD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기업 윤리의 고취, 11. 해당국에 대한 부적절한 정치적 활동 금지 등이다.
다국적 기업은 기본적인 기업 정보 외에도 기업의 재정 및 운용, 기업 목표, 지배 주주 및 선거권, 이사회, 경영상 예상되는 위험 요인, 피고용자 및 주식 지분자 관련 사항, 지배구조와 정책 등 실질적인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다국적 기업의 노동 및 산업정책의 중점은 노동조합 등의 노동자의 제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아동노동과 강제노동을 금지해야 하며 고용상의 각종 차별을 금지해야 한다. 노동자에 기업경영에 관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고 노사간 협력에 노력해야 한다. 다국적 기업은 또한 고용 및 산업정책 상에서 모국과 해당 지역국간의 차별을 철폐하고 피고용자의 건강과 산업 안전을 보장하고 현지 주민을 고용하고 교육시켜야 하며 해고가 불가피한 경우 노동자 대표, 해당 정부 당국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치고 해고 완화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환경문제에 있어서 다국적 기업은 자체적으로 자신의 환경 관련 정보를 수집, 평가하고 개선목표를 설정하여 정기적으로 감시하는 환경경영체제를 구축, 유지해야 한다. 또한 다국적기업의 환경 관련 정보는 잠재적인 것이라도 노동자들과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되어 지역사회와 협의할 수 있어야 한다. 환경유해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단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더라도 그 수단을 기피하지 말아야 하며 환경 문제 발생시 이를 방지, 완화, 통제할 수 있는 응급체계와 해당 당국에 즉각적인 보고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다국적기업은 뇌물방지 규정도 준수해야 한다. 특히 다국적기업은 해당 지역의 공무원이나 사업파트너에게 계약대금의 일부를 뇌물로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해야 하고 해당 지역의 정치단체에 대한 불법 기부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뇌물관행을 방지할 수 있는 경영관리시스템을 채택하여야 한다.
소비자 문제와 관련하여 다국적기업들은 우선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상품 및 서비스 기준을 준수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정확한 상품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소비자 불만에 대한 처리절차가 정확하고 투명해야 하며 소비자의 사적 정보를 보호하고 관계 당국과의 협력도 투명해야 한다.
과학 기술 측면에서 다국적기업은 현지의 과학기술 정책이나 계획에 부합해야 하고 기술과 노하우의 이전을 허용하고 지적재산권은 보호하되 장기적으로 해당국의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현지의 대학, 연구소, 산업체와의 연구협력을 발전시켜야 한다.
다국적 기업은 현지에서 가격 담합, 부정 입찰, 생산량 제한 및 쿼터제, 시장 분할 등 불공정경쟁을 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공정경쟁에 관한 법률을 준수하고 관계당국과 협조해야하며 공정경쟁에 대한 피고용자 교육도 필요하다. 이밖에 세무 문제에 관해서는 기업들이 현지 세무당국에 적절한 세무정보를 제공하고 조세 의무를 적기에 이행하여야 한다.
21개국의 반부패법에 대한 OECD 보고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1개국의 반부패법에 대한 보고서 (Anti -Corruption Report on 21 Countries)이 6월 29일 발표되었다. 보고서는 각국의 반부패법을 OECD 뇌물방지협약에 준하여 평가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중심으로 자료를 소개한다.
■ 보고서 작성 대상과 평가방법 ■
‘21개국의 반부패법에 대한 OECD 보고서’는 OECD의 ‘국제 거래시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협약’(the Convention on Combating Bribery of Foreign Public Officials in International Business Transactions)에 승인서를 제출한 21개국을 대상으로 작성되었다.
OECD 뇌물방지협약은 국제적인 거래를 획득하거나 유지시킬 목적으로 외국의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하거나 약속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총 34개 국가가 이 협정에 서명하였고, 21개 국가는 국내 비준서를 제출한 상태이다.
21개국은 오스트리아, 호주, 벨기에, 불가리아, 카나다, 체코, 핀랜드, 독일, 그리스, 헝가리, 아이슬랜드, 일본, 한국, 멕시코, 노르웨이, 슬로바키아,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영국 그리고 미국이다. 여타 국가도 급변하는 국제경제에서의 무역과 투자에 관한 투명한 규정을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본 보고서는 21개국의 반부패법에 대한 2단계 평가를 수행한다. 1999년 4월 시작한 첫번째 단계는 각국의 반부패 관계법이 뇌물방지협약의 요구를 성실히 반영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었다. 올해 이후 시작될 두번째 단계는 각국이 각자의 반부패법을 실제로 성실히 실천했는지의 여부에 중점을 둘 것이다.
■ 한국의 해외부패방지법에 대한 평가 ■
조사단은 한국이 국회의 비준에 앞서 1998년 11월 28일 해외부패방지법(Foreign Bribery Prevention Act)의 제정을 통해 본 협약을 최대한 빨리 실천하려고 한 점을 환영한다. 한국은 OECD 가입은 가장 늦었지만 OECD 협약의 입법화를 첫번째로 수행한 나라 중 하나이다.
한국의 해외부패방지법은 뇌물방지협약의 요구를 잘 반영하고 있다. 한국 정부당국은 국내법적 효력도 가지고 있는 뇌물방지협약의 내용을 자국의 해외부패방지법에 엄격하게 반영하였다. 한국에서는 돈세탁 문제가 아직은 뇌물로 인정되고 있지 않지만 이를 범죄로 인정하는 법안이 현안으로 상정된 만큼, OECD 조사단은 향후 법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 한국에서의 특수한 문제들 ■
한국의 해외부패방지법 3조1항은 “뇌물”의 약속, 공여 및 제의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 당국은 이것이 “부패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는 범위라고 보고 있다. 반면에 3조 2항에서 예외조항을 두고 있는데 첫째 “지급”이 인정되는 경우와 둘째 “소액의 금전 혹은 기타 이익”의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다. 3조 2항은 3조 1항에서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점을 밝히는 항목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 당국은 “뇌물”이란 단어보다는 보다 중립적인 어휘를 사용했지만 조사단으로서는 3조 1항과 3조 2항의 어휘는 혼용되고 있다고 보고 이 문제는 실제 적용 문제를 검토한 뒤 평가 단계에서 제기하고자 한다.
“소액의 금전 혹은 기타 이익”문제와 관련 소액이란 범위에 대한 규정이 모호하다. 한국 정부는 해외부패방지법이 새로 제정된 법률이고 판례가 없고 3조 2항 b에서 예외의 범위를 분명히 규정했다고는 하지만 이 문제는 향후 예외 조항 판례에 대한 검토 과정에서 제기될 것으로 본다.
3조 1항의 “외국공무원에.. ”라는 규정도 제3자의 개입 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정부당국은 외국 공무원이 제3자의 이익을 위해 뇌물을 받는 경우와 외국 공무원의 이익을 위해 제3자가 뇌물을 받는 경우까지 포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OECD뇌물방지협약에서 규정한 제3자가 뇌물 공여자와 외국 공무원 사이의 중개자가 되는 경우에 대한 규정을 제대로 담고 있는지는 한국정부도 스스로 미심쩍어하고 있다.
제5조는 범죄행위에 제공된 뇌물로서 범인이 소유하거나 범인이외의 자가 알면서 취득한 것은 몰수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그 범위는 형법 48조에 준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한국 기업을 위해 일하는 자가 한국 국적자가 아닌 사람일 경우에는 그가 외국공무원에 뇌물을 준다 해도 한국은 이를 처벌할 사법적 수단이 없다는 것도 주목해야 할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