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오펠트는 아랍 내부의 갈등에 대해 주목하면서, 이를 이 지역의 역사적이며 정치경제적인 상황 속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호오펠트에 따르면, 페르시아만 주변의 부유한 6개 국가(모두 합쳐 약 1천만명의 인구)만이 석유수출로 인한 막대한 부의 '떡고물'을 향유할 뿐이며, 이슬람 세계에 속한 대부분의 인민들은 새로운 세계적 체계, 즉 현재의 금융세계화 질서에 통합(포섭)될 전망을 전혀 갖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아랍의 분노를 가져온 것은, 예컨대 서방의 석유 지배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탈식민지 이후 시기 동안의 민족적 발전전략의 실패와 파탄, 그리고 현재의 금융세계화에 '의한' 배제에 있는 것이다. 호오펠트는 아랍의 부흥, 그리고 이슬람의 부흥에 대한 아랍 민중의 요구와 그를 위한 봉기는 서양의 '배제', 세계화의 '배제'에 대한 이슬람-아랍이라는 '정체성(동일성)의 정치'(politics of identity)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이는 아랍 민족주의의 전성기 당시와 같은 '종속적 통합'(식민지화)에 대한 이탈전략은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동시에 ― 예컨대 아랍 사회주의의 반제국주의-사회주의-아랍통합과 같은― 통일된 전략 프로그램을 제시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의 취약성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있다. 호오펠트는 상당히 정확한 이슬람과 중동질서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현재 중동지역(혹은 아랍)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고 있다. 특히 이 글은 우리가 '상식의 수준'에서 알고 있는 이슬람에 대한 지식의 오류를 정정하고, 이른바 '아랍의 진실'에 접근하는데 매우 유용한 글이 될 듯하다.
이슬람의 봉기
Islamic Revolt
안키 호오펠트(Ankie Hoogvelt)
번역: 한반도위원회(김용현, 임필수)
영적 부흥 Spiritual Renewal
서방과 이슬람의 대치 The West Confront Islam
교육과 동양화(orientalisation)
종속적 발전의 실패
새로운 이슬람 지식인의 등장과 반(反)발전주의(anti-developmentalism) 정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