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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거품(김영사)이라는 역서로도 소개된 바있는 책의 정리발췌본입니다.
다음은 필자인 LG경제연구원 원구원의 책소개입니다.
인터넷 거품 (목차)
Ⅰ. 인터넷기업의 거품
Ⅱ. 거품의 생성요인
Ⅲ. 거품의 붕괴
Ⅳ. 시사점
원서/역서/저자소개
원 서
제 목 : The Internet Bubble
저 자 : Anthony B. Perkins and Michael C. Perkins
출판년도 : 1999년 11월
출 판 사 : HarperCollins
역 서
제 목 : 인터넷 거품
역 자 : 형선호
출판년도 : 2000년 4월
출 판 사 : 김영사
저자 소개
- 형인 Anthony B. Perkins는 미국의 첨단기술사업 잡지인 “Red Herring”의 창업자 겸 회장이며, 동생인 Michael C. Perkins는 같은 잡지의 편집자로 일하고 있음.
- 두 형제는 첨단기술업과 관련된 강연가 및 컨설턴트로도 활동중임.
서 평 이창선 (LG경제연구원 국제금융)
최근엔 좀 잠잠해졌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가히 열풍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성행했었다. 단지 인터넷 기업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이 덕분으로 수익은 고사하고 매출도 변변치 못한 기업들이 주식공모를 통해 최초 자본금의 수십배에 달하는 자금을 간단히 마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책은 이러한 인터넷 열풍이 거품에 불과하며 필연적으로 현재 인터넷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각광받고 있는 기업들중 상당 부분은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말하고 있다. 최근의 무분별한 인터넷 투자에 대해 일종의 경종을 울려 주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기업들의 거품
저자들에 따르면,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는 모두 다 크게 고평가되어 있다. 저자들의 이러한 주장은 인터넷 기업들도 결국은 수익성에 의해 평가받을 것이라는 데 근거를 두고 있다. 인터넷 기업들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높은 반면, 수익성은 저조하거나 적자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당장은 전통적인 주가평가방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을 저자들도 인정한다.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사라진 후에는 인터넷 기업들도 궁극적으로 수익을 얼마나 낼 수 있느냐에 따라 가치가 결정될 것이다.
저자들은 고속성장 기간을 5년 정도로 상정하고 전통적 지표들중 주가수익비율(PER)을 이용하여 인터넷 기업들의 5년후 PER가 기존 첨단기술회사들의 현재 PER인 40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업종에 따라 적절한 마진율을 가정한 후에 5년후의 PER가 40이 되기 위해 필요한 향후 5년간 매출액 증가율을 계산해 본 결과, 미국의 133개 인터넷 기업들의 현재 주가가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향후 5년간 매년 80%씩 매출이 늘어나야 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급성장세는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이 저자들의 생각이다. Microsoft도 지난 86년 기업공개 후 5년간의 연평균 매출증가율은 43%에 불과했었다는 점을 그 실례로 들고 있다. 전문가들의 견해를 따라 보다 현실적인 50∼60%의 매출액 증가율을 적용할 경우 인터넷 주식들의 고평가율은 32∼5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저자들이 기준으로 삼은 시점은 지난 1999년 6월 11일로 나스닥지수가 2448였던 때였다. 2000년 8월 현재 나스닥지수가 4000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므로 저자의 계산방식대로라면 현재 인터넷 주식들의 고평가 정도는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거품의 생성 원인
인터넷 거품은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과도한 투자열풍에 기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무리한 기업공개에 나서는 인터넷 창업가와 벤처자본가의 탐욕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생각이다. 기업공개과정을 담당하고 있는 투자은행들은 이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기업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를 정당화하고 있는 것은 바로 신경제에 대한 환상이다. 이러한 것들이 복합적으로 결합하여 인터넷 거품을 생성해내고 키워가는 것이다.
인터넷 기업의 거품은 무리한 기업공개에서 시작된다. 현재 실질적인 매출이나 수익이 없으면서도 막연한 사업개념에 의거한 .com 기업들조차 기업공개에 나서는 경우가 허다하다. 97년 기업을 공개한 회사의 1/3 가량이 손실을 기록했으며, 99년에는 공개기업의 1/3이 매출이 전혀 없었다. 사실상 언제 수익을 낼 지 모르는 회사가 적지 않은 것이다. 때로는 약간의 매출을 내지만 성장률이 낮은 것보다 아예 매출이 없는 상태가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유지해 준다는 점에서 낫다는 생각도 널리 확산되어 있다.
무리한 기업공개가 가능한 것은 인터넷 주식들에 대한 투자수요가 왕성한 때문이지만, 창업가와 벤처투자가, 투자은행가 그리고 일부 대규모 기관투자자와 뮤추얼 펀드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창업가는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부의 증대를 기할 수 있다. 창업가에 초기자본을 대준 벤처자본은 기업공개가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또한 투자은행은 기업공개과정을 대행해주고 수수료를 챙길 수가 있다. 기업공개시 우선적으로 주식을 배분받는 기관투자가는 상장후 주가가 급등하기 이전에 싼값으로 주식을 확보할 수 있다.
창업가와 함께 거품의 공급자에 해당되는 벤처자본가들은 90년대 들어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 전통적인 벤처자본외에도 Microsoft 등과 같은 첨단기술회사들도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개인투자자들이 모인 엔젤클럽까지 인터넷 투자에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 창업가들이 쉽게 자금을 확보하고 창업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건당 투자규모도 늘어나게 되었다. 또한 벤처투자자들간의 경쟁으로 인해 기업가치가 고평가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 때문에 벤처투자자들은 투자자본의 회수를 위해 매출이나 수익이 전혀 없는 회사들도 무리하게 공개를 추진하게 된다.
기업공개를 통해 거품의 중개자 역할을 하는 투자은행들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기업공개 수수료를 먹기 위한 투자은행들간의 경쟁으로 기업의 질은 도외시되고 있으며 여러 잘못된 행태가 표출되고 있다. 추가적인 주식공모를 의식하여 부정적인 기업분석은 피한다거나, 기관투자자외에 잠재적인 고객에게 공모주를 음성적으로 배분하는 것들이 바로 그렇다. 인테넷상에서 경매 또는 선착순 방식을 통해 주식을 공모하는 인터넷은행의 등장은 기업공개 수수료의 하락을 가져왔지만, 공개될 가치가 없는 기업조차 쉽게 공개되는 폐단을 낳고도 있다.
거품의 공급자나 중개자가 성행할 수 있는 것은 인터넷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왕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터넷 투자열풍의 뒤에는 신경제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다. 첨단기술의 영향으로 경기싸이클이 소멸되고 장기호황(long boom)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미래에 대한 낙관을 낳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들은 최근의 장기호황은 단지 연장된 경기싸이클에 불과하다는 견해가 맞다고 본다. 따라서 호황국면이 끝날 경우 장기적인 사업모델에 의거하지 않은 기업들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거품이 꺼진 뒤
거품은 필연적으로 꺼질 수밖에 없다. 신기술이 출현한 후 대규모 자본이 몰려들어 수많은 기업들이 생겨나고 이를 통해 창의성이 유발되고 새로운 시장이 개발되어 빠른 경제성장이 가능해지지만, 다른 한편 거품이 생성된다. 결국 거품의 붕괴와 더불어 소수의 기업들만 살아남는 과정이 뒤를 이을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산업적 진화 과정은 과거 수많은 역사적 사례가 경험적으로 증명해 준다. 과거 1920∼30년대 자동차 붐이 일어났을 때 생겨난 자동차 회사들은 모두 508개에 달했지만 그중 몇 개 기업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가깝게는 1980년대의 PC 붐이나 1980년말, 90년대초의 생명공학 붐에서도 생존한 기업들은 소수에 불과했다.
현재의 인터넷 거품도 마찬가지이다. 인터넷 기업들중 90% 가량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따라서 인터넷 기업에 대한 투자는 사실상 최종적으로 살아남는 기업을 골라내야 하는 생존게임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이러한 위험한 도박에서 승리를 거두는 인터넷 거품의 수혜자는 창업가와 벤처투자가, 투자은행, 기관투자자들일 뿐이다. 창업 초기 또는 주식공모과정에 끼여드는 내부자들과 달리 뒤늦게 뛰어드는 일반투자자들은 거품의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일반투자자들은 주식공모과정에서 소외되어 기업공개 이후 훨씬 높은 가격에 훨씬 높은 위험을 떠안은 채 인터넷 주식을 매입하기 때문이다. 기업공개 이후 재빨리 차익을 실현한 후 팔아치우는 기관투자자들과는 달리, 인터넷 기업의 주식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일반투자자들은 거품붕괴의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터넷 거품의 교훈
이책이 미국에서 출판된 것은 1999년 11월이다. 올들어 나스닥 지수가 폭락세를 거듭하기 이전에 거풍붕괴를 경고한 것이다. 형제지간인 저자들의 이같은 통찰력은 미국의 첨단기술잡지인 Red herring의 창업자 겸 회장과 편집자로 일하면서 얻은 오랜동안의 경험때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들은 인터넷 기업과 관련된 생생한 사례와 더불어 빌 게이츠를 비롯한 수많은 인터넷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이책의 내용으로 담아냈다. 따라서 일반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인터넷 붐의 어두운 이면과 인터넷 거품의 현황을 생생하게 전달해 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 열풍과 관련된 깊이 있는 경제적 분석은 미흡하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책의 교훈은 인터넷 거품은 붕괴할 수밖에 없으며 그 과정에서 소수기업들만이 생존하게 되므로 인터넷 기업에 대한 투자는 일종의 복권과 같은 당첨 가능성이 낮은 확률게임이라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 창업가와 벤처투자자, 투자은행, 기관투자자 등과 같은 내부자들은 거품의 수혜자일 수 있는 반면, 외부자인 개인투자자들은 최대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경고하고 있다.
경쟁적으로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인터넷 기업의 가치도 궁극적으로 막연한 사업개념이나 성장성이 아닌 수익성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한때의 유행에 편승하는 차원이 아닌 최종적인 승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본질적인 가치창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