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JM과 만도의 경영진은 연초부터 의도적으로 단협을 위반하며 노조를 자극했다. 또한 최고의 경영실적에도 불구하고 고용위기를 유포하며 현장 조합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다른 한 편 임단협 교섭을 의도적으로 파행으로 몰고가 파업(또는 태업)을 유도했다. 원청인 현대차는 이 과정에서 이들 경영진과 결품 방지를 위한 대책, 산업적 측면의 노무 전략을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 이들 사업주들이 노사관계를 의도적으로 극단적 상황으로 몰고 가 민주노조를 와해시킨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① 오너의 이해관계. SJM 경영진은 상속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대규모 증설을 끝낸 해외공장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국 공장의 생산을 최대한 유연화하고자 했다. SJM 오너에게 외주화를 반대하고 공정한 성과배분을 요구하는 금속노조는 방해물이었다. 만도 경영진은 한라그룹 재건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격적 M&A 계획을 수립했고, 이를 위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강성 노조를 제거하고자 했다.
② 산업적 이해관계. 작년 유성기업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났듯이 현대차는 자신의 사업장만이 아니라 자동차산업 전반의 노사관계에 직간접적 개입을 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초부터 주간연속2교대제, 사내하청정규직화를 둘러싸고 큰 노사 갈등이 예상했고, 현대차지부를 전체 금속노조 투쟁에서 고립시키기 위해 여러 수준의 대응을 해왔다. 현대차지부 임단협 갈등이 최고조에 오른 7월 말에 이뤄진 SJM과 만도 직장폐쇄는 사측 의도대로 현대차지부에 큰 압력 요인이 되었다.
③ 경영진의 노조관. 경제적 산업적 이해관계와 더불어 사업장에서 노사관계를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는 경영진의 노조관이다. SJM은 작년부터 경영지원본부를 중심으로 2세 경영체제를 꾸려왔다. 하지만 2세 경영체제는 기존 노사관계를 부정하며 공격적으로 노조를 몰아붙였고, 급기야 용역깡패를 투입하며 2세 경영체제 구축의 핵심 역할을 경영지원본부 팀장이 구속되었다. 만도는 2010년 재상장 이후 한라그룹 재건이라는 목표 하에 경영진을 대폭 교체하였고, 올해 초에는 노무, 공안 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이사들을 선임해 금속노조 와해를 준비해왔다.
- SJM과 만도와 같이 노사관계 외부 요인에 의해 사용자에 의해 공격적으로 진행되는 노조 탄압은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은 물론 국민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파업유도 → 직장폐쇄 → 어용노조 설립이라는 수 년 째 반복되는 사용자들의 행태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또한 사용자들의 노조 와해 공작으로 인해 대규모 해고와 장기간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며 입는 유무형의 경제적 피해 역시 단순히 기업 차원의 일이 아니라 지역경제, 나아가 국민경제에 위협이 되는 일이다.
- 이러한 사용자의 노조 탄압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에 의해 자의적으로 이뤄지는 직장폐쇄를 좀 더 엄격하게 규제하고, 사용자의 노조 개입을 자유롭게 허용하고 있는 현행 복수노조법을 재개정해야 한다. 또한 원청의 하청 노사관계 개입을 규제하기 위해 산별교섭에 원청 참여를 의무화하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2012년10월26일 12: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