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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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서울대 사회학교 교수를 지냈다
* 이 글은 필자가 4월 28일 열린 '진보적 지성과 양심의 소리' 2주년 토론
회에서 발표한 것이다.
1. 전쟁의 양태
'지식전쟁'은 막강한 정보시스템과 군사력으로 가능하다.
걸프전은 전쟁의 양태를 바뀌고 미국이 소위 앨빈 토플러가 말한바 '지식
전쟁'의 도입을 시도한 것이었다. 이번 미국의 이라크침략 전쟁은 이 전쟁
양태를 적극 도입한 것이다. 이 전쟁은 육군은 소위 소수 '기동부대'를 주
력으로 하여 공격한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총체적 시스템
전략의 수행이 필요하였다. 기동부대의 막강한 사이버 멀티 장비를 갖추
는 것, 육해공에 C4I 운용이 필수적이었다.
"걸프전쟁은 전투부대들이 주로 위성통신을 통해 전개 유지 지휘 통제된
최초의 전쟁이었다." "다국적군은 모두 합쳐서 60개의 인공위성들을 직접
사용하였다"(우주에서 찍는 정밀한 사진 위성들, 외국 전화를 도청하는 극
비의 매그넘 위성들, 외국의 레이더 화상을 수집하는 클라우드계획 우주
선, 적의 전함 탐지위성 등등).
우주전쟁 개념, 로봇-테러, 군인은 하나의 시스템(할리우드 복장)의 개념
과 이의 실행이 지식전쟁양태를 구성한다. 1차대전이나 2차대전에서 전개
한 '전선'전쟁양태는 이 우주관리적 지식전쟁양태에 후진적이고 필패의 대
상일 뿐이다. 이라크는 전쟁양식의 그 기술적-자원적 유기적 구성 차원에
서 보면 미국에 대항할 수 없는 '예정된 패퇴자'일 뿐이었다.
이들은 이 전쟁양태로 '비살상전쟁'이라고 선전한다. 발전된 센스장치는
표적물을 가려서 파괴하여 대량살상을 피한다고 한다. 이 주장은 부분적으
로 이번 이라크침략전쟁에서 입증하였다고 미국이 주장한다.
비살상무기란 개념은 성립하지 않는다
남한에서의 미군부대의 한강이남 재배치의 군사기술적 차원
2. 이 전쟁에서 선결적 조건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라크에 대한 장기적
인 '경제제재' 조치였다. 이 경제제재는 미국이 주도하였다. 이라크 주민
들의 일용생활품도 '전쟁무기'와 연관되어 있다는 미군의 판단이면 거래되
지 않게 하였다. 이 경제제재는 몇 가지 효과를 거둔다. 첫째 주민들의 생
활을 궁핍하게 만든다. 둘째, 상대 국가의 무기 및 군사의 기술적 체제의
발전을 가로 막는다. 미국이 이라크침략의 구실로 삼았던바 이라크가 가지
고 있다는 대량살상무기는 이라크에 진주한 미군이 발견해 내질 않고 있
다. 오히려 이라크에 그러한 무기가 없었을 것이다. 이번 이라크에 대한
미국침략전쟁은 이미 이라크 내부 열악한 경제적 및 군사적 조건에서 이라
크의 '궤멸'이 예정된 것이었다.
3. 20세기 후반에 오면 '민족국가'의 주권을 넘어서는 권력체의 등장이 주
목되었다. 대체로 군사적 국제기구와 초국적 자본을 예로 삼았다. 소련이
해체되고 난 뒤에 세계는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이 경제와 군사차원에
서 삼각 판도를 구성하고 있다고 지적되었다. 이 경향에서도 유엔은 그 존
재가 인정되고 있었다.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침략전쟁을 목도하면서 민족
국가의 주권을 넘어서는 힘의 실체가 '미국'으로 좁혀지고 있다.
소련이 붕괴된 후 국제관계학자들은 鳴桓??위험성을 지적하였다. 미국
과 소련의 양대국체제 혹은 자본주의 세계체제와 사회주의 세계체제가 세
계의 두 축을 이루고 있을 경우에는 핵무기가 양대국에 의해 그 사용이 억
제되었다는 것이다.
소련이 붕괴되고 난 뒤에 핵무기가 국가관리에서 벗어나 종교, 인종 혹은
폭력집단의 수중에 들어가고 그 무기의 사용범위가 한 나라의 국가영역을
벗어나기 때문에 핵무기의 위협이 있을 경우 해당 국가의 요청이 없더라
도 유엔의 판단에 의하여 평화유지군을 파견할 수 있다고 하여, 장차 미
국 독자적인 개입의 여지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유엔의 평화유지군은 그대
로 시험되고 있었다. 그리고 미국이 걸프전을 감행할 때 유엔의 형식적 동
의를 얻어서 '다국적군'이라는 이름으로 개입하였다.
이번 이라크침략전쟁은 미국이 유엔을 무시하고 전쟁을 감행하였는데 영국
과 스페인을 반려자로 삼았다. 그리하여 '연합군'이라는 이름으로 침략하
였다. 오히려 미국은 세계 모든 국가에 편 가르기를 강요하였다. 막강한
미국의 군사력 위협에 모든 국가가 전쟁을 적극적으로 반대할 수 없었다.
유엔의 평화유지 군사적 행동은 그 의의가 무색해 지고 이제 미국의 패권
적 군사행동으로 대치된 셈이다.
소련이 붕괴된 후 미국 자본의 헤게모니는 전 세계 모든 곳을 자본주의 체
제로 흡수하고 있다. 사회주의권 국가도 이미 자본주의체제에 몰입되었
다. 제3의 길을 모색하던 제3세계의 독자적 존재도 사라졌다. 미국의 초국
적 자본이 운용하는 메카니즘에 모든 국가 혹은 모든 경제체제가 포섭되었
다. 미국 자본주의체제를 정점으로 하고 그 밑에 횡적으로 여러 국가의 경
제체제가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여러 거대지표상으로 미국 경제의 헤
게모니가 낮아졌다고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국적 자본과 군사주의
가 융합함으로서 미국의 패권은 강화되고 있다.
4. 20세기후반 '국가독점자본주의론'에서는 그 구성요소로서 '경제의 군사
화'테제를 제시하였다. 자본주의의 이익률 하락을 막기 위해 국가가 생산
과 소비에 적극 개입한다는 것, 그리고 국가가 국가지출로서 소비를 일정
하게 감당해 주는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군수물자의 생산과 소비
에 지출하는 항목이다. 따라서 군수물자의 소비를 위해서는 '전쟁'이라는
시장이 필요하다. 이러한 경제의 군사화 테제는 90년대 소련권의 몰락이
후 오히려 군수물자의 민간상품화 경향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그리하
여 '군사의 경제화'테제도 제시되었다. 이 군사의 경제화는 군사의 효율성
제고 문제도 인식되었지만 '전쟁'의 시장화를 더욱 촉구하는 경향이었다.
이렇다고 하더라도 현재 과학기술 혹은 첨단 군사과학기술에의 투자가 종
전처럼 고용을 확대하지 않는 디렘마가 가로 놓여 있다. 첨단 과학기술은
점차 투자의 증대는 요구하지만, 우주전쟁관리시스템이 그러한데, 고용을
확대하지는 않는다. 우주군사관리체제는 자본주의를 실질적으로 포섭해 가
고 있다. 미국이 추진하는 TMD는 그 극단적인 사례이다. 따라서 첨단과학
기술을 이용하는 군수산업은 자본주의에 내재하면서 동시에 자본주의를 실
질적으로 포섭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필요한 자원을 전 세계에서 흭득하
기 위하여 '전쟁'을 불사하고 있다. 이번 미국의 이라크침략전쟁은 이 자
원의 통제에 관련된 측면이 강하다.
5. 미국이 주도하는 자본주의세계화와 군사적 패권주의는 전 세계 인민의
생활을 위협하고 있다. 생산의 유연화전략은 고용의 유연화전략을 수반하
였다. 흔히 지적되듯이 20%사람만이 안정된 고용과 소득을 향유하고 나머
지 80%는 불안정한 고용 및 삶에 내몰리고 있다. 자본주의 세계화가 진행
될수록 전 세계 민중의 삶은 더욱 불안정해지고 있다.
미국은 바야흐로 투자의 제국과 군사적 패권국가를 구성해 가고 있다. 종
전 민족국가형태의 어떤 것도 이에 대항할 수 없는 지경으로 내닫고 있다.
6. 미국의 이라크침략 전쟁에는 기독교적 수사학이 동원되고 있다. 인간
의 삶에 긍정적 의의를 부여하는 초현실적 질서에의 가치가 투자의 제국
그리고 군사적 패권주의 앞에서 그 효력을 상실하고 있다. 세계적인 종교
는 제국의 건설과 몰락과 함께 할 운명에 있게 되었다.
7. 생산에 투입될 기술과 지혜와 슬기가 소외된 노동자 민중이 많으면 많
을수록 그 생산양식은 균열을 일으킨다. 그리고 생산외적 조건에서 생산양
식 자체를 파괴하려는 힘이 생긴다. 미국에 대한 9.11공격은 그러한 면에
서 이해되어야 한다.
제국의 건설은 이미 창조력을 상실하고 권력의 쟁취에 몰두하게 된다. 민
중들은 권력으로부터, 중심적 가치로부터 점차 소외되고 '변방 프롤레타리
아'로 전위하고 있다. 이미 세계 민중들은 미국의 이라크침략에 저항하고
있다. 이라크 내에서도 장기적 독재에서 벗어난 민중들이 미국을 반대하
고 있다. 인간의 삶 자체, 인간의 존엄을 파괴하는 자본과 군사의 야만적
운동에 대하여 세계민중들의 연대활동이 강화되고 있다.
한국은 남한의 전쟁반대 평화운동이 외연을 넓혀 남북 민중들의 연대를 강
화하고 중국, 일본, 러시아 및 미국과 동남아시아, 특히 베트남 민중과의
연대틀을 강화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라크 후세인의 경우에서 잘 보았듯
이 각 국의 국가체제는 더욱 민주화의 진로를 추구해야만 국가권력이 민중
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명백하다. 한반도 전쟁을 예방하고 평화
를 추구하는 주체와 힘은 오로지 민중의 국제적 연대에서 찾을 수밖에 없
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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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서울대 사회학교 교수를 지냈다
* 이 글은 필자가 4월 28일 열린 '진보적 지성과 양심의 소리' 2주년 토론
회에서 발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