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감시
* Ignacio Ramonet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0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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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어떠한 정부도 시민을 끊임없는 감시 아래에 둘 힘을 갖지 않
았다. 그런데 지금이야말로 모든 시민이 경찰 당국에 의한 하루 24시간
제의 감시 아래에 놓여져 있다」
조지·오웰(George Orwell)의『1984년 』에서

이 여름에 미국에 갈 예정인 사람은 다음의 것을 알아두는 게 좋을 게다.
유럽위원회와 미 연방 당국과의 협정에 의하여,어떤 종류의 개인 정보가
본인의 동의 없이,이용할 예정인 항공 회사로부터 미국의 출입국 관리소
에 전달된다.미국 당국은 도항자(渡航者)가 비행기에 타기 전부터 그의
성명,연령,주소,여권 번호,신용카드 번호,건강 상태,(종교의 판별
과 연결되는)식사의 기호,도항(渡航) 경력 따위를 파 파악하게 된다.

이러한 정보는 의심스러운 인물을 발견한다는 목적으로 CAPPS(승객을 사전
에 식별하는 컴퓨터 시스템)라고 불리는 조회(照會) 시스템에 보내진다.
그러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여,경찰이나 국무부,사법부,은
행의 정보와 조회함으로써 판정된 위험도에 따라 색깔별로 코드를 할당한
다.녹색은 무해(無害),노랑색은 요주의,적색이라고 판정되면 탑승할
수 없다.도항자가 이슬람교도 혹은 중동 출신자라면,자동적으로 주의 요
망의 황색이 된다.그리고 국경 보안의 일환으로 입국 심사관은 이 인물
을 사진 촬영하고 지문을 채취할 수 있다.

라틴 아메리카 사람도 주목되고 있다.6,500만 명의 멕시코 사람,3,100
만 명의 콜롬비아 사람 및 1,800만 명의 중미(中美) 여러 나라의 사람들
에 관하여,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미국 정부가 개인정보를 모으고 있음이
발각되었다.각각의 정보 파일에는 생년월일,출생지,성별,양친의 신
원,신체적 특징,혼인 상황,여권 번호,신고된 직업이 기재되어 있다.
많은 경우 자택 주소,전화번호,은행의 계좌 번호,자동차의 등록 번호,
지문과 같은 내밀한 정보까지도 기록되어 있다.이렇게 조금씩,모든 라
틴 아메리카 사람이 미국 정부에 의하여 딱지 붙여 있다.

"목적은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우리 나라에 들어오는
인간의 위험도를 알아 둘 필요가 있다." Choice Point사 임원인 제임스·
리는 이렇게 단언한다(주1).이 기업은,미국 정부가 작성한 개인정보 파
일을 사들여 파는 사업을 한다. 미국의 법률은,개인 정보의 보존을 금지
하고 있다.그러나 정부가 그것을 민간기업에 발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
지 않다.애틀란타 근교에 본사를 둔 Choice Point사는,무명의 기업이 아
니다.2000년의 대통령선거 때,플로리다 주가 유권자 명부의 재편성을 위
탁한 것이,같은 회사의 자회사인 데이터베이스·테크놀로지스이었다.
그 결과 몇 천 명의 주민이 선거권을 박탈당해 투표의 행방이 바뀌어, 불
과 537표차로 부시가 승리하였다.회상하면 부시가 대통령의 지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이 승리의 덕택이었다(주2).

감시강화의 대상은 외국인만이 아니다.미국 국민도 또한 지금의 편집증
(paranoia)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애국자 법(Patriot Act)에 의하여 인
정된 새로운 통제가,사생활(privacy)과 통신의 비밀을 위태롭게 하고 있
다.전화 도청은 이미 허가 받을 필요도 없다.수사관은 수색 영장 없이
시민의 개인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다.예를 들면 FBI(미국 연방 수사국)
는 각지의 도서관에 대하여,이용자가 열람한 책이나 웹 사이트의 리스트
를 건네달라고 요청하고(주3),개별적인 사람에 대해 "지적 측면에서 본
인물상(人物像)"을 그려내려고 한다.

그러나 불법인 스파이 계획 중 가장 상궤(常軌)를 벗어나고 있는 것은,
미 국방부(펜타곤)가 모든 정보 인지(TIA)라는 명칭으로 준비하고 있는 정
보 완전감시 시스템이다(주4).이 계획은 1980년대에 이란·콘트라(Iran-
Contra) 사건의 중심적인 인물로서 유죄판결을 받은 존 포인덱스터(John
Poindexter) 대장에게 일임되어 있다.그 내용은 지구상에 지내는 60억 명
의 개인 정보를 평균 40 페이지에 걸쳐 수집하여 그것을 하이퍼 컴퓨터에
의하여 처리한다는 것이다.카드에 의한 지불이나 신문 잡지의 정기 구
독,은행의 입출금,전화의 발신,웹 사이트의 열람,전자 메일,경찰의
기록,보험 관계의 서류,의료 기록,사회보험 기록 등 입수 가능한 모든
개인 데이터를 처리함으로써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을 완전하게 추적할
수 있다고 한다.

미국 당국은 스티븐·스필버그(Steven Spielberg)의 영화『Minority
Report』처럼하면 범죄 행위가 실행에 옮겨지기 전에 예방할 수 있다고 생
각한다.알링턴(Arlington) 연구소의 존 피터슨(John L. Petersen)소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생활은 좁혀지지만 안전은 높아진다.당신에 관
한 모든 정보를 서로 연결시킴으로써 우리들은 미래를 앞당길 수 있게 된
다.장차 우리들은 당신의 모든 것을 알게 될 것이다."(주5)‘Big
Brother’는 시대의 지각생이다.

* 번역; 김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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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주1) 『La Jornada』Mexico, (2003.4.22)
(주2) 『The Guardian』London, (2003.5.5)
(주3) 『The Washington Post National Weekly Edition』(2003.4.21-27)
(주4) 사생활 보호의 관점에서 항의에 받자 테러정보 인지(TIA)라고 개칭
되었다. Armand Mattelart 지음『Histoire de la societe de
l'information』 (La Decouverte, Paris, 신판, 2003년 10월)을 참조할
것.
(주5) 『El Pais』마드리드,(200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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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Le Monde Diplomatique』의 편집장이다.
* 프랑스어 원문= http://www.monde-
diplomatique.fr/2003/08/RAMONET/1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