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 2023.02.24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 맞이 침공 중단, 평화 촉구 기자회견
러시아는 즉각 군사행위를 멈추고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라!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2월 24일 오전 10시, 주한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맞아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사회진보연대를 비롯한 한국 시민사회단체와 재한 우크라이나인, 재한 이란인, 재한 러시아인 등 국제연대를 위해 모인 시민과 대학생이 참가했다. (기자회견 유튜브에서 다시보기[누르면 이동])
우크라이나의 저항은 세계 평화를 위한 외침이다!
재한 우크라이나 시민 안드레이 리트비노프 씨는 “우크라이나를 위해서만 이 자리에 서 있는 게 아니다. 한국 여성과 결혼해 낳은, 대한민국 국민이 된 내 아이들을 위해 서 있다”라면서 “우크라이나가 패배하면 대만, 한국과 같은 나라도 피해를 볼 수 있다. 국제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결국 힘에 의한 논리가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리트비노프 씨는 “우크라이나의 싸움은 우크라이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우크라이나의 평화는 곧 대한민국의 평화, 세계 평화를 위한 외침”이라면서 안전한 세계를 위한 연대를 요청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얀마 쿠데타, 2월은 우리에게 아픈 달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광주모임의 서단비 집행위원장은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발발한 지 1년, 미얀마 군부쿠데타가 일어난 지 2년이 되었다”면서 “(이 두 사건이 일어난) 2월은 우리에게 참 아픈 달”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최후까지 저항한 도시이며 모든 억압에 맞서 싸우는 것이 광주 정신”이라 강조하며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저항, 민주주의와 인권파괴에 맞선 세계 시민들의 저항을 끝까지 지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노동자 민중이다!
노동조합에서도 기자회견에 참가해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고 우크라이나 노동자 민중의 저항을 지지하는 데 힘을 보탰다. 노동자가 여는 평등의 길 진기영 집행위원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이 동북아의 군비확장과 전쟁위험을 높일까 매우 우려스럽다”라고 말하면서 “당장 러시아는 침략전쟁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해야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에서 노동운동하는 ‘노동자가 여는 평등의 길’이 지향하는 반전반핵 평화주의”라고 힘주어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지지하는 국제 연대
기자회견에는 재한 이란인 네트워크도 참석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제한 이란인 네트워크의 박씨마 목사는 “이란이슬람공화국 정부는 러시아에 전쟁 드론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면서 “우리는 이슬람공화국 정부의 범죄에 동의하지 않는다. 자유를 위한 투쟁은 국경과 인종, 종교를 초월하는 권리이므로 우크라이나 국민의 투쟁에 전 세계가 함께해야 한다. 우리도 연대하고 단합하겠다”라고 말했다.
당초에 한국 내에서 중국공산당의 민주주의 탄압에 저항하는 백지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백지운동한국”의 대표도 기자회견에 함께 할 예정이었으나, 해외에서 민주화 운동을 벌이는 활동가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탄압이 강화되고, 본국에 있는 활동가들의 가족이 위협받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직접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편지를 보내 사회자가 편지를 대독했다. 편지는 중국 공민의 입장은 중국공산당과는 다르다, 중국 공민은 부당한 전쟁 행위에 반대한다, 우크라이나 국민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하며 관심과 지지를 보낼 의향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기자회견문은 전남대학교 용봉 교지편집위원회 이형호, 이솔 편집위원이 낭독했다. (기자회견문은 맨 아래에 첨부.)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후,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희생된 어린이들을 추모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지난 1년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사망한 어린이가 500여 명, 다친 어린이가 1000여 명에 이른다고 추정된다. 죄 없는 어린이들의 죽음 앞에 전쟁은 어떤 정당성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참가자들은 어린이들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대한 연대의 마음을 담아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해바라기를 헌화했다.
[첨부: 기자회견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 맞이
침공 중단 평화 촉구 기자회견
<러시아는 즉각 군사행위를 멈추고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라!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을 개시하여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 뒤로 1년이 지났다. 이 1년은 우크라이나 민중에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의 한 해였다. 절대 정당화할 수 없는 이 침공으로 인해 이미 450명 이상의 어린이를 포함하여 수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사망했고, 러시아군의 폭격과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곳곳이 폐허로 변했다. 살아남은 이들도 대대적인 기간시설 파괴로 인해 전기와 물, 온기 없이 겨울을 나고 있으며, 매일 다양한 폭력에 직면하고 있다. 세계의 수많은 민중도 전쟁이 초래한 식량 위기와 경제 위기로 고통받았다.
침공 1주년을 맞이한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러시아의 불법적인 침략 행위에 항의하며, 이에 맞서는 우크라이나 민중의 저항에 연대해나갈 것을 천명한다.
러시아는 즉각 군사행동을 멈추고 철군하라!
우크라이나 민중과 전 세계를 고통에 빠뜨린 이 전쟁의 가장 큰 책임은 침공을 감행한 러시아에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UN 회원국의 주권, 독립, 영토보전 존중, 무력에 의한 위협 금지를 명기한 UN 헌장을 정면으로 짓밟은 폭거다. 우리는 평화를 외치는 전 세계 시민과 함께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러시아가 조건 없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군사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철군할 것을 요구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떠나면 전쟁은 끝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을 ‘특별군사작전’으로 일컬으며, 단 며칠 안에 키이우를 장악하고 우크라이나 정부를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라 자만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침공 직후부터 우크라이나 민중의 대대적인 저항에 맞닥뜨렸다. 푸틴이 기대했던 ‘러시아계 주민의 환영’ 같은 것은 없었다. 러시아군은 한 달 만에 북부 전선에서 철수했고, 러시아군이 부차를 비롯한 북부 지역들에서 저지른 살인, 집단학살, 성폭력 등 전쟁범죄의 참상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UN 인권위원회의 독립조사위원회는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 및 전쟁 범죄의 책임 대부분은 러시아군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러시아가 침략을 멈추면 이러한 범죄도, 전쟁도 바로 끝날 것이다.
러시아는 세계를 기만하는 거짓 주장과 위협을 멈춰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항상 러시아 민족의 일부”였다며 침공을 정당화해왔다. 침공 1주년을 앞두고 한 2월 21일 국정연설에서도 “나치의 위협”, “우크라이나의 생물무기와 핵무기”를 운운하며 “진실은 우리 편에 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1년간 발생한 러시아군 사상자가 이미 18만 명 이상으로 추정됨에도 불구하고, 올해 봄의 새로운 대공세를 예고하고 미국과의 핵군축조약인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이웃나라 벨라루스까지 전쟁에 끌어들이려는 야욕으로, 벨라루스 민중의 생명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러한 러시아의 주장을 전혀 수용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이래로, 국제사회에서 엄연한 실체를 가진 주권국가로 인정받아왔다. 침공 직후부터 국제사회의 압도적 다수는 러시아에 책임을 묻고 철군과 전쟁범죄 중단을 요구했다. 2022년 3월 2일 열린 UN 긴급총회는 141개국의 찬성으로, 러시아군의 즉각적인 철수와 정전을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3월 24일에는 우크라이나 내 인도적 위기에 대해 러시아가 국제인도법을 준수하도록 요구한 결의가 140개국의 찬성으로 채택되었다. 10월 12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남부 4개 주 병합을 무효로 하는 결의를 143개국의 찬성으로 채택했다.
우크라이나 민중의 저항에 연대한다!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지난 1년 동안 우크라이나 민중은 침략의 단순한 희생자가 되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힘껏 저항해왔다. 이 저항이야말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손아귀에 떨어지는 것을 막고, 전 세계로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를 모을 수 있었던 근본적인 힘이었다.
다른 주권국가를 침공하여 영토를 병합하고자 하는 러시아의 시도가 성공한다면, 세계 각지에서 비슷한 군사적 모험이 늘어나고, 현존 국제질서의 붕괴와 군비증강, 폭력의 발호가 가속할 것이다. 따라서, 스스로의 자결권과 존엄성을 지키려는 우크라이나 민중의 저항은 세계 전체에 중요하다. 이번 주, 세계 각국의 시민은 러시아의 침공에 대항하고 우크라이나 민중과 연대하는 행동을 진행한다. 우리는 이에 함께하며, 침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 민중에게 최대한의 연대를 보낸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 러시아군은 즉각 군사행위를 멈추고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라!
- 우크라이나 민중의 저항에 연대한다!
2023년 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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