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11.11-12.103호
첨부파일
103_지상중계_공성식.pdf

공공운수 현장 활동가들이 반격에 나선다

공공운수 현장연대회의 수련회 보고

공성식 |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원
계급적변혁적 노동운동을 위한 공공운수 현장조직활동가 연대회의(이하 공공운수 현장연대회의) 수련회가 지난 10월 8일 개최되었다. 공공운수 현장연대회의는 지난 3월 출범 이후 한 차례의 수련회와 토론회를 열었다. (공공운수 현장연대회의에 대한 소개와 6월 수련회 내용은 사회운동 2011년 7-8월호에 실린 「공공운수 현장조직활동가 연대회의 토론회」를 참고하기 바란다.) 이번 수련회는 그 동안 토론되었던 내용을 토대로 공동실천과제를 보다 구체화하기 위한 자리였다.
토론 주제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 주제는 “공공운수노동운동의 당면 과제와 공동투쟁 실천방안”이었다. 2012년까지의 공동 투쟁, 산별전환과제와 복수노조 시대 대응, 현장조직 활동 강화라는 세 가지 소주제를 중심으로 공동의 과제와 실천방안을 토론하였다. 두 번째 주제는 “노동자정당운동진보정당운동에 대한 평가와 공동실천 방안”이었다. 2012년 총대선 대응에 대한 민주노총과 각 정치세력의 입장을 평가하고 변혁적 대중운동을 재건하기 위한 좌파운동의 공조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공공운수노동운동의 당면 과제와 공동투쟁 실천방안

발표

김태연 노동전선 집행위원장이 1주제에 대한 발표를 했다. 그는 현 정세를 “세계자본주의 경제위기가 고조되고 있고, 그 해결방안을 자본주의 경제방식으로는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상황”으로 진단했다. 신자유주의 정책이 파탄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짜야한다는 주장이 빈번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런 정세에서 신자유주의의 최대 희생양이 된 공공운수부문의 노동자들이 전면적인 반격에 나서야 하며 ‘공공부문 선진화의 전면 폐기와 사회공공성 확대강화’ 투쟁을 2012년 총대선 국면에서 전개하고 이후 수년 간의 지속적인 투쟁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와 동시에 노동자들의 집단적인 대응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는 현장통제를 분쇄하는 투쟁을 각 현장에서, 그리고 공동으로 전개해 나가야 함을 주장했다. 이를 통해 노조와 현장의 괴리를 극복하고 선진화 폐기 투쟁을 대중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공공운수노조 신임 집행부에서 제출한 투쟁계획을 현장으로 확대하고, 대중투쟁으로 발전하도록 밑에서부터 견인해 나가야 함을 강조했다. 신임집행부가 대체로 올바른 방향의 투쟁 계획을 제출하고 있으나 집행부의 지도력과 실행력이 취약하고 노조 상층부의 타성화된 관료적 사업 기풍이 만연한 상태에서 자칫 회의 자료상의 계획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현장 활동가들 역시 노조 상층에 대한 관성적인 불신에서 벗어나 상호 소통과 협력을 통해 대중투쟁을 조직하는 새로운 기풍을 만들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현장조직이 나서서 조합원들의 불만이 집중되고 있는 현장통제 사안을 포착하여 이에 대한 선도적인 사보타지 운동을 벌이고 이를 노동조합 차원의 대중적인 현장분쇄투쟁으로 발전시켜야 함을 주장했다.
조직과제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김태연 집행위원장은 현재의 산별 전환이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형식적’ 전환에 불과하더라도 그만큼의 의의가 있고 복수노조 체제 하에서 민주노조의 소수노조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산별전환이 유리할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산별노조로의 형식적 전환을 추동하는 한편 공공운수부문의 공동투쟁을 대중적으로 전개하며 내용적 전환을 만들어가자고 주장했다.
또한 김태연 집행위원장은 발전노조를 비롯하여 공공운수부문의 많은 사업장에서 민주노조가 소수노조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상태라고 진단하였다. 그리고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가 복수노조 문제의 해결책으로 법개정만 들고 나오는 것을 비판하면서 자본의 현장통제, 민주노조에 대한 신뢰확보, 어용노조가 조합원 생존에 미치는 폐해 선전선동 등 현장사업이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또한 당분간 소수파로 전락하여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할 민주노조들의 연대틀을 구성하여 현장사업을 지원하고 공동대응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김태연 집행위원장은 ‘공공운수 현장조직 활동 강화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지금까지 조사된 내용에 대해 중간보고를 하였다. 공공운수 현장연대회는 지난 6월부터 공공운수부문의 현장조직들의 상태를 진단하고 현장조직들이 부딪히고 있는 난점을 진단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위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는 현장 조직의 투쟁, 조직, 선전, 교육 활동의 현황, 현장조직과 노동조합과의 관계, 연대활동, 운동 전망 등 9가지 항목에 대한 1차 조사 내용을 정리 발표하였다. 그리고 활동 강화를 위한 핵심 과제로 신자유주의 분쇄를 위한 현장투쟁의 일상화, 현장투쟁의 수평적 연대강화, 현장투쟁의 대중화를 제시하며 이에 대한 토론을 주문하였다. 덧붙여 구체적인 방안으로 각 조직의 선전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각 조직의 선전편집자의 회의나 공동 선전을 제안했다.

지정토론

이어서 지정토론이 있었다. 먼저 김형균 철도노동자회 정책선전 담당이 발표를 했다. 그는 철도노조의 핵심 투쟁과제는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는 감원, 외주화 등의 구조조정을 저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1년 임금투쟁이 진행 중인데, 회사가 임금 외에 현안과제에 대해서는 ‘인사ㆍ경영권 신성불가침’을 외치면서 전혀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고 노조 역시 이에 대해서 힘 있게 대응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1년 임금투쟁 시기에 불성실한 교섭태도 타파와 현안을 중심으로 일상투쟁을 조직적으로 전개하여 현장에 활력을 불어 넣고, 2012년 4월 단체협약 투쟁 시기에 실질적인 공동파업을 목표로 제반 쟁점(후퇴한 단협 복원, 구조조정 저지, 외주화 철회, 해고자복직, 신규직원 연봉제 철회 등)을 걸고 진검승부를 조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내년 상반기는 총대선으로 통제가 이완되는 시기, 레임덕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이므로, 다른 공공운수 각 본부들, 투쟁 가능한 노조들이 함께 위력적인 투쟁을 준비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김형균 정책 선전 담당은 현재의 산별전환이 한계가 있음에도 철도본부의 공공운수노조로의 조직 전환이 긴급하지만 아직 노조의 각급단위에서 실천적 선전ㆍ선동을 조직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철도노동자회가 서울지역본부 등을 중심으로 대중적 토론과 현장순회 간담회를 조직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철도공사 내에 철도노조 이외에도 과거 어용노조 세력들이 결집해 있는 철도산업노조와 본사 사무직들이 새로 설립한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현실을 설명하며 철도노조가 조합원으로부터 남은 신뢰를 잃어버리는 순간 대대적인 사측의 민주노조의 소수노조화와 어용노조 덩치 불리기 공작이 진행될 것이므로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철도노조가 철도 자회사의 노동자들을 조직하지 못하고, 이들 노동자들이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철도산업노조에 가입하고 있다며 이들을 조직하기 위한 실천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철도노동자회의 현황을 간략하게 소개하며 지역위원회의 일상 활동 강화, 조직적 의사결정과 실천의 기풍 강화, 회원확대, 공공운수 부문의 활동가 연대 활성화 등을 주요 과제로 제기했다.

다음 토론자인 권영규 사회보혐 현장회 의장은 사회보험지부의 상황을 소개하고 공공운수부문 공동투쟁 과제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사회보험지부는 현재 2011년 임금투쟁이 진행 중이고 연봉제 철회, 초임삭감 철폐, 동일직종 동일임금 및 하후상박이 포함된 실질임금쟁취, 해고자 복직이 주요 쟁점이라고 했다. 그는 12월에 단협이 만료되기 때문에 임금투쟁이 늘어지면 사측이 무단협 상황을 조장하며 연봉제 등을 수용하도록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전면적인 파업을 비롯한 강도 높은 투쟁으로 임금에 대한 요구를 관철하고 단협의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 나가야 함을 주장했다. 그는 공공운수노조 출범 이후 노조 중앙이 투쟁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의욕은 있으나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고, 좌파단위 현장조직 및 활동가들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으나 현장의 현안이 풀리지 않는 불안한 상태에서 현장조직사업의 우선 순위가 현장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조 집행부와 현장 활동가들 양측의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또한 권영규 의장은 공공운수노조출범 및 타임오프복수노조시대를 맞이하여 사회보험지부의 조직 운영 방안이 고민이 되고 있다고 했다. 전임자의 최소한의 운용문제와 관련 예산, 조합비, 공공운수노조 의무금, 희생자기금운영 등에 대한 압박이 심화될 수 있고 향후 1-2년간 산별운동이 조합원에게 전망을 주지 못할 경우 산별 이탈의 흐름도 형성될 수 있으나 사회보험지부가 다른 공공조직들과의 공동투쟁이 아니면 해고자 복직 등 현안문제를 해결 할 힘이 없기 때문에 산별 이탈보다는 조직의 노화현상(침체, 약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수도권 조직이 산별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공동투쟁의 분위기를 만들고 사회보험 내에서는 직장노조와의 공동 투쟁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통합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규 의장은 사측에 의한 현장통제와 심각한 노동강도로 현장조합원들이 매우 힘들어 하고 있고 현장회 역시 당면 투쟁을 조직하고 집행부를 견인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토로했다. 그는 현장회의 내적인 강화 노력과 함께 공공운수부문의 다른 현장조직과의 연대를 활성화하여 상호 발전을 도모하자고 말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각 현장조직들이 자기중심적 태도를 버려야 하며 다른 조직을 이해하고 협력해야 함을 강조했다.

마지막 토론자는 김한민 화물 현장노동자회 사무국장이었다. 그는 화물연대의 당면 투쟁 과제는 표준운임제와 노동기본권 쟁취인데, 노동기본권에 대한 투쟁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노동기본권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심이 멀어지고 노동기본권 쟁취가 집회나 회의 속의 구호로 전락해 버렸음을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화물현장회는 화물연대본부의 각급 회의를 통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소식지를 통해 투쟁방향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며 조합원들에게 더욱 다가갈 수 있는 현장사업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산별전환에 대해서는 화물연대본부가 지난 6월 대의원대회를 통해 조직 전환을 결정하였으나 조합원들은 여전히 공공운수노조를 자신의 조직으로 여기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과거 화물철도 공투의 무산이 조합원들에게 쓰라린 기억으로 남아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화물연대의 실질적인 산별 전환을 위해서는 우선 지역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지역 단위의 연대투쟁을 활성화하고 조합원에 대한 산별교육을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함을 주장했다.
김한민 사무국장은 화물현장회가 결정에 따른 집행이 담보되지 않는 등 아직 의견그룹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교육의 강화, 결의하고 결정된 사항을 사수하는 기풍의 형성 등을 현장조직 강화의 과제로 제시했다.

자유토론

이어진 토론은 주로 투쟁과제와 실천방안에 집중되었다. 참석자 모두 산별전환, 복수노조 대응, 현장조직 강화가 각각 중요한 과제이지만 결국 투쟁 속에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는데 동의했다. ‘어떻게 위력적인 공동 투쟁을 만들어 갈 것인가?’, 토론은 여기에 집중되었다.
토론 과정에서 공공운수노조의 2012년 투쟁이 계획 수립 과정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일례로 집행부가 내년 투쟁을 선포하는 대중집회로서 제안한 12월 총회투쟁이 다수 노조들의 문제제기로 무산되었다. 현 집행부는 산하 조직들을 설득하여 투쟁으로 이끌 수 있는 지도력이 취약하고, 많은 산하 조직들은 투쟁을 조직할 자신감이 없다. 사회보험지부, 철도본부, 화물연대 등이 내년 투쟁을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있으나 집중 투쟁 시기를 조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대중투쟁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보니 막연히 내년 총선에서 야권연대에 힘을 보태고 여소야대 국회를 만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태도가 공공운수노조 내에도 만연해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장활동가와 현장조직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모두가 동의했다. 현재의 공공운수노조의 집행부와 현장 모두 어느 한 쪽만 움직여서는 안 된다면, 현장조직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공공운수노조 전체의 투쟁 계획을 수립하고 현장에서 아래로부터의 투쟁의 움직임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집행부와 소통하고 조언을 하면서 집행부가 투쟁 계획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견인하고, 다른 한편으로 각 사업장의 현장 투쟁, 그리고 사업장을 넘는 공동의 투쟁을 실천하여 각 사업장의 조합원들을 움직이고 해당 지부본부들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자는 결의가 모아졌다. 전국적 투쟁 전선과 해당 사업장의 현안 투쟁 전선을 형성하고 엮어내야 하며, 각 현장조직과 공공운수 현장연대회의가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치전선을 제대로 세워 내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반MB-반한나라당 전선만이 부각되고 민주노총도 이에 휩쓸려 들어가 반노동자적인 이념과 정책을 여전히 포기하지 않는 민주당이나 국민참여당과의 연대를 당연시하는 현실을 바꾸어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부분은 두 번째 토론과도 연관되는 부분이다.
토론 과정에서 노조의 사업계획 논의와 수립 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각종 의사결정 기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자는 의견, 집행부와 현장활동가의 소통의 자리를 만들어 보자는 의견, 현장활동가들의 공동의 집회를 추진하자는 의견 등 구체적인 사업 제안도 이루어졌다. 제안된 내용을 공공운수 현장연대회의 차기 대표자회의에서 검토하여 사업 계획을 수립하자는 사회자의 마지막 발언으로 1주제 토론은 마무리 되었다.

노동자정당운동진보정당운동에 대한 평가와 공동실천 방안

발표

2주제 발표자는 이현대 사회진보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이었다. 발표는 노동자민중운동의 상황을 개괄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는 노동자 민중운동이 반정권 민심이반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조직적으로 공히 투쟁의 구심을 형성하지 못한 채 ‘범야권 프레임’ 속에서 본연의 역할과 존재감을 상실했으며, 특별한 반전의 계기가 없는 한 내년까지 이런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민주노총 지도부가 총노동 전선 구축을 방기하고 야권연대 의존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현장의 패배주의실리주의는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복지국가 담론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폐해가 드러나면서 빈곤이 심화되고 민중의 삶이 악화되고 있는 현실(소위 양육, 교육, 주거, 고용, 의료, 노후의 6대 불안)을 배경으로 확산되고 있으나, 이러한 담론은 대중들의 구체적인 불만과 요구를 복지국가라는 프레임으로 묶어둠으로써 고용, 교육, 의료, 주거, 양육, 노후 등 각각의 쟁점들이 갖고 있는 사회구조적 문제점들을 은폐하며 국가재정 확보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진보정당 역시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면서 사회변혁적 운동전략을 포기하고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집권을 통해 제도적 틀 안에서 자신의 정책을 실현하고자 하는 ‘통치수권정당화’의 길을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동자민중운동이 급격하게 우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통칭 좌파운동(이념적 통일성은 약하더라도 현장 조합원의 의식화조직화와 현장투쟁을 강조하고, 민주노조운동의 계급성, 자주성, 민주성, 투쟁성, 연대성의 원칙을 견지하고 실천하고자하는 노동운동의 현장파를 포함하는)이 최근 많은 투쟁들을 책임지며 민주노조운동의 전통을 지켜 가려 하고 있으나, 이념, 조직노선 등을 둘러싼 내부의 의견차가 크고 조직적, 전략적인 공조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진보대통합, 민주노총의 정치방침, 총선 선거방침에 대한 민주노총과 각 정치정당과 정치세력의 입장을 소개하였다.
이러한 상황 진단 속에서 이현대 공동운영위원장은 2012년 좌파 운동의 공조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그는 2012년을 “세계자본주의의 장기불황이라는 조건에서 향후 한국사회의 전망을 둘러싼 정치세력 간의 격돌의 장이며, 2013년 이후 계급투쟁의 기본 구도가 형성되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계기”로 규정했다. 하지만 노동자민중운동의 현재의 주체적 조건을 고려할 때 반MB연합 구도가 강력히 관철되면서 대선에서 민주당재창당 민주노동당과의 선거연합이 실현되어 노동자 민중운동 내부의 갈등 확대와 운동세력의 지리멸렬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리고 설령 민주노동당의 바람대로 연립정부가 구성된다 하더라도 경제위기가 다시 심화되면 불리한 사회적 세력관계에서 노동자 민중투쟁을 억압하고 관리하는 처지로 내몰릴 가능성이 크며 정권 내부에서 실질적 권한은 없으면서 경제위기에 대한 책임을 공히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이현대 공동운영위원장은 따라서 노동자 민중운동 전반의 해체적 경향에 대해서 최대한 저지선을 치면서 향후 사회변혁적 운동의 재개를 위한 좌파운동의 공조와 협력의 필요성이 절실한 정세이며 좌파운동의 각개약진을 넘어 유의미한 정치세력으로 상호 성장하기 위한 운동질서의 재편을 적극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그리고 사회진보연대에서 결정된 사항이 아닌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다음의 과제를 제시했다.

“첫째, 각 산별노조와 지역적 차원에서 취약해진 대중운동 현장의 운동주체 형성과 현장투쟁 강화, 전국적인 투쟁전선 구축을 위한 활동가들의 공동실천을 토대로 전국적 차원에서 활동가들의 결집을 모색하자. 둘째, 2012년 총선, 대선에서 민주노총의 총선, 대선 방침이 결과적으로 민주당 지지로 귀결되는 것을 저지하고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을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하자. 또한 노동자정치세력화 운동이 신자유주의 세력으로 투항하는 상황에서 노동자민중운동의 독자후보 출마를 적극 검토하자. 셋째, 노동악법 전면 재개정 투쟁, 정규직비정규직의 공동투쟁과 단결 확대, 전략적인 조직화 사업의 강화 등 민주노조운동의 혁신과 강화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자. 넷째, 세계적인 긴축정책 기조의 강화 속에 긴축반대정부지출 증대와 노동권과 생존권 보장, 재벌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과 초민족자본 통제방안의 마련, 반전평화 요구, FTA 반대 등을 요구하는 대중투쟁을 조직하자. 다섯째, 사회변혁전략을 둘러싼 진지한 토론과 논쟁을 진행하자.”

자유토론

이날 참석한 대부분의 조직이 아직까지 정치세력화 운동이나 2012년 총대선 방침에 대해 내부에서 토론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 대체로 정당운동, 정치운동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현장조직 내에 다양한 정치적 입장이 존재하다보니 합의가 어려워 정치방침에 대한 토론이 잘 되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러다보니 토론이 활발하게 되지는 못했고 각 참가조직들이 돌아가면서 의견을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참석자 모두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발언을 하였다.
그러나 민주노총과 진보정당, 그리고 공공운수노조마저도 야권연대연립정부 구성이라는 총대선의 흐름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는 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이에 대한 명확한 비판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였다.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가 충분한 토론과 의견수렴도 없이 박원순 후보가 민주노총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지 않았음에도 선거운동본부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러한 방식이 이후 총대선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이 계속되면 결국 대선에서 노동조합이 신자유주의 후보를 지지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 참여 과정을 제대로 평가하고 나아가 2012년 노동자민중이 주도하는 반신자유주의반자본주의 정치전선을 구축해야 한다는데 동의하였다.
하지만 만약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대선에서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 등과 함께 야권연대 후보를 추대하려 할 경우 노동자민중의 독자적인 후보를 세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이러한 정치활동에 의미를 두지 않는 입장도 있었고, 결국 진보정당이 의회주의로 빠졌듯이 전면적인 변혁이 요구되는 시기에 후보전술은 진보성을 상실하는 길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반면 선거시기에도 대중투쟁에 중점을 두어야 하지만 신자유주의 후보를 지지하게 되는 상황에서 독자적 후보 없이 비판적 흐름을 형성하기는 어려우며, 야권연대연립정부에 반대하는 후보를 내고 정면 대립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설령 많은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다 해도 우경화되고 있는 노동자 정치세력화 운동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는 활동가와 조합원들을 결집시키는데 후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근거에서였다. 만약 이러한 대응 없이 그대로 흘러간다면 현장은 극도의 패배주의에 빠지고 변혁적 운동을 고민하는 세력들의 각개약진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음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경제위기가 더욱 심각해질 경우 지금처럼 복지국가 만들자는 식의 논리는 마치 쓰나미가 몰려오는데 좋은 집을 짓자는 것이며, 결국 환상은 붕괴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사회구조의 변혁을 대중적으로 선전하고 신뢰를 쌓아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대선에서의 후보 전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우선 중요한 문제에 대해 토론을 시작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정치세력화 운동의 퇴행 속에 새롭게 노동자 정치, 변혁운동의 전망을 세우기 위한 토론을 이후에 지속하기로 하고 수련회에서의 토론은 종결하였다.

공공운수노동자운동의 반격, 그 시동을 걸다

공공운수 현장연대회의는 지난 3월에 결성되면서 2차례의 수련회와 1차례의 토론회를 통해 공공운수노동운동의 현실을 진단하고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향과 실천과제를 토론해 왔다. 논의의 성과가 아직은 실천으로 드러나고 있지는 못하지만 몇 가지 점에서 커다란 의의가 있다.
첫째, 연대회의 활동을 통해 각 사업장에 흩어져서 공공운수노동운동의 퇴조에 맞서 민주노조운동의 정신을 지키려는 각 현장조직, 현장활동가들의 연대활동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더 이상 각개 약진으로는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어렵다는 판단과 공동의 활동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있다.
둘째, 공공운수 노동자운동의 퇴조에 좌파 활동가들 역시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해왔다. 정부의 집요하고 체계적인 구조조정과 현장통제에 대응하여 대중적 투쟁을 만드는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관료화되어 가고 있던 연맹과 노조 운영을 비판하기만 했을 뿐 바꾸어내지는 못했다. 공공운수 현장연대회의를 통해 좌파 현장조직과 현장 활동가들이 공공운수노동자운동을 책임지는 자세로 주도적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결의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수련회를 통해 현장 활동가들이 노조 집행단위와 현장 양쪽에서 투쟁을 만들고 위와 아래의 흐름이 결합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결의가 모아진 것은 커다란 성과다.
셋째, 구체적인 실천 과제가 제기되고 사업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수련회에서도 여러 가지 사업 제안들이 나왔고 이러한 제안들 중 상당수가 수련회 이후 열린 대표자회의에서 사업으로 결정되고 추진되고 있다.

물론 단박에 무너진 현장이 살아나고 굳어버린 조직 골간이 움직이고, 노조의 지도력이 되살아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살인적인 노동강도, 실질임금 삭감, 현장통제의 강화,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현장 조합원들의 불만의 골은 그 어느 때보다 깊다. 지금은 자본과 정권의 힘에 압도되어 억눌려 있으나 더 이상 억누를 수 없는 한도에 다다르고 있다. 노동조합과 현장 활동가가 뜻을 모아 이러한 불만을 행동으로 이끌어 내고 집중시킨다면 그 힘은 어마어마 할 것이다. 여기에 희망은 있다.
주제어
노동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