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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7-8.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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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조합 인터뷰

정리-김준범 | 편집부장
인터뷰는 서면으로 이루어졌으며 몇몇 문항은 노조에서 보낸 자료를 재구성해서 실었습니다.

Q. 비투위결성에서 노조설립까지의 경과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3월 19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내 협력업체인 세화산업에서 월차를 쓰려 했던 송성훈 동지를 관리자가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현자노조가 03 임단협에서 <사내하청 노동자 요구안>을 함께 제기하고 비정규직 노동자 교육 진행했습니다. 현 위원장인 안기호 동지가 유인물을 통하여 5월 2일 현자노조 임단투 출정식 종료 직후 발기인 모임을 할 것을 제안하고 5월 2일 비투위가 결성되었습니다. 이후 5월 27일 총회에서 조직발전전망을 결의했습니다. 총회에서 결의된 조직발전전망에서, 7월10일까지 규약개정을 위한 임시대의원대회 개최가 미조직특위에서 합의되지 못할 경우, 비투위는 현자노조와의 통합을 추진하는 한시적 비정규직 노조 건설에 돌입할 것을 결의했고 7월 8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조합 설립 총회를 통해 비정규직 노조를 결성하게 된 것입니다.

Q. 노조 결성이후 현장 분위기와 현재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A. 비투위 시절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조합 결성에 환호하는 분위기입니다. “드디어 비정규직이 원하청 자본의 탄압을 뚫고 노동조합을 결성했구나” 하는 반응이 많습니다. 다만 현장에서 자신의 의사표시조차 억압되는 비정규직의 현실상, 그러한 반응이 폭발적으로 올라오고 있지는 못합니다. 현재 노동조합은 집단적 가입운동을 벌이며 조직률 배가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업체별 투쟁을 통해 노동조합 조직력을 탄탄하게 만드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Q. 현대자동차 노조와 향후 진로에 대해 합의하거나 논의되었던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노조설립이후 향후 진로에 대해서 논의할 공식적인 체계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꾸준히 현자노조와 대화를 통해 공동실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미 현자노조 미조직특위 수련회에서 결정한 바 있는 사업부별 원하청 공동투쟁위원회에 비정규직 노조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현재 중앙과 사업부별로 원하청 공동투쟁위원회 건설을 위한 논의가 진행중입니다.

Q. 사내하청 노조를 설립하는 것이 힘든 일일텐데 얼마 지나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의 애로사항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A. 노조 사수의 어려움은 어디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우선 원하청 자본의 입체적인 탄압 그리고 항상적인 고용불안에 떨어야 하는 비정규직의 현실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등장합니다. 또한 “비정규직 노조에 가입하면 나중에 정규직 신규채용에서 불이익이 있다”는 원하청 자본의 이데올로기 공세가 노조 사수에 어려움을 더하기도 합니다. 이것 또한 비정규직 노조가 겪는 특수한 어려움 중 하나겠지요.

Q. 현대 자동차에는 많은 현장조직들이 있습니다. 비투위 시절 그리고 노조설립에 대해 정규직 현장 활동가들의 지원이 있었습니까?

A. 아직까지 단결력과 조직력이 취약한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연대가 없을 경우 원하청 자본의 탄압이 있을 시에 크게 위축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것은 공식적인 연대의 체계를 건설하는 것의 문제일 뿐 아니라 일상적인 투쟁에서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가령 점심시간에 조합원 가입 원서를 받을 때 정규직의 연대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의 호응정도나 사측의 탄압 강도가 큰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정규직 현장 활동가들의 지원은 당연히 있습니다. 올해 현자노조는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위해 집회 및 교육사업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사업을 전개하고, 03 임단협에서 <사내하청 노동자 요구안>을 함께 제기하는 등 정규직-비정규직 공동투쟁의 열기를 북돋았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원하청 공동투쟁위원회 같은 결성도 같은 맥락에서 위치하고 있습니다. 또한 점심시간에 조합원 가입운동을 할 때나 하청업체별로 투쟁 혹은 교섭시 정규직 활동가의 결합이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Q. 현대 자동차 하청 노동자들의 구성은 어떻습니까?

A. 노동조합이 보유하고 있는 자료를 참조해보면, 비정규직 중 확인되고 있는 1차 계약대상(1,2,3,4,5공장, 공작·소재·시트·KD운영·수출선적·식당·청소·경비)이 7,765명에 달합니다. 그런데 현대자동차에는 1차 하청만 있는게 아니라 소위 2,3차 하청이 존재합니다. 하청 내에서도 또다시 서열화, 차별화시킴으로써 노동자를 분열시키려는 자본의 전략이지요. 그런데 아직까지 2,3차 하청의 규모는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회사측 주장은 2,3차 하청이 약 800여명이라고 하는데, 각 공장에 속해있는 비투위 동지들의 보고만 들어봐도 2,3차 하청의 규모는 최소 2천 명 수준입니다. 그래서 대략 울산공장 비정규직 숫자를 1만여명 정도라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Q. 아산에서의 식칼테러등 그동안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탄압이 있었는데요. 노조 설립까지 그리고 노조설립이후 사측의 탄압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A. 노조를 건설하려고 할 때 가해지는 탄압은 거의 다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개별 면담을 통한 해고 위협, 탈퇴서 작성 강요, 노조 가입 방해와 같은 행위뿐 아니라 친인척에게 전화를 걸어 탈퇴를 획책하는 행위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비투위 활동을 했던 2공장 태형산업의 하정기 조합원이 해고 되었다가 투쟁으로 복직된 사례도 있습니다. 7월 1일에는 5공장 계약 해지를 저지하기 위해 설치했던 천막 농성장 침탈사건이 있었고 6월 23일 아산에서 있었던 집회 건으로 안기호 위원장에게 체포영장 발부되어 현재 수배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또 7월 2일 울산 5공장 천막 농성장 설치 투쟁에 참여했던 안기호 위원장을 포함한 비정규직 노동자 8명에 대해 고소·고발. 현재 3차 출석 요구서까지 나온 상태입니다.

Q. 노조 설립에 대해 현자 정규직 노동자들의 반응이나 하청노동자들의 반응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각각 차이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간략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A. 비투위 시절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조합 결성에 환호하는 분위기입니다. “드디어 비정규직이 원하청 자본의 탄압을 뚫고 노동조합을 결성했구나” 하는 반응이 많습니다. 다만 현장에서 자신의 의사표시조차 억압되는 비정규직의 현실상, 그러한 반응이 폭발적으로 올라오고 있지는 못합니다. 현재 노동조합은 집단적 가입운동을 벌이며 조직률 배가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업체별 투쟁을 통해 노동조합 조직력을 탄탄하게 만드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Q. 끝으로 비투위 결성에서 노동조합 결성까지 가장 인상적인 기억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A. 이제 비투위 결성한지 두달 되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몇 년에 버금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자신의 요구를 자신 스스로 내걸고 투쟁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과거와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일인데, 비정규직 노동자 대중들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투쟁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3공장 명성기업에서 한시하청 여성노동자 2명을 해고하려 한 사건, 그리고 2공장 태형산업에서 이력서 허위기재란 사유로 비투위 활동가를 해고한 사건이 벌어졌는데, 모두 업체 노동자 대중들의 직접 행동으로 그들에 대한 해고를 철회시키고 원직복직을 쟁취하는 쾌거도 있었습니다. 이들의 해고를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 집단적인 투쟁으로 막아냈다는 사실이 현장에 알려지자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감을 갖고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5공장 계약해지 문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계약해지는 과거에도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때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스스로 체념하고 “하청 인생이 다 그렇지 뭐” 하며 자포자기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나 비투위가 결성되고 대중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지금은 다릅니다. “이제는 나가란다고 그냥 나가지 않겠다”라며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2개월 동안 정말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중요한 부분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를 바꾸고 있다는 것입니다. 수동적이고 패배주의, 숙명론에 빠져있던 과거를 씻어내고, “우리의 문제는 우리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태도를 가지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PS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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