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빌리 사우스(the Jubilee South)와 국제연대운동
남쪽진영 민중운동의 자발적 네트워크
주빌리 사우스 네트워크(Jubilee South Network)는 외채탕감운동 켐페인을 하는 사회운동, 민중조직 또는 민중공동체, 그리고 NGO들의 네트워크로서, 부채에 관한 국제적인 남쪽 운동체이다.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그리고 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의 3개 지역, 35개국, 78개 운동조직의 네트워크인 주빌리 사우스는, 1999년 11월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남·남회의에서 외채탕감 캠페인과 사회운동, 그리고 대중적이거나 지역적, 전문적, 정치적 활동을 하는 단체들의 지도자들이 모여 결성되었고 스스로 국제적인 남쪽진영 민중운동의 네트워크으로서의 지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주빌리2000과 주빌리 사우스의 근본적인 차이
원래 주빌리란 로마카톨릭교회에서 매 50년을 축하하여 면죄부를 주는 의식으로, 그 취지에 맞게 2000년 대희년(喜年)을 맞이하여 빈국의 부채를 탕감하자는 '주빌리 2000'으로 출발하였다. 여기에 1999년 교황 바오로 2세가 "특히 대희년에 어떤 다른 것보다도 멍에를 덜어주는 생각을 하기에 적절한 것이라고 제안하며, 국제 채무를 탕감하지 않으면 여러나라의 장래가 심각한 위협에 빠질 것이다"라 하여 부채탕감을 요청하고, "회원교단들과 에큐메니칼운동들이 가난과 외채로 궁핍해진 나라들의 빚을 탕감해주고…"라는 WCC 8차 총회의 결의를 통하여 힘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노엄 촘스키와 윤소영교수에 의하면, 실제 외채탕감은 1970년대 이후 수출주도적 공업화를 지향하던 라틴아메리카의 신흥공업국들이 1980년대 들어와 심각한 외채위기에 빠지게 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선진국과 국제금융기구의 건전성 확보을 위해 모색되었다. 여기에 미국 재무부가 나서서 1985년의 베이커 플랜과 1989년의 브래디 플랜을 통해 형성된 것이 워싱턴 컨센서스다. 미국 재무부의 지도하에 국제통화기금이 외채위기에 빠진 신흥공업국에 직접 개입하면서, 구제금융과 부채탕감의 조건으로 부채의 주식 전환과 고금리에서 저금리로 정책기조를 전환하여 주식시장을 육성하라는 것이 그 핵심이다. 그리하여 국제 채권자들이 1996년 과다채무빈국(highly indebted poor countries: HIPC) 외채탕감 방안을 논의하기로 동의하고, 한편으로 영국의 중심적인 기독교 구호단체 3단체와 세계개발운동(World Development Movement)에 의해 영국 Jubilee 2000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이후 국제적으로 운동이 조직되고 1999년 G8정상회담에서 5만명이 인간띠를 만드는 시위를 거치면서 대중적 운동으로 전화된 것이다.
한편 G8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부채탕감의 방안은 과다채무빈국 41개국 중 국가 선택적인 탕감과 탕감액수의 축소, 그리고 탕감의 전제조건으로 엄격한 구조조정을 내걸게 되었다. 주빌리 2000내의 북반구 국가의 운동진영은 이를 대체적인 성과로 받아들였고, 남반구 국가 운동진영은 구조조정이라는 조건으로 내거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주빌리 2000과 주빌리 사우스로 분화되기 시작하였고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에서 남·남만의 회의가 열리면서 주빌리 사우스 네트워크가 출발하게 되는 것이다. 주빌리 2000과의 근본적인 차이는 선진국과 금융기관에 압력을 가하는 운동이 아니라, 외채를 양산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따라서 자본의 지구화에 반대하는 운동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극빈채무국의 부채 뿐만 아니라 모든 외채와 자본의 지구화로 양산되는 국내부채까지 탕감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빌리 사우스의 현재
주빌리 사우스는 요하네스버그에서, 평등과 조화에 기초한 주빌리 전통을 이어받아 '새로운 시작'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남쪽 국가에 기초한 운동과 조직 그리고 연대로서 스스로 제안에 의해 모이는 기회를 매우 가치있게 평가하면서 출발한다. 부채문제의 역사적 뿌리와 구조적 원인에 맞서, 그리고 신자유주의적 담론을 극복하기 위하여 경제적·사회적·생태적 정의에 대한 대안을 증진해 나갈 것이라는 점, 그리고 부채문제의 전망, 부채탕감에 대한 해석과 입장, 그리고 전략과 강령, 조직계획이라는 크게 4개의 주제로 구성된 선언문을 채택한 바 있다. 이에 국제조정위원회가 구성되어 실천적 활동을 조직하고 있다.
현재까지 우간다, 볼리비아, 가이아나, 모잠비크에서 재조정 과정을 끝냈지만 과다채무빈국의 외채는 줄지 않고 있다. 1999년 6월 쾰른에서 열린 G7정상회담에서 과다채무빈국 외채탕감 프로그램 확대를 제안하고 국제 금융기구들이 동의했지만, 지난 오끼나와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이 외채문제를 비껴가면서는, 북측국가와 국제금융기구의 시혜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내외적 조건이 지불거부를 중심으로 하는 부채탕감운동과 이를 포함하는 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을 강제하고 있다.
부채 탕감운동은 미국이 스페인 식민지였던 쿠바를 재식민지화하면서 식민지 시절 빌어다 쓴 부채를 갚으라는 스페인의 요구에 대해, 저주스러운 채무(odious debt)라며 상환을 거부한 데서 출발한다. 이는 식민지 시절 저주스러운 외채, 독재자들의 치부수단으로 활용된 불법적인 채무(illegitimate debt), 부도덕한 채무(immoral debt)에서부터 환경파괴로 이어진 댐건설을 위한 채무(dam debt), 지방정부와 관계된 채무(regional debt) 등에서부터 자유화, 개방화로 연유한 국내부채(internal debt) 등과 같이 다양한 채무를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채권자가 선진국인가, 국제금융기구인가 또는 민간은행인가 하는(즉 크게는 공적 채무인가 민간 채무인가 하는) 유형에 따른 대응과 연대를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외채를 조건으로 강제하는 구조조정에 대한 분석과 대응도 하나의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주빌리 사우스 운동의 의의, 그리고 과제
주빌리 사우스는 대중적인 부채 탕감운동과 부채의 역사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에 기초한 운동으로의 전화라는 점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 남·남운동간의 연대를 구체화하는 전후 최초의 조직이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게 자리매김되어야 할 것이다. 자본의 지구화 이후 전세계 민중운동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멕시코 정글에서 사파티스타가 주도한 대륙한 회의가 그것이고, 다보스회의, 다자간 투자협정(MAI) 체결반대와 같은 다양한 이슈와 토픽에 따라 수시로 네트워크와 투쟁이 조직되었다. 그 성과로 전세계 노동자, 농민을 비롯한 환경, 여성 등 다양한 사회운동과 네트워크가 모여 시애틀 전투를 거쳐 WTO각료회의를 저지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러한 자본 지구화에 저항하는 다양한 그리고 포괄적인 투쟁이 계속되고 있으나, 각 부문 독자적인 조직과 남측국가간의 연대체인 G77을 제외하고는, 중심 이슈에 따른 2개 조직이 눈에 띈다.
그 하나가 금융거래과세시민연합(ATTAC, 이하 과세연합)이라는 조직이고 다른 하나가 주빌리 사우스이다.
과세연합은 보수적인 성향의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Tobin이란 교수가 투기적인 금융자본의 위험성이 G8에서도 거론될 정도에 이른 것을 배경으로, 국제적인 금융거래에 대한 과세를 하자는 제안을 운동으로 조직한 것이다. 그 취지는 자본 지구화에 반대하는 전술적인 의미를 부여하되, 과세된 돈은 제3세계와 사회운동에 지원하자는 것이다. 이 운동은 미국과는 다른 유럽의 토양에서 프랑스가 주도하고 있다. 이는 교육재정 삭감과 민영화에 반대하는 100만의 투쟁을 조직하고 한편의 승리를 거둔 성과와 실업자운동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연 경험, 전투적인 농민운동에 바탕하고 오랜 지식인운동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이 운동의 성과로 토빈세는 핀란드와 캐나다 등에서는 의회에 상정되고 있으며, 유럽의회와 제3세계까지 관철시키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과세연합은 메일링리스트를 통한 네트워크 구성에는 상당히 진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메일링리스트에 오른 자료를 묶어 뉴스로 발행하여 체계적인 공유를 하는 한편, 각 나라의 투쟁에 대한 지지, 지원, 연대의 무기로 활용하여 국민행동 차원에서의 투쟁연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남·남국가 운동간의 연대체제가 구축된 것은 앞에서 언급한 대로 주빌리 사우스가 처음이다.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유출되는 아프리카와 평균 3-4회의 외환위기와 IMF구조조정을 거친 남미국가, 그리고 최근 외환위기와 함께 군사독재체제에서의 외채가 심각한 아시아국가들로서는, 외채문제가 국민의 기본권과 생존권을 좌우하는 중대한 문제하는 점에서 외채탕감운동에 먼저 뛰어든 것으로 여겨진다.
더 능동적인 국제연대운동을 위하여
지금 우리의 운동이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지구화에 반대하는 선진적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고 하지만, 주로 선진국과 선진국 운동에 지원에 의존하거나 노조운동이 반공적인 국제자유노련(ICFTU)과 함께하듯 기존의 부문운동의 질서에 조응하는 소극적 국제연대를 해왔다. 자본 지구화에 맞서기 위해, 이제 초기운동을 벗어나는 이 시점에서 다양한 부문에서 그리고 보다 능동적인 국제연대운동을 조직하는 것은 당면한 과제이다. 이것이 주빌리 사우스 그리고 지역 네트워크로서 아시아/태평양 네트워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외환위기를 겪고 그리고 부채를 볼모로 혹독한 IMF 구조조정을 거친, 그러나 여전히 위기의 징후에 시달리는 우리, 그리고 시장개방으로 무려 32조의 부채에 시달리는 농민운동으로서는, 길게는 자유화·개방화 이후 짧게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의 대응을 재평가하면서, 보다 능동적인 연대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올해 12월 아프리카 세네갈 다카르에서 2000년 외채탕감운동을 평가하고 이후 사업계획을 세우는 주빌리 사우스 전체회의가 계획되어 있다. 전체회의를 준비하기 위하여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회의에 참여하는 것이 그 시작일 것이다.
주빌리 사우스 네트워크(Jubilee South Network)는 외채탕감운동 켐페인을 하는 사회운동, 민중조직 또는 민중공동체, 그리고 NGO들의 네트워크로서, 부채에 관한 국제적인 남쪽 운동체이다.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그리고 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의 3개 지역, 35개국, 78개 운동조직의 네트워크인 주빌리 사우스는, 1999년 11월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남·남회의에서 외채탕감 캠페인과 사회운동, 그리고 대중적이거나 지역적, 전문적, 정치적 활동을 하는 단체들의 지도자들이 모여 결성되었고 스스로 국제적인 남쪽진영 민중운동의 네트워크으로서의 지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주빌리2000과 주빌리 사우스의 근본적인 차이
원래 주빌리란 로마카톨릭교회에서 매 50년을 축하하여 면죄부를 주는 의식으로, 그 취지에 맞게 2000년 대희년(喜年)을 맞이하여 빈국의 부채를 탕감하자는 '주빌리 2000'으로 출발하였다. 여기에 1999년 교황 바오로 2세가 "특히 대희년에 어떤 다른 것보다도 멍에를 덜어주는 생각을 하기에 적절한 것이라고 제안하며, 국제 채무를 탕감하지 않으면 여러나라의 장래가 심각한 위협에 빠질 것이다"라 하여 부채탕감을 요청하고, "회원교단들과 에큐메니칼운동들이 가난과 외채로 궁핍해진 나라들의 빚을 탕감해주고…"라는 WCC 8차 총회의 결의를 통하여 힘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노엄 촘스키와 윤소영교수에 의하면, 실제 외채탕감은 1970년대 이후 수출주도적 공업화를 지향하던 라틴아메리카의 신흥공업국들이 1980년대 들어와 심각한 외채위기에 빠지게 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선진국과 국제금융기구의 건전성 확보을 위해 모색되었다. 여기에 미국 재무부가 나서서 1985년의 베이커 플랜과 1989년의 브래디 플랜을 통해 형성된 것이 워싱턴 컨센서스다. 미국 재무부의 지도하에 국제통화기금이 외채위기에 빠진 신흥공업국에 직접 개입하면서, 구제금융과 부채탕감의 조건으로 부채의 주식 전환과 고금리에서 저금리로 정책기조를 전환하여 주식시장을 육성하라는 것이 그 핵심이다. 그리하여 국제 채권자들이 1996년 과다채무빈국(highly indebted poor countries: HIPC) 외채탕감 방안을 논의하기로 동의하고, 한편으로 영국의 중심적인 기독교 구호단체 3단체와 세계개발운동(World Development Movement)에 의해 영국 Jubilee 2000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이후 국제적으로 운동이 조직되고 1999년 G8정상회담에서 5만명이 인간띠를 만드는 시위를 거치면서 대중적 운동으로 전화된 것이다.
한편 G8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부채탕감의 방안은 과다채무빈국 41개국 중 국가 선택적인 탕감과 탕감액수의 축소, 그리고 탕감의 전제조건으로 엄격한 구조조정을 내걸게 되었다. 주빌리 2000내의 북반구 국가의 운동진영은 이를 대체적인 성과로 받아들였고, 남반구 국가 운동진영은 구조조정이라는 조건으로 내거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주빌리 2000과 주빌리 사우스로 분화되기 시작하였고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에서 남·남만의 회의가 열리면서 주빌리 사우스 네트워크가 출발하게 되는 것이다. 주빌리 2000과의 근본적인 차이는 선진국과 금융기관에 압력을 가하는 운동이 아니라, 외채를 양산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따라서 자본의 지구화에 반대하는 운동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극빈채무국의 부채 뿐만 아니라 모든 외채와 자본의 지구화로 양산되는 국내부채까지 탕감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빌리 사우스의 현재
주빌리 사우스는 요하네스버그에서, 평등과 조화에 기초한 주빌리 전통을 이어받아 '새로운 시작'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남쪽 국가에 기초한 운동과 조직 그리고 연대로서 스스로 제안에 의해 모이는 기회를 매우 가치있게 평가하면서 출발한다. 부채문제의 역사적 뿌리와 구조적 원인에 맞서, 그리고 신자유주의적 담론을 극복하기 위하여 경제적·사회적·생태적 정의에 대한 대안을 증진해 나갈 것이라는 점, 그리고 부채문제의 전망, 부채탕감에 대한 해석과 입장, 그리고 전략과 강령, 조직계획이라는 크게 4개의 주제로 구성된 선언문을 채택한 바 있다. 이에 국제조정위원회가 구성되어 실천적 활동을 조직하고 있다.
현재까지 우간다, 볼리비아, 가이아나, 모잠비크에서 재조정 과정을 끝냈지만 과다채무빈국의 외채는 줄지 않고 있다. 1999년 6월 쾰른에서 열린 G7정상회담에서 과다채무빈국 외채탕감 프로그램 확대를 제안하고 국제 금융기구들이 동의했지만, 지난 오끼나와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이 외채문제를 비껴가면서는, 북측국가와 국제금융기구의 시혜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내외적 조건이 지불거부를 중심으로 하는 부채탕감운동과 이를 포함하는 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을 강제하고 있다.
부채 탕감운동은 미국이 스페인 식민지였던 쿠바를 재식민지화하면서 식민지 시절 빌어다 쓴 부채를 갚으라는 스페인의 요구에 대해, 저주스러운 채무(odious debt)라며 상환을 거부한 데서 출발한다. 이는 식민지 시절 저주스러운 외채, 독재자들의 치부수단으로 활용된 불법적인 채무(illegitimate debt), 부도덕한 채무(immoral debt)에서부터 환경파괴로 이어진 댐건설을 위한 채무(dam debt), 지방정부와 관계된 채무(regional debt) 등에서부터 자유화, 개방화로 연유한 국내부채(internal debt) 등과 같이 다양한 채무를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채권자가 선진국인가, 국제금융기구인가 또는 민간은행인가 하는(즉 크게는 공적 채무인가 민간 채무인가 하는) 유형에 따른 대응과 연대를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외채를 조건으로 강제하는 구조조정에 대한 분석과 대응도 하나의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주빌리 사우스 운동의 의의, 그리고 과제
주빌리 사우스는 대중적인 부채 탕감운동과 부채의 역사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에 기초한 운동으로의 전화라는 점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 남·남운동간의 연대를 구체화하는 전후 최초의 조직이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게 자리매김되어야 할 것이다. 자본의 지구화 이후 전세계 민중운동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멕시코 정글에서 사파티스타가 주도한 대륙한 회의가 그것이고, 다보스회의, 다자간 투자협정(MAI) 체결반대와 같은 다양한 이슈와 토픽에 따라 수시로 네트워크와 투쟁이 조직되었다. 그 성과로 전세계 노동자, 농민을 비롯한 환경, 여성 등 다양한 사회운동과 네트워크가 모여 시애틀 전투를 거쳐 WTO각료회의를 저지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러한 자본 지구화에 저항하는 다양한 그리고 포괄적인 투쟁이 계속되고 있으나, 각 부문 독자적인 조직과 남측국가간의 연대체인 G77을 제외하고는, 중심 이슈에 따른 2개 조직이 눈에 띈다.
그 하나가 금융거래과세시민연합(ATTAC, 이하 과세연합)이라는 조직이고 다른 하나가 주빌리 사우스이다.
과세연합은 보수적인 성향의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Tobin이란 교수가 투기적인 금융자본의 위험성이 G8에서도 거론될 정도에 이른 것을 배경으로, 국제적인 금융거래에 대한 과세를 하자는 제안을 운동으로 조직한 것이다. 그 취지는 자본 지구화에 반대하는 전술적인 의미를 부여하되, 과세된 돈은 제3세계와 사회운동에 지원하자는 것이다. 이 운동은 미국과는 다른 유럽의 토양에서 프랑스가 주도하고 있다. 이는 교육재정 삭감과 민영화에 반대하는 100만의 투쟁을 조직하고 한편의 승리를 거둔 성과와 실업자운동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연 경험, 전투적인 농민운동에 바탕하고 오랜 지식인운동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이 운동의 성과로 토빈세는 핀란드와 캐나다 등에서는 의회에 상정되고 있으며, 유럽의회와 제3세계까지 관철시키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과세연합은 메일링리스트를 통한 네트워크 구성에는 상당히 진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메일링리스트에 오른 자료를 묶어 뉴스로 발행하여 체계적인 공유를 하는 한편, 각 나라의 투쟁에 대한 지지, 지원, 연대의 무기로 활용하여 국민행동 차원에서의 투쟁연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남·남국가 운동간의 연대체제가 구축된 것은 앞에서 언급한 대로 주빌리 사우스가 처음이다.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유출되는 아프리카와 평균 3-4회의 외환위기와 IMF구조조정을 거친 남미국가, 그리고 최근 외환위기와 함께 군사독재체제에서의 외채가 심각한 아시아국가들로서는, 외채문제가 국민의 기본권과 생존권을 좌우하는 중대한 문제하는 점에서 외채탕감운동에 먼저 뛰어든 것으로 여겨진다.
더 능동적인 국제연대운동을 위하여
지금 우리의 운동이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지구화에 반대하는 선진적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고 하지만, 주로 선진국과 선진국 운동에 지원에 의존하거나 노조운동이 반공적인 국제자유노련(ICFTU)과 함께하듯 기존의 부문운동의 질서에 조응하는 소극적 국제연대를 해왔다. 자본 지구화에 맞서기 위해, 이제 초기운동을 벗어나는 이 시점에서 다양한 부문에서 그리고 보다 능동적인 국제연대운동을 조직하는 것은 당면한 과제이다. 이것이 주빌리 사우스 그리고 지역 네트워크로서 아시아/태평양 네트워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외환위기를 겪고 그리고 부채를 볼모로 혹독한 IMF 구조조정을 거친, 그러나 여전히 위기의 징후에 시달리는 우리, 그리고 시장개방으로 무려 32조의 부채에 시달리는 농민운동으로서는, 길게는 자유화·개방화 이후 짧게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의 대응을 재평가하면서, 보다 능동적인 연대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올해 12월 아프리카 세네갈 다카르에서 2000년 외채탕감운동을 평가하고 이후 사업계획을 세우는 주빌리 사우스 전체회의가 계획되어 있다. 전체회의를 준비하기 위하여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회의에 참여하는 것이 그 시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