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11.5-6.1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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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_회원칼럼_사회운동과나.pdf

『사회운동』과 나

사회운동 100호 기념 회원칼럼

송한수 등 |
『사회운동』이 민중의 기관지가 되기를

송한수 | 평등과 연대를 위한 민중행동

『사회운동』의 100호 발간을 함께 축하한다. 기관지『 사회진보연대』에서『사회운동』으로 제호를 바꾸고 이제 통권 100호까지, 한 권 한 권 지난 10년간의 현실과의 끊임없는 긴장과 고민이 느껴진다. 중요한 정세적 사건마다 시의 적절하게 정세분석과 입장을 제출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토양 속에서 가능했을것이다.
『사회운동』의 글들은 다양한 주제들이 씨줄과 날줄로 엮어져 있어, 주제별로 관련된 글을 묶어서 읽다보면 그 주제에 대해 이해하고 관점을 형성해 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대안세계화, 페미니즘, 반전운동에 관한 주제들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독보적인 내용들이었고, 외국저자의 글이나 관련된 역사에 대한 해설은 보다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하게 했다. 인터뷰와 현장통신은 비정규직과 하청노동자들의 증언이자 투쟁의 기록이라 할 만 하다. 숨은 보석 ‘이 한 장의 앨범’ 시리즈는 민중에게 음악을 돌려주기 위한 음악가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책속의 책’은 심층적인 서평으로 책의 외부와 내부를 연결시켜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앞으로『 사회운동』이 투쟁하는 민중들에게 더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우리가 투쟁하는 민중들 속에서 발전하고 성숙하면『, 사회운동』의 글들이 민중들과 자연스럽게 통하게 될 때가 올 것이다. 다음 10년엔『 사회운동』이 명실상부하게 투쟁하는 민중의 기관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사회진보연대의 대변자『 사회운동』

류미경 | 민주노총 국제부장

민주노총 사무총국으로 활동공간을 옮긴 지 몇 달이 지나고 뒤풀이 자리에서였다. 다른 부서에 계신 어떤 분이 “여기 오기 전엔 어디서 일 했어요?”라고 물었다. “사회진보연대요.”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처음 들어보는데 어떤 활동을 하는 곳이죠?” 난감해졌다. 이러쿵저러쿵 설명을 하다 문득 가방 속『사회운동』이 생각났다. “선물로 드릴게요. 꼭 읽어보세요.” 결국 몇 차례 자리를 옮기고 빈 의자에 방치된『사회운동』을 그 분 가방에 챙겨 넣어준 후 헤어졌다. 한 페이지라도 읽었을지 알 길이 없다. 아무튼 사회진보연대가 뭐하는 곳인지 질문을 받으면 선뜻 내밀 수 있는『사회운동』이 있다는 사실이 다행스러웠다. 사회진보연대의 활동과 고민을 대변하는 역할을『사회운동』이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55호 발간을 앞두고 무미건조한『월간 사회진보연대』를『사회운동』으로 제호를 변경하였다. 당시 그 뜻을 “신자유주의 세계화, 제국주의와 군사주의, 그리고 이 모두를 가로지르는 가부장주의는 상호 결합하여 자본의 위기를 민중에게 전가시킨다. 이 속에서 무엇보다 긴급한 과제는 사회의 변화에 대한 과학적이고 비판적인 인식을 확대하는 것,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투쟁해 나갈 보편적 주체를 형성하는 것, 다양한 민중의 권리를 확장하기 위해 연대를 실현하는 것이다. 여러 차례 논의를 통해 이 모두를 아우르는 말인 ‘사회운동’을 새로운 기관지의 제호로 선정했다” 라고 밝혔다. 사회진보연대의 기관지로 회원들의 손으로 만들고 회원들이 읽고 토론하는 책이지만 그 보다 더 큰 ‘사회운동’을 형성하고 확대하는 데 기여하는 것을 역할로 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100호 발간을 맞이한 지금,『사회운동』이 선언한 그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만취한 주인 몰래 가방에 들어간 그『 사회운동』도 방치되지 않고 읽혔기를 바란다.


『사회운동』 업고 다니기

손승환 |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조직차장

나는『 사회운동』을 업고 다닌다. 사회운동을 받으면 가방에 넣고 다니며 다음 호가 나올 때까지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때 보기 때문에『 사회운동』은 나의 등에 일 년 내내 업혀 있는 셈이다. 어린 시절 할머니, 어머니는 나를 업고 다녔었다. 걷지 못하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내가 그녀들에게는 기쁨과 사랑을 주는 존재였기 때문에 몸의 일부분처럼 업고 있었던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한 정성과 업고다님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어린 시절의 나와『 사회운동』은 업혀 있는 존재이긴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 나에게『 사회운동』은 기쁨과 사랑을 주는 존재를 넘어 나를 키워주는 존재이다. 왜냐하면 대학시절 운동을 고민하던 시기에 사회를 바로 볼 수 있게 해 주었던 것은 물론이고 지금도 내가 속해 있는 공간 속의 운동과 쟁점에 매몰되지 않고 시야를 넓힐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운동, 여성운동, 생태운동, 보건의료 영역 등 다른 곳에서 접하기 힘든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고민의 폭을 넓고 깊게 해주고 있다.
『사회운동』 100호를 맞이하여 글을 쓰려하니 민주노총 서울본부에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회원칼럼을 썼던 때가 생각난다. 사회운동 초년생으로 한참 운동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던 시기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회원칼럼을 보고 사회진보연대 회원이었던 것을 알고 격려해주었던 활동가의 이야기도 생각난다. 돌이켜보면『 사회운동』이 100호가 되기까지 업고 다니면서 읽고 회원들과 글의 내용을 보며 토론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매체라고 이야기 하면서 그 길에 함께 하도록 많은 이들에게 소개조차 못해 주었다.
많은 이들의 정성과 노력, 지지가 있었기에『 사회운동』이 100호를 맞이했다. 일단 다시 한 번 진심으로 100회 생일을 축하한다. 1999년부터 지금까지 많은 이들의 고민이『사회운동』에 실렸고『사회운동』에 담겨있는 입장을 통해 우리의 운동도 많은 발전을 해왔지만 앞으로 더 많은 발전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이들이 업고 다니고, 손잡고 다녀야 할 것이다. 먼저『사회운동』에게 사랑과 기쁨을 받은 자들이여, 이제 그 사랑과 기쁨을 다른 이들과 나누어야 할 때이다.


다시 한 번『 사회운동』 정독을 결심하며

송강현주 | 공공노조 서울본부 조직부장

올해는 내가 사회진보연대의 회원이 된지 딱 10년이 되는 해이다. 2002년 5월에 회원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회원 10주년과 기관지 100호. 뭔가 굉장히 의미 있을 것 같지만, 정작『 사회운동』 100호 출간을 맞이하는 소감(?)의 글 작성을 요청받고는 순간 몹시 당황했다.
『사회운동』에 마지막으로 글을 쓴 것이 최소 5년 전, 5년 만에 요청 받은 글이『사회운동』 100호를 기념하는 글이라니. 이거 목적이 회원들의 구독 상태를 점검하고 돌아보게 하려는 건 아닌지. 간만에 책장에 꽂혀있는 기관지들을 쭉 둘러본다. 중간 중간에 구멍이 많다. 어디로 간 걸까? 하하하.
『사회운동』 1호가 출간되고 많은 시간이 지났다『사회운동』은 <사회화와 노동>과 함께, 항상 한발 빠른 정세분석과 원칙에 입각한 민중운동의 방향을 제시해 왔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즘, 반전평화, 노동운동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한 분석과 입장이『 사회운동』을 대표하고 있다. 그리고 이 내용들은 나의 활동에 든든한 자양분이 되어왔다.
운동의 위기를 말 한지도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다. 하지만 민중운동은 여전히 위기에 빠져있다. 내가 몸담고 있는 노동자운동, 노동조합운동도 역시 그렇다. 나는『 사회운동』이 이런 위기에도 항상 올바른 분석과 나침반이 되어 주길 바란다. 좀 더 분명한 입장과 방향이 우리 활동가들에게 힘이 되어 줄 거라 믿는다.
나는 매년 마치 애연가들이 연초에 금연을 결심하듯『사회운동』 정독을 결심한다. 진짜다. 물론 거의 못 지키고 있다. 함께 활동하는 회원들에게 물어보니 그래도 항상 가방 속에 넣고는 다닌다고 하니, 구독률이 아주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비록 연초는 아니지만, 100호를 시작으로 다시금 정독을 결심하며 글을 마무리 해야겠다. 중요한 기관지에 넋두리만 늘어놓은 것 아닌지 걱정스럽다. 요 짧은 글을 마감에 못 맞춰줘서 또 미안하다. 갈월동 시절에도, 연남동에서의 지금도 어려운 조건 속에서 운동을 위해 헌신하며 활동하고 있는 상근자 동지들이 있기에 희망은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이 시간에도 기획과 편집에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있을 사회진보연대 정책위 동지들~ 함께 파이팅!


『사회운동』에 바란다

권형은 | 인천지부

작년 말에 인천지부 사무실이 이사하면서 기관지를 정리하게 되었다『진보를 위한 접속』 준비호부터『월간 사회진보연대』를 거쳐 지금의『사회운동』까지 상당한 분량의 책들이 조직의 역사를 가늠해 볼 수 있게 해주었다. 그 중 나름 열독했던 몇 권의 책들을 또 뒤적여 보면서 당시 고민이나 활동을 되새겨보기도 했는데, 당시 유독 애착이 가서 일 손 놓고 서서 보던 것이 2006년 4월호다.
4월호는 300페이지 분량으로 다른 호에 비해서 두껍게 발간 된 책으로 평택 미군기지 반대 투쟁 중, 지킴이의 눈물을 닦아주고 계신 문정현 신부님의 모습을 담아냈던 표지부터 볼리바리안 혁명과 베네주엘라 차베스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다뤘던 특집, 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보았던 대추리 주민들의 삶과 소망을 소개한 활동가의 글이나 뉴라이트의 역사관에 대한 비판, 뒤메닐과 레비의 작업을 소개했던 이론 꼭지까지 투쟁의 감성을 돋우는 서정 깊은 글부터 분석적인 글까지 읽을거리나 토론거리가 많이 담겨있다.
하지만 솔직히 최근엔 나의 베스트 컬렉션격인 2006년 4월호 같은 애착이 생기지는 않는다. 최근 들어 각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현장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다는 점은 좋다. 하지만 요즈음 기관지 구성은 내심 아쉬운 면이 없지 않다.
예전 기관지에는 정세를 가장 잘 드러내주었던 표지사진이나 ‘이 한 장의 사진코너’를 통해서 말할 필요 없는 울림이 전달되기도 했고, 역사쟁점이나 음악, 미술 작품을 통해 당시 사회상을 전달하고 예술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했던 꼭지들도 종종 있었다. 그 덕에 기관지 글이 어렵고, 전체적으로 너무 딱딱해 보여 엄두가 안 나기도 한다던 회원이나 지역 활동가들이 한 번이라도 더 눈길을 보낼 수 있지 않았나 싶은데, 지금은 서정이 없다고 해야 하나.... 애써서 기획하고, 원고작성을 해야 하는 기관지에 서정성까지 요구하는 게 너무하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도 하지만, 회원들과의 소통의 주요 매개이자 지역 활동가들과의 토론의 매개인 바에야 정서적 공감대도 형성해갈 수 있는 기관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글자가 작아 읽기 힘들다는 중년의 지역 활동가가 글자 좀 키워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던데, 이건 꼭 반영됐으면 좋겠다.


100호를 만나고, 백한 번째 시작을 기대하며

김혜진 | 경기남부 회원

『사회운동』을 받아보면서 몇 년 몇 월 호인지는 봤어도 통권 몇 호에 대해서는
눈여겨보지 않았었는데 어느새 100호를 맞았단다. 100이라는 숫자를 맞닥뜨리니 새삼 1이 궁금해져 홈페이지를 앞으로 넘겨봤더니 초창기 기관지의 이름은 너무도 생소한『 접속』이다.(정확히는 ‘진보를 위한 접속’이었다. 아, 이런 90년대 감성이란!) 회원 활동 4년차에 이 기회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이 이름은 3호 이후부터 곧바로 월간 사회진보연대에 자리를 내주고 사라졌다.
이렇게『 접속』으로 출격했던 초창기의 글들과 논의의 궤적들을 훑어보니 우리의 출발선은 어디였고, 100호를 맞이하는 지금은 어디쯤 와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어렴풋이 보이는 것 같다. 시작점에서는 다소 진동이 있었던 기관지의 ‘접속’ 대상도 제 사회운동진영을 대상으로 입장을 밝히고 활동 방향을 제안하는 것으로 분명해지고, 주제별 기획이 안정적이고 일관되면서, 내용과 공력이 깊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회원 칼럼>을 통해 회원 각자가 자신의 위치와 활동 공간에서 하게 되는 고민과 실천들을 재정리하게 하면서도 그것을 통해 사회진보연대의 이념과 실천이 회원의 삶속에서 발전되고 확장되는 모습을 확인해볼 수 있어 좋은 기획이라 생각한다.
100호라는 가볍지 않은 숫자를 맞이하는 지금 시점에서 꼭 내 마음과 같은 내용을 사회진보연대 10주년 기관지에서 다시 인용해보고 싶다. “우리는 (…) 역사에 지워질 수 없는 기록을 남긴다. (…) 사회진보연대가 지향하는 이념에서부터 현실 활동, 활동 기풍 그 모든 것이 동시대 운동을 형성하는 한 부분이자 역사의 평가대상이 된다. 자임해야 할 책임은 더 무겁고 앞으로 내딛는 한 걸음은 더 신중하다.”
사회진보연대의 얼굴들 중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마음으로 100호를 반갑게 맞이하고, 또 백한 번째의 시작을 만나고 싶다.


『사회운동』이 만일 100권의 책이라면…

정지현 | 서울 서부 회원

한 때 사람들에게 회자 된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이라는 책이 있다. 그 책은 이런 내용이었다.
“세상에 100명이 살고 있다면, 52명은 여자이고, 48명은 남자입니다. 30명은 아이들이고, 70명은 어른들이고 그 중 7명은 노인입니다. 90명은 이성애자이고, 10명은 동성애자입니다. 70명은 유색인종이고, 30명은 백인입니다. 20명의 사람들은 하루 1,000원미만의 돈으로 끼니를 이어가며 있으며 25명은 영양실조로 앓고 있지만 15명은 너무 많이 먹어서 비만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5세미만의 사망한 아이들 중 절반은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30명의 아이들 중 4명 아이들은 굶어죽지 않기 위해 노동을 하고 있으며 1명의 아이는 매매춘, 전투 군인으로 생계를 이어갑니다.”
이 얘기를 꺼내는 것은『 사회운동』 100호 맞이 글에서는 숫자 100과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어서였다. 과거 영아 사망률이 높았던 시절, 태어난지 100일 되면 “그동안 죽지 않고 이렇게 살아있습니다. 앞으로는 잘 살겠습니다.” 라는 의미로 100일 잔치를 했다. 요 근래는 각종 투쟁이 100일이 되면 그 동안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는 안타까움과 그래도 100일 동안 포기하지 않고 잘 견디며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자축하는 일이 우리에게 익숙하다. 또 곰인 웅녀가 인간이 되기 위해 쑥과 마늘을 먹고 견딘 시간이 100일이었으며, 꼬리 아홉 개 달린 여우인 구미호 역시 인간이 되기 위한 시간이 100일이다. 100이라는 숫자는 대부분 성장과 관련이 깊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운동』 100호도 그런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사회진보연대의 기관지로서 사회운동의 발언대로서『 사회운동』이 성장하기 위한 시간들이다『. 사회운동』이 발간한 100호 중, 노동에 관련한 글도 있고 페미니즘에 관련한 글도 있고 반전평화에 관한 글도 있고 국제연대에 대한 글도 있다. 그래서『 사회운동』이 만일 100권의 책이라면 노동자운동에 대한 책이 35권, 여성운동에 대한 책이 15권, 반전평화에 대한 책이 15권, 이주노동자에 대한 책이 15권, 국제연대에 대한 책이 9권, 보건의료에 대한 책이 5권, 반빈곤에 대한 책이 3권, 생태에 대한 책이 3권이다. 물론 이 숫자는 그냥 그러지 않을까 하는 내 감일 뿐이다. 그래서 혹시 직접 통계를 내보고 뭐라고 할 분들도 많겠지만, 난 그저 그동안 우리가 무슨 얘기를 해왔고 어떠한 모습이었는지에 대해 돌아보라는 의미에서『 ‘ 사회운동』이 100권의 책이라면’ 이라는 가정을 해볼 뿐이다. 100호를 모두 찾아보고 들춰본 것은 아니지만 나름 뒤적이다보니 생각보다 ‘노동자운동’에 대해서 많은 말을 해왔고, 꽤나 많이 여성운동, 반전평화, 이주노동자 운동에 많은 발언을 해왔으며, 의외로 보건의료운동에 대해 많은 말을 해왔지만 생태운동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사회진보연대 기관지『 사회운동』이 100권이나 발간되었으니, 이제까지 다양한 말들과 주장들이 있었을 것이다. 내가 ‘100권의 책이라면…’ 을 패러디해서 얘기한 것은 우리가 그만큼 다양한 얘기를 해왔다는 것을 강조하고픈 마음이다. 그 무수한 얘기들을 하나로 얘기한다면 사회변혁을 위해, 사회 진보를 향한 비전을 제시하고, 그 다양한 이야기가 개성만을 자랑하며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것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에 문제제기하고 또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는 우리의 길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생각일 뿐이다. 100호를 내는 동안 이름도 모양도 바뀌기는 했지만 우리는 이런 얘기를 해 왔다는 걸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그 동안 잘 살아왔고 잘 견뎌왔고 앞으로 더 잘 살아가야 한다는 다짐의 장으로『 사회운동』이 100호를 맞이했으면 한다.


『사회운동』을 건네받던 기억

김태훈 | 서울 동부 회원

책장에 진열된『 사회운동』의 개수를 세어본다. 스무 개도 안 된다. 이런 내가 100호 회원칼럼의 한 칸을 차지할 자격이 있을까. 그래도 사회진보연대와 함께한 시간만큼 쌓여가는 책들의 두께를 보고 있으면 왠지 흐뭇하다. 가장 오래된 것은 글리벡 환자의 사진과 공공의료가 커버스토리로 실린 2001년 12월호다. 사무실 이사할 때 가져왔을 것이다.
처음 내가 읽었던 호는 잃어버린 것 같다. 2006년 가을쯤이려나. 언제 어디서였는지는 가물거리지만, 책가방에서 주섬주섬『 사회운동』을 꺼내던 준모형의 모습만큼은 뚜렷하게 기억이 난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책을 받아본 적도 많지만 준모형이 책을 줄 때는 항상 묘하게 어색했다. 낡은 등산 가방을 뒤적거리면서 오래된 책을 꺼내는 모습이, 활동 근황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책을 꺼내는 그 순간이, 뜬금없으면서도 항상 강한 인상을 남겼던 것이다.
돌이켜보니 준모형이 책을 꺼내는 동작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가 책을 꺼낼 때 마다 설레는 한편 긴장되었던 내 마음이 그 순간을 각인시킨 것 같다. 졸업을 앞두고 이후 계획이 분명하지 못해 답답할 때, 사회진보연대의 이념과 활동이 나의 고민과 희망을 잘 반영해 준다고 어렴풋이 느끼기 시작할 때『사회운동』이라는 책이 내 손바닥 위에 올라온 것이다. 나는 책이 예상 외로 멋지다는 생각을 제일 먼저 했다. 그리고 아주 잠깐, 향후에 사회인이 되면 이 책을 돈을 주고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회원이 아니라 유료 구독 말이다.
순진했던 나의 꿈과 달리, 운명의 장난(?)은 나를 사회진보연대의 회원으로 만들었고『, 사회운동』에 가끔 내 이름이 들어가는 감격스런 현실을 만들어냈다. 이제 나에게『 사회운동』은 의욕과 열정의 초심을 불러내는 촉매이자, 그 초심의 근원인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과 현장의 치열한 고민을 들을 수 있는, 동지들을 만나는 광장이다. 앞으로 나는『 사회운동』과 또 어떻게 만나게 될까.
여러 가지 상상을 해본다. 함께 길을 걸어가고픈 동지들 앞에서 주섬주섬 이 책을 꺼내는, 수줍지만 당당한 그 순간들을.


꾸준히 배달되지만 꾸준히 다 읽지 못하는『 사회운동』

소진영 | 서울 중북부 회원

어김없이 두 달에 한번『 사회운동』은 우편함에 꽂힌다. 이번엔 다 읽어야지!
매번 생각하지만 역시나 다 읽기도 전에 새로운『 사회운동』이 우편함에 도착한다. 항상 읽어야만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몇몇 글은 하도 어려워서 읽다보면 ‘나는 시간능력자인가?’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단지 몇 줄을 읽었을 뿐인데 시간이 훌쩍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 와중에 회원칼럼이나 책 소개 같은 코너는 그리 어렵지 않으면서 소소한 재미가 있다. 회원들의 다양한 활동 공간에서 일어난 일의 경과와 앞으로의 투쟁에 대한 제안을 보며 상황을 알게 되고, 또 책 소개를 읽으면서 관심생기는 책을 사서 보게 되어 좋다. 분석 글에서는 특히 최근 3-4월호에 실린 것처럼 소말리아 해적이나 이집트 혁명 등 해외관련 글이 참 흥미로웠다. 해적이라는 것이 어릴 때 읽은 동화책에 나오는 그런 악당이 아니라(부끄럽게도 해적, 해적-이 말이 들어간 보도를 들을 때마다 후크 선장이나 조니뎁이 떠올랐었다.)
식민지배와 자본의 착취로 인해 삶이 파탄 난 민중이 바로 해적이었던 것이다.
또 작년 3-4월호에서 기획글로 실린 낙태 관련 글은 명확한 논지로 프로라이프 운동을 비판해서 나의 생각도 개운하게 정리되었고, 다른 사람들과 얘기할 때 시원하게 얘기할 수 있어 고마운 글이었다.
이처럼 곁에 있어 재미가 되기도 때론 힘이 되기도 하는『 사회운동』의 100번째 발간을 일단 축하한다. 항상『사회운동』을 잘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관계자 여러분께 고맙다는 말도 전하고 싶다. 하지만 내가 아둔하고 많이 부족해서일 테지만, 여전히 어려워서 읽지 못하는 글이 태반이므로『사회운동』에 바라는 것은 좀 더 쉽게 써줬으면 하는 것이다. 특히 특집 글들은 반 이상이 어려워 읽기가 참 부담스럽다. 부족함을 채워가기 위해서『사회운동』을 열심히 읽어보려는 필자와 같은 회원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시라!


퇴근길을 설레게 하는『 사회운동』

이현수 | 서울 남부 회원

얼마 전 사회진보연대의 회원이 된지 만으로 한 해가 되었다. 회원 가입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방위산업체 복무를 시작한 탓에 마침 복무기간 26개월의 절반쯤을 지났고 또 남겨두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서 지난 한 해를 되짚어보게 된다. 특별할 것도 없지만, 나름의 좌충우돌 적응기를『사회운동』 100호 특집 칼럼을 빌려 돌아본다.
의욕이 넘쳤던 작년 초, (물론 회원 교육 때문이기도 했지만)『사회운동』 1-2월 호는 유독 밑줄 좍좍 그으면서 읽었다. 서울 올라와 고향 선배를 처음 만나는 자리에는 마음먹고 3-4월 호를 선물로 전해주기도 했다. 낙태 단속과 관련한 글과 아이티 대지진에 대한 글이 참 좋았다는 말에 다음에 볼 때는 여성의 날 자료집도 2권이나 챙겨다 주었다. 하지만 방위산업체 복무를 시작하면서부터는 눈이 핑핑 돌아가도록 팍팍한 일상이 반복되었다. 출근한 당일부터 잔업을 하고 출근한 그 주부터 토, 일 모두 특근을 해야 했다. 처음에는 연장근로를 할 때마다 오히려 내가 오늘 얼마를 더 벌었나를 계산하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는데 1주가 지나고 2주가 지나자 숨이 탁탁 막혀오기 시작했다. 아침에 눈 뜨면 출근하기 바쁘고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면 문턱을 넘기 무섭게 쓰러져 잤다. 공구를 처음 잡아본 손은 퉁퉁 부어 이를 닦다가도 손이 아파 쉬어가며 닦아야 했다. 책을 머리맡에 두고 2~3페이지라도 읽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어떤 선배의 말에『사회운동』을 베개 옆에 둬봤지만 책 한 번 펴보기도 벅찬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지방선거 때 회사 동료들과 무슨 이야기를 나눠볼까 하며 5-6월 호를 주말 짬짬이 읽어보았던 기억이 난다. 물론 회사 생활 초반이라 깊은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지만『 사회운동』을 읽으며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건 여전히 어렵지만 즐거운 기억이다.
3~4개월이 지나자 손의 붓기도 조금씩 빠지고 마음에 여유도 생기기 시작했다. 몸은 여전히 피곤했지만 회사 생활과 자는 시간뿐인 하루가 너무 아까워 술자리를 찾아다니고 술자리가 없는 날에는 그냥 잠자리에 들기엔 억울한 마음에 맥주 한 캔 사서 집에 들어오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나 싶지만 내 눈과 마음은 좀 더 즐겁고 흥미진진한 것을 찾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은 아쉽게도『사회운동』이 아니라 '선덕여왕'이었다. 고현정의 소름끼치는 표정 연기를 보며 한 편만 더, 한 편만 더 하다 새벽 2~3시에나 잠드는 나날이 지속됐다. 안타깝게도 선덕여왕 62편을 모두 보고서야 사람 손을 전혀 타지 않아 아주 말끔한『사회운동』 7-8월 호와 9-10월 호가 눈에 들어왔다.
막상 책을 펴보니 몇 달 동안 책을 전혀 보지 않아서인지 글이 눈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이크, 이건 아니다 싶어 ‘생활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일찍 일어나서 아침밥을 챙겨먹었는지, 그 날 피운 담배 개수가 몇 개인지, 일기를 썼는지, 지난『사회운동』 글 2편씩 읽었는지, 그 날 돈을 얼마 썼는지, 자기 전에 양치는 했는지 등의 여부를 매일 체크하는 방식이었다. 처음 한 달은 매일 집에 돌아와 체크하는 버릇 자체를 들이는 것도 힘들었는데 유독『사회운동』란은 O보다는 X가 절대적으로 많았다. 이래선 안 된다는 생각에 머리맡에 못 읽은『사회운동』 책들을 죄다 두었는데도 그저 아침에 일어나 담배 피우는 횟수만 늘어갔다. 여전히 정책위원들을 비롯한『 사회운동』 필진 분들께는 죄송스런 마음뿐이다.
나름의 활로를 뚫어준 것은 다름 아닌 스마트폰이었다. 얼마 전부터는 출퇴근 시간이나 화장실에 갈 때 틈틈이 스마트폰으로『사회운동』과 <사회화와 노동>을 읽고 있다. 사실, 제일 저렴한 정액제다보니 웹툰만 몇 번 봐도 무료로 제공되는 데이터가 뚝뚝 떨어지는데『사회운동』 홈페이지는 텍스트 위주라 마음껏 봐도 마음이 편한 탓도 아주 약간 있다. 그래도 홀수 달 초마다 퇴근길에 오늘은『사회운동』 안 왔나 하며 우편함을 뒤적이는 설렘과 그렇게 받은 종이봉투를 뜯어『사회운동』을 받아볼 때의 뿌듯함, <연남동에서>를 훑어 내리며 마음을 가다듬는 일종의 의식은 내게 잔잔한 자극이자 즐거움이다. 여전히도 갈 길이 구만리인 초짜 회원인 내가 어찌 언감생심『사회운동』 100호 기념 특집에 글을 낼 자격이나 있을까 고심도 많이 했지만 이런 회원도 있구나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 같고 내게도 좋은 계기일 것 같아 부끄럽지만 이렇게 글을 써본다. 오늘 밤에도『사회운동』 발간을 위해 잠을 줄여가며 글을 쓰고 계실 필진들과『사회운동』을 더 풍부하게 채울 활동을 벌여나가고 있는 동지들에게 고마움과 결의를 전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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