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11.5-6.1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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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정치세력화, 평가와 과제

<사회운동> 100호 특별좌담

김태연, 이현대, 임승철, 정종권 |
일시: 2011년 4월 15일(금) 14시
토론: 김태연(노동전선 집행위원장), 임승철(혁신네트워크 집행위원장), 정종권(진보신당 前 부대표), 이현대(사회진보연대 공동운영위원장)
사회: 류주형(사회진보연대 정책위원장)
기록ㆍ정리: 수열(정책위원), 이은주(정책위원)

사회: 사회진보연대는 기관지『 사회운동』 통권 100호 발간을 기념하여 <노동자 정치세력화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특별 좌담을 기획했다. 김태연, 임승철, 정종권, 이현대 네 분의 토론자를 모셨다. 진보신당 상상연구소 장석준 연구기획실장의 경우 사정상 참석하지 못하게 되었다. 많은 양해 부탁드린다. 오늘 토론은 편집부가 미리 마련한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주어진 틀에 구애받지 말고 토론자 상호 간에 역동적인 토론을 이어가 주시기 바란다.


정세 진단

사회: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현 정세 개관이 필요할 것 같다. 미국 발 금융위기와 이어지는 유럽 재정위기는 세계 자본주의에 깊은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노동유연화와 FTA 네트워크를 한국 자본주의의 활로로 제시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도 점차 수위가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나 국내적으로나 좌파의 대응은 수세적 대응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현 정세의 특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들려주시기 바란다.
정종권: 유럽 재정위기는 미국 금융위기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세계 자본주의의 결함을 보여주는 고리일 수 있는데, 좌파운동이 이에 대한 시야와 조망이 부족한 것 같다. 자본주의 시스템과 미국의 위기, 유럽의 위기, 한국에서 자본주의의 변화가 체계적으로 얘기되지 못하면서, 자연스레 좌파들도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 여기 있는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약점이다.

김태연: 국내외적으로 수세적 대응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2009년 이후의 위기는 최근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30년 이상, 한국은 20년 이상 신자유주의의 첨예한 모순이 쌓인 결과다. 그런데 노동 측이 수세적 대응만 하고 있으니까 자본 측은 구조조정, IMF가 내세운 정책, 노동에 대한 공세와 같은 것을 해결책이라 내놓고 있다. 돌이켜 보면 좌파운동은 사회주의 같은 새로운 대안을 대중적 담론으로 제출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복지’ 담론이 특화되어 세력 구도를 결정하는 문제가 드러나기도 한다.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가 대중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수준에서 나타나지만, 좌파진영은 그에 걸맞은 수준으로 대안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정종권: 지금 상황은 전략적 수세 국면이라 본다. 현실 상황을 근본적 문제와 결합시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지만, 수세적 상황에서 의지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선거를 앞두고 우리의 요구조건을 쟁점화하면서 공세적으로 제기해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97년 IMF 이후 진행된 노동유연화와 관련된 법과 제도를 폐기하고 이전으로 돌리라는 식으로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현대: 한국은 대외여건 변화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수출 의존형 경제구조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초국적 금융자본의 유입, 원화가치의 상승, 주식시장의 거품화, 국부유출과 자본도피라는 위기 메커니즘이 구조화되었다. 지배계급은 경제위기를 구실로 ‘다른 대안이 없다’라거나 ‘글로벌 스탠더드’를 내세우며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노동유연화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대중들은 세계적 위기 속에서 부당하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체념이 존재한다. 이는 물론 우리 투쟁이 실패를 거듭하면서 패배주의가 짙어진 것과 연결된다. 노동자 민중운동은 유럽의 긴축에 맞선 투쟁이나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민주화·생존권 투쟁과 같이 경제위기의 파괴적 후과에 강력히 도전하고 있지만 구조적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경제적 착취가 심화되지만 대안적인 투쟁은 미약하고, 특히 조직된 노동자들은 노동자들의 단결을 통해 돌파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을 통해 과실을 분배받으려는 사고가 커지고 있다. 착취가 강화되지만 계급투쟁이 폭발하지 못하는 이유다. 또한 제국주의 침략전쟁과 동아시아의 군사 긴장 고조, 광우병·구제역·조류독감, 가뭄·홍수·지진해일, 핵발전소 폭발과 같이 전쟁, 생태나 기후변화 같은 문제들이 함께 터져 나오고 있다. 경제적 착취, 즉 자본-임노동 관계에서의 계급투쟁이 중요하지만, 신자유주의 시대에 촉발되는 이런 문제들의 중요성을 함께 봐야 한다. 최근 핵발전소 사고 후에 삼척과 경주, 울주군 등 핵발전소 인근의 핵발전소 유치 및 수명연장 반대운동 등이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다. 경제적 착취에 대한 계급투쟁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이런 문제들에 대한 대중적 투쟁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치적 기획이 필요하다.

임승철: 세계는 현재 대 전환기에 있다. 미국 주도의 일극 신자유주의 체계가 파산했다. 객관적인 정세가 진보운동에 기회로 다가오고 있지만, 주체의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한국도 국제 금융시스템에 깊숙이 예속, 편입되어 있기에 당연히 양극화가 심화되고 위기의 심화와 폭발로 나가는 상황이다. 그러나 진보세력이 명확한 대안을 주지 못하니까 자본은 구체제로 회귀하려는 반동적 모습을 보인다. 이명박 정권은 노동에 대한 전면 공격을 통해 운동 진영을 약화시키고, FTA 네트워크와 같이 기득권 중심의 신자유주의 체제를 방어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는 미국 중심의 서구 제국주의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수호하기 위해 반동적으로 개입해 구체제로의 회귀를 꾀하려는 리비아 사태를 보아도 알 수 있다.


민중운동의 현황

사회: 이반의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급진화시켜낼 수 있는 세력이 부재하다는 것이 공통적인 진단인 것 같다. 그렇다면 한국 민중운동 현황을 진단하면서 현 정세에 대해 좀 더 구체적 얘기를 나눠보자. 지난 4월 8일 상설연대체 ‘세상을 바꾸는 민중의 힘(준)’이 출범했다. 출범에 이르기까지 줄곧 쟁점이 되었던 것은 자유주의 세력과의 제휴였다. 상설연대체 건설 과정에서 드러난 민중운동의 상황에 대한 의견을 부탁드린다.

김태연: 작년 1년 동안 논의를 거쳐 출범 준비위가 발족은 했지만,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간의 과정은 상호 간 입장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과정이었다. 문구 상 ‘민주당’을 삽입하는 문제를 놓고 반쪽짜리로 가느냐 마느냐 까지 갔다. 한국진보연대에 이어 또다시 반쪽짜리 상설연대체라는 상황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없었다면 자민통 진영은 그냥 갔을 것이다. 작년 지자체 선거나 올해 재보궐 선거 등을 보아도 민주당과 같이 해야 한다는 자민통 진영의 입장이 굉장히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상설연대체가 과연 얼마만큼 기층 민중의 공동투쟁체로서의 자기 역할을 할 것인가에 있어 이 문제가 계속 걸림돌이 될 것이다. 아직은 운명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현대: 논의과정에서 상설연대체의 목표에 대한 명백한 시각차이가 확인되었다. 소위 좌파세력의 경우 상설연대체 건설은 대중조직을 중심으로 반신자유주의 전선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진보연대로 대표되는 자민통 운동의 다수는 외형적으로는 공동투쟁의 활성화를 말하면서도 2012년 정권교체를 위한 반MB, 반한나라당 연합의 하위 파트너로서 상설연대체를 사고하는 경향이 강했다. 지난 1년여 논의 과정에서 논쟁이 첨예하게 진행된 핵심 이유다.

임승철: 상설연대체 논의를 보면서, 우리 운동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자유주의와 연대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있는데도 민주당을 굳이 명기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문제가 있다. 민주당이 신자유주의 세력이라는 것이 명백한데, 양보할 수 있는 것을 너무 경직되게 대응한 것 같다. 더 중요한 것은 내부적 단결이다. 또한 정치적 연합 문제는 아예 논의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본다. 투쟁을 함께 하고, 정치적 연합과 선거는 개별 단체들이 알아서 하면 되는 문제다. 사회주의 정당 등 정치적 입장이 다양하고, 특히 야당과의 제휴 방침은 모두 다른데 무리하게 합의하려 하면 안 된다. 아직은 상설연대체가 상층의 협의체 수준에 불과한 상황에서는 최소한의 공통점을 찾아 연대하면서 대중의 관심과 격려에 화답하는 모습, 논쟁을 최소화하고 내부 분열을 조장할 소지가 있는 논쟁의 싹은 미리 없애버리는 과정으로 가야 한다.

정종권: 생각이 다르다. 이 논쟁이 시작된 바탕에는 한국진보연대에 대한 평가가 깔려 있다. 한국진보연대가 전선 조직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는지, 우리 운동에 전선체가 필요한지 고민해야 한다. 전선조직이 우리 운동의 발전과 대중운동의 활성화에 도움을 주었냐는 질문을 해보면 회의적이다. 우선은 연대조직, 전선조직이면 차이가 공존하며 상호 소통할 수 있어야 하는데 좌파는 사실상 포장지나 데코레이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 또 하나는 대중운동을 촉발하는 것이 아니라 생색내기 식의 연대 사업을 진행했다는 평가가 있다. 대중운동에 대한 리더십이 부재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그동안 드러난 전선 조직의 문제가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시민단체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맺는 관계보다 못한 상황을 돌아봐야 한다.
자유주의 세력과의 연합 문제는 불안감이 핵심이라고 본다. 지금 얘기되는 상설연대체는 민중조직이고 민중연합이다. 이를 명확히 해야 한다. 개별적 필요에 의하면 민주당과 사업도 하고, 정당도 필요하면 선거연합 정치연합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상설연대체는 그런 주체가 아니고 민중진영을 단결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정당들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유주의 세력과의 연합이 상설연대체의 자기 과제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히 해야 한다.

김태연: 막연한 불안감이나 과거의 경험을 넘어서는 문제가 있었다. 상설연대체 제안 주체인 민주노총은 2012년으로 가는 흐름에서 야당에 대한 분명한 입장이 있고, 조직구도까지 갖고 있다. 민주노총 집행부는 범국민운동본부 구성안을 갖고 있었다. 민주당까지 포함하는 범국민운동본부에 상설연대체가 민중운동 진영을 대표하는 한 구성요소로 참가하는 그림이었다. 선거연합이야 정당들이 하는 문제지만, 상설연대체 자체를 그 구도 안에 포함시키려는 시도가 있었기에 현실적인 문제였다.
상설연대체 논의 과정 초기에는 6.15, 10.4 선언을 당면 투쟁과제로 넣을 것인가의 문제가 불거졌다. 핵심은 통일운동을 할 것인가가 아니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6.15, 10.4 실천을 이유로 당면한 노동자민중의 과제를 하위로 놓았던 점에 대한 평가다. 그러다보니 논란이 되었고, ‘반통일’ 입장이냐는 비난까지 나왔다. 반통일은 아니니까 6.15, 10.4 선언에 포함된 통일운동의 핵심은 수용하되, 6·15, 10·4 선언의 한 주체인 민주당에 대한 태도는 확실히 하자는 안이 대두되었다.
상설연대체의 성격이 전선체인지 투쟁체인지를 두고도 많이 부딪혔다. 지속적으로 전선체 구성을 전략적 과제로 삼는 동지들이 있지만, 모든 민중운동 세력이 그렇게 실천하는 것은 맞지 않아 대중의 투쟁체여야 한다고 정리했다. 1, 2년 안에 대중투쟁체를 건설할 수 있는지, 대중투쟁체로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과거처럼 노농빈 대중이 강력한 대중투쟁을 전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선거에서 야 4당과의 연합을 고려하면 그렇게 하지도 못하고 상설연대체가 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상설연대체가 민주당과의 연합에서 분명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흐름이 분명하게 드러났고, 이것이 논쟁에 반영되었다.

정종권: 이전부터 논란이 되어왔던 6.15, 10.4 문제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신자유주의 집권 세력의 정치적 결과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한반도에서 남북문제를 풀어가는 일반 민주주의의 측면이라는 것이다. 후자만 강조하면 김대중, 노무현에 대한 일정한 인정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가 만들어졌을 때 이를 신자유주의자가 추진한다고 반대할 수 없듯이, 그것에 대한 지지가 신자유주의 세력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해야 한다.

김태연: 그것은 분명해졌고, 해소된 쟁점이다.

이현대: 향후 민중의힘(준)의 활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도 전국민중연대 활동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전국민중연대는 반신자유주의 공동투쟁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활동 후반으로 가면서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첫째로, 특정 정치적 경향으로 구성된 사무처가 전국민중연대 내부의 정치적 합의를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하기 보다는 시민운동과 먼저 사업기조를 합의한 뒤, 그 내용을 민중연대 내부에 관철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함으로써 내부 갈등이 심화되었다. 둘째, 대중조직의 결합력 약화라는 문제에 직면하여 광역단위 및 시군구 민중연대 운동에 대한 지원, 기층 운동의 활성화를 위한 기획을 마련하지 못한 채 ‘대의원대회’ 구성을 통해 방침을 강제하려고 하면서 갈등이 증폭되었다. 셋째, 시민운동이나 영향력 있는 상층 단위에게는 민중운동의 입장을 많이 양보하면서까지 밀착했지만, 비정규직 운동, 반빈곤운동, 인권·문화운동 등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다양한 운동 흐름들을 제대로 포괄하지 못했다. 지금도 여러 운동들이 공동투쟁의 절박함 때문에 민중의힘(준)에 참여하고 있지만, 기존 활동에 대한 평가에서 시각차가 분명한 탓에 불안정한 출발이 되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대중조직 對 정치조직’의 문제로 부당 대립시키는 경향이다. 정치적 이견은 대중조직 내부에도 실존하고 있기 때문에 부당 대립하여 상대의 입장을 억압해서는 안 되며 상호합의와 조정을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


노동조합의 현실

사회: 비슷한 맥락에서 초점을 노동조합 운동에 맞춰보자. 최근 민주노총의 사업에서 가장 두드러진 경향은 야4당 공조를 강조하는 것이다. 노동법 개정, 비정규직 문제, 한미 FTA와 같은 굵직한 정치적 현안뿐만 아니라 현장 투쟁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의 모습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공공운수노조(준)도 민주당 의원들을 포함한 ‘의정포럼’을 출범시켰다. 노동자운동 내에서 야권연대 흐름은 비단 특정 정파만의 문제라고 생각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임승철: 김대중, 노무현 정권은 노동운동의 분열과 개량화를 목표로 했다. 이명박은 민주노조 자체를 무력화, 말살하려고 한다. 민주노총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일 것이다. 민주노총이나 민주당은 서로를 활용하려 한다. MB독재 체제하에서 야4당 공조가 불가피한 면이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대중적 힘을 복원해서 자기중심성을 잃지 않고 ‘묻지마 반MB연대’로 가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6·2 지방선거를 보면 우려스럽다. 총노동전선의 복구가 시급하다.

정종권: DJ나 노무현 정부의 노동정책은 노동을 개량화ㆍ체제내화시키는 것과 함께 극단적 세력을 배제하는 강온전략이 함께 갔다. 이명박 정부는 다른데, 현재의 배제전략에 대한 노동운동의 돌파력이 없다는 게 드러났다. 민주노총은 대중운동을 정치화시키면서 활성하는 탈출구로 진보정당을 비롯한 야당공조를 사고하는 것이다. 이는 대중운동 쇠퇴의 효과이자 정치적 실리주의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김태연: 진보정당과의 공조는 문제 될 것이 없으니, 문제는 민주당과의 공조다. DJ, 노무현 정권과 이명박 정권의 차이를 엄밀히 따져보자. 본질이 다르지 않다는 환원론이 아니다. 구체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이명박 정권이 이전 신자유주의 정권과 차이가 있는가? 통일운동이나 시민운동에 대한 태도는 확연히 다르지만, 노동운동만 놓고 보면 별 차이 없다. 투쟁이 안 되니 민주노총은 일종의 우회로라 할 수 있는 야4당 공조를 찾고 있다. 상황논리상 그럴 수는 있지만, 기본적인 것을 해야 한다. 공공운수노조 산별 흐름을 보자. 최근까지 엄청난 공세를 받으며 모든 것을 다 뺏겨 버렸지만, 투쟁을 못한 게 아니라 안 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운수노조(준)가 제일 먼저 의정포럼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투쟁을 포기한 것이다.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이 민주당에 대해 갖는 태도가 지금과 다르다면, 노동조합이 이렇게 갈 수 있겠나.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보정당이 민주당과 선을 긋는다면, 대중조직이 이렇게 야4당 공조에 매달리지 않을 것이다. 진보 양당이 이런 정치노선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배타적 지지 방침을 갖고 있는 노동조합 역시 그런 길을 가는 것이다. 이런 역학 관계가 분명하고 작용하고 있다.

이현대: 김태연 동지 말씀에 대체로 동의한다. 민주노총이 노동조합의 대중 동력을 형성하고, 총노선 전선을 구축하려는 노력이 없다. 타임오프, 복수노조 등 노조법 개악 관련해서도 법 개정을 위한 야당과의 상층협의가 있을 뿐이며 총노동 전선이 부재한 조건에서 개별 사업장 차원에서 각개격파 당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투쟁의 지도부라기보다 국회의원들 교섭 중재단의 역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중운동의 이념 평가

사회: 다들 말해주셨다시피,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 민중운동은 ‘반MB 연합’이나 ‘복지동맹’을 중심으로 진보·개혁 세력의 제휴를 추진하는 것이 주류인 것 같다. 이념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평가 의견을 부탁드린다.

임승철: ‘반MB 반신자유주의 연합’과 ‘반MB 연합’은 다르다. 반MB로 화력을 집중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방향을 잃으면 안 된다. 민주당과의 연대도 선택적 제휴가 되어야 한다. 필요할 때 신자유주의 세력 내부의 갈등과 모순을 이용해서 반신자유주의 세력의 힘을 강화하는 전술적 차원의 반MB 연합이어야 한다. 그러나 내가 속한 민주노동당은 이런 노선을 잘 견지하지 못했고, 6.2 지방선거 때는 빛 좋은 개살구 신세였다. 반MB 연합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그 자체가 아니라 ‘잘못된 반MB 연합’이다. 공동 지방정부를 구성할 경우 진보정치 자체가 실종될 수 있다. 인천은 아니지만, 경남은 공동 지방정부를 꾸리고 있다. 자칫 진보의 독자성을 잃고 뿌리까지 녹아버릴 수 있어 우려스럽다. 반신자유주의라는 명확한 기치 하에 반MB 연합을 해야 한다.
복지동맹은 그 자체를 반대한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얘기하는 보편적 복지, 역동적 복지는 신자유주의 체제 내에서는 사기다. 경제구조 개혁과 같이 고용과 생존권의 문제를 구조적으로 바꿔나가는 정책하에서 복지가 제시되어야 한다. 요새는 복지가 담론이 되다 보니 ‘고용복지’ 등 모든 말에 복지가 붙는다. 원래 복지는 재분배 영역과 관련되는데, 요새는 1차 영역까지 복지로 얘기된다. 그만큼 삶이 힘들다는 얘기이니, 복지의 개념을 기능적으로 차용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민주노동당은 ‘노동중심의 평화복지’, 진보신당은 ‘노동중심의 사회연대복지국가론’을 제시하고 있다. 민주당이나 국민참여당의 말도 안 되는 복지와는 분명 다르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등이 말하는 복지동맹, 즉 자주, 평등, 생태, 평화 등의 모든 가치를 복지 하나에 종속시키는 것은 결코 옳지 않으며, 복지에 있어서도 명백히 다르다.

정종권: 반MB 연합이나 복지 동맹도 필요하면 할 수 있다. 그러나 반MB 연합에 매몰되어 진보정치와 진보정당의 해소라는 방향으로 가서는 절대 안 된다. 복지가 화두가 된 원인에 대한 접근이 필요한데, 결과만 보는 것은 한계적이다. 여기에는 ‘연합정당론’이라는 쟁점이 숨어 있다. 이는 곧 진보정당 해소론으로, 연합정치와는 상당한 간극이 있다. 연합정당론을 정당화하기 위해 반MB 연합의 불가피성이나 절대성, ‘복지로 헤쳐 모여’가 강조된다.
새로운 진보통합정당의 가치에 대해 진보신당은 3대 가치와 10대 강령을 제시했다. 신자유주의, 분단, 생태, 여성, 진보적 가치, 노동문제 등 이런 것에 동의하는 진보독자정당을 유지하는 가운데 필요하면 사안별 연대를 사고할 수 있다. 그러나 반MB나 복지담론으로 진보정치를 규정하거나 재편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이현대: 의도와 무관하게 현 정세에서 복지담론이 사회운동의 이념 노선으로 등치되는 효과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얼마 전까지도 이런 현상은 없었다. ‘복지국가’는 이념 노선적 차원에서 보면 사회민주주의 전략이다. 이는 자본주의 호황기에 일부 유럽국가 및 소수 중심부 국가에서 강력한 노동자정당과 노동조합 운동을 배경으로 일정한 사회적 평등과 재분배를 달성했지만, 현재는 자본주의의 장기불황 국면을 배경으로 복지국가 또한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그런데 현재 한국에서 복지 혹은 복지국가 담론이 확장되는 것은 경제위기와 이에 따른 구조조정과 저임비정규직 노동자의 확산 등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임금소득 하락 등 생존의 위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복지’ 일반에 대해 거부하는 방식이라기보다는 현재 부르주아 정당들의 구상과 대중들의 요구 등을 고려하여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사회민주주의 노선으로서 ‘복지국가’ 전략은 현실 가능성 측면에서나 운동 주체 형성의 측면에서나 진보 민중진영의 대안이 될 수 없다. 하지만, 경제위기, 노동자대중의 생존의 위기라는 조건에서 ‘복지’ 혹은 ‘공적 서비스’로서 교육, 의료, 주택, 에너지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분석과 대안제출이 필요하다. 득표 전략으로서 정치적인 대중동원, 조세정책을 둘러싼 정책대안 중심의 ‘복지경쟁’에 포섭되지 않고, 대중을 운동주체로 세우기 위한 운동기획이 필요하다.

김태연: 반MB 연합과 복지동맹이 그 의도와는 상관없이 노동에 대한 배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복지문제에서도 노동계급의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현재의 정치구조나 반MB 연합을 보면 한국 사회 구조의 핵심적 문제인 계급 대립의 문제를 희석시키고 있다. 반MB 연합은 민중운동의 생존 전략이라기보다는 정당들의 자기 생존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반MB 연합이 진보신당이 제시한 3대 과제, 10대 강령의 내용으로 가고 있나. 정당 간의 연합에서는 의석이 없으면 찬밥 신세가 된다. 이를 고민하다 보니 노동자 민중의 지지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제도권 내에서 정당으로서의 시민권을 확보하는 생존 전략이 우선한다. 노자 간의 대립을 중심으로 한 의제 형성이나 집중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임승철: 동의한다. 복지 문제에서 전략적 차별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실천적으로는 우편향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정당이나 정치에서 복지담론에 대한 개입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링 위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복지를 갖고 전체 대중의 여론을 좌우할 때 고춧가루를 뿌리든, 판을 새로 짜든 개입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너희의 복지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다. 노자 간 근본적 모순, 경제적 원인을 지적하지 않는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노동중심의 평화복지나 사회연대복지 등을 이야기해야 하는 전술적 측면도 있다.

김태연: 박근혜조차 복지카드를 들고 나온 마당에 진보정당이든 민중운동이 복지의 허구를 정확하게 드러내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한다. 복지담론에 끼어드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정치적 동맹, 연대연합의 수준으로까지 가는 것이 아까 말한 문제를 초래한다고 본다.

정종권: 제도권 내에서 정치적 시민권을 확보하는 것은 정당에 중요한 문제다. 의석은 없어도 된다. 국민참여당도 의석 없다. 정당지지율로 표현되든 의석으로 표현되든 제도권 내에서 정치적 시민권이나 존재감이 없으면 배제된다. 반MB 연합 내에서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은 배제당하거나 억압당한다. 일방적 관계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치적 시민권과 힘을 가져야 한다. 그 힘의 근원은 한편으로 비제도적 투쟁 세력과의 연대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연대다. 따라서 양당이 정치적으로 분할되어서는 안 된다. 민주당과 대등한 조건이 아니기 때문에 반MB 연합이라는 것이 전략적 과제가 된다. 전략적 과제로 격상되면서 반MB 연대에 흡수되고, 진보정치의 가치가 묻혀 버리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연합의 조건이 안 된다면 깨야 한다. 그런데 지금처럼 가다보면 민주노동당은 정치적으로 소멸하고, 진보신당은 물리적으로 소멸하는 양상으로 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 진보정당, 통합 정당으로 가면 주도권을 바로 장악하지는 못하더라도 그 흐름을 늦출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제도권 정당 집착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복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반MB 연합이라는 것은 필요하면 할 수 있지만, 무조건 하면 안 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저도 반성해야 하겠지만, 민주노동당이 많이 고민해야 한다.

김태연: 정당이든 노동조합이든 자족적 활동은 의미 없다. 절대다수 민중의 동의와 지지로 이기는 것이 운동이다. 사회에서 시민권,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 힘이 어디서부터 나오는지가 중요하다. 반MB 연합이 지금처럼 진행된다면 단기적으로도 그렇고 몇 년 이후 뭐가 남을 것이냐. 지금은 물리적 소멸을 논하기에 앞서 정치적 소멸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이현대: 복지 관련해서 또 지적할 것은 성격상 한정된 재원으로 인해 특정인을 선별해서 지원하며, 대단히 시혜적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정권과 자본에게 복지는 대중적 저항의 관리체계로서의 성격이 크다. 임금투쟁 과정을 보면, 실리적 결과는 임금 인상이지만 투쟁 과정에서 의식화, 조직화를 통해 노동자대중을 주체화하고 단결을 확대하는 데에 운동적 목표를 두고 있다. 우리가 교육, 의료, 주택 등 복지의 문제를 제기할 때 ‘실제 대중을 어떻게 주체화시킬 것인가’, ‘단결과 연대를 확장할 것인가’하는 대중운동에 대한 고민이 빠져 있다. 대중운동 기획이 필요하다. 또 하나는 한나라당, 민주당 등 신자유주의 세력들이 표방하는 복지는 노동유연화 또는 ‘유연안정성’을 전제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비판해야 한다. 노동유연화, 저임비정규직의 확대를 전제하는 복지정책은 대중에 대한 기만이며 대중적 저항을 봉쇄하는 효과를 낳을 뿐이다.


이행적 과제와 요구

사회: 복지 문제는 대중의 현실적 요구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대안사회의 상이나 이념을 주장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대중 요구와 결합시켜야 한다고 했을 때 그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먼저 오늘날 정치사회운동이 대중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대안사회의 이념과 상이 무엇인지 의견을 부탁드린다. 그리고 그것을 연결할 수 있는, 전통적으로 말하자면 이행적 과제, 이행적 요구라고 할 수 있겠는데, 기본소득, 사회연대임금, 노동시간단축 등과 관련한 논의도 부탁드린다.

정종권: 대안사회라는 것이 시스템과 운영 원리를 다 정해놓고 ‘이거다’라고 말할 것은 아닌 것 같다. 경제든 생태문제든 고용 현장이든 나타나는 갈등과 모순을 해소할 수 있는 흐름과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연대국가, 평화복지 국가 등 얘기하는 것의 공통점은 빈부격차든 개인의 궁핍화든 이 문제에 대해 이전에는 네가 알아서 하라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사회와 국가의 능동적 역할을 찾는 것이 하나의 흐름인 것 같다. 그것이 진보신당에서는 사회연대국가인 것 같다. 이것의 내용이 이념적으로 사회주의인지 사민주의 지향인지는 답을 잘 못하겠다. 이행적 요구, 쉽게 말하면 대안사회로 가는 데 핵심적인 제도적 정책적 고리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는 10대 실천 강령으로 노동, 조세 문제, 교육 문제, 금융자본 재벌해체 등 몇 가지를 얘기하는데, 이를 압축시키는 이행적 요구에 대해서는 고민이 더 필요하다.

임승철: 비슷하다. 위키백과를 보면 민주노동당이 중도좌파 정당으로 규정되어 있다. 대중들이 중도좌파, 사민주의 정당으로 보는 것이다. 그런데 유럽적 사민주의와는 다른, 민족주의적 요소가 있는 한국적 사민주의다. 혁신네트워크는 사민주의가 우리 사회의 과학적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보지만, 같이 연대해서 견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사적으로 사회주의가 쇠퇴하여 수세에 있고, 과학적 대안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0년 이상 잠복기, 모색기를 가져야 한다. 그래서 혁신네트워크가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에 ‘노동존중사회’를 제안했다. 옛날엔 노동해방을 이야기했는데 이제 그 말이 안 먹힌다. 거북스러워한다. 노자 문제를 의제화하고 계급 정치로 구성하는데 적합한 개념을 고민하여 노동존중사회를 제시했다. 의외로 좀 먹히더라. 자신들이 갖고 있는 이념을 대중적 용어로 바꾸려는 고민이 필요하다. 제가 쓴 책에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사회협동경제론을 제시하고 있다. 아직도 사회주의 경제에 대해 역사적 실험이 대중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시장만능주의는 당연히 답이 아니다. 그렇다면 협동경제·국유화·사적 시장부분이 상호작용하면서 과도기적 혼합경제체가 당분간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사회협동경제론을 제시했다. 이는 사회연대국가와 비슷한 것 같다. 정치적으로 참여자치 민주주의를 전면적으로 부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협동경제와 참여자치를 묶어서 무엇이라 할지는 아직 정리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기본소득은 반대한다. 신자유주의 체제와 노자관계의 모순을 희석시킨다. 복지동맹이 갖고 있는 전략적 우편향으로 빠지기 쉬운 개념이다. 완전고용으로 가면서 비정규직의 오남용을 막아야 한다. 일차적으로 국민의 고용과 생활이 안정되고, 소외된 부분에 복지가 적용되어야 한다. 비정규직 860만을 놔두고 기본소득을 주겠다는 발상은 현실과 맞지 않다. 유럽에서의 기본소득은 애초 보편적 복지를 축소시키려는 신자유주의자들의 공격이었다. 한국과는 상황이 다르다. 사회연대임금, 노동시간단축 등이 유효하며,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본다.

이현대: 역사적으로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을 극복하려는 유일한 시도가 사회주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역사적인 사회주의 운동은 실패했다. 사회주의는 노동자권력과 생산수단의 국유화를 토대로 하여 생산과 사회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민주적 통제가 중요한 요소였는데, 역설적으로 정당이 국가권력을 장악한 이후 대중정치를 억압하고 자본주의적 질서로 재통합되는 결과를 낳았다. 현재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은 공적 소유관계의 확대를 비롯한 일부 제도적 장치를 도입한다고 해결될 수 없다. 자본-임노동 관계를 핵심으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력 착취를 토대로 생산된 잉여가치에 대한 처분의 권한, 노동력 사용을 축소하는 기술진보의 방향을 비롯한 핵심적인 부분을 모두 자본가들이 자신들의 이윤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통제하고 있는데, 국가권력의 장악과 더불어 이에 대한 노동자의 민주적 통제를 바탕으로 자본-임노동관계를 폐절하는 사회를 건설하자는 것이 사회주의 노선이다. 한편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임노동 문제만이 아니라 자본주의 착취관계와 결합된 전쟁과 핵무기의 위험, 여성에 대한 억압과 착취, 생태파괴, 종교 인종 민족적 갈등의 심화 등 인류의 생존과 평화를 위협하는 다른 모순들을 키워왔다. 이러한 모순들은 자본-임노동 관계의 폐절을 통해 자동적으로 극복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사회주의적 변혁은 반전 반핵 평화주의, 페미니즘, 생태주의, 국제주의, 반인종주의와 같은 보편적 가치와 결합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자본주의 위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식민지 해방 운동과 사회주의 운동이 분출했던 100년 전과는 다르게 대중정치가 취약한 상황이다. 관건은 대중운동, 대중정치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이행적 요구라고 할 수 있을지는 토론이 더 필요하겠지만, 두 가지 과제가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첫째,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 정책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분할을 극복하기 위해서 정규직 비정규직의 공동투쟁과 계급적 단결을 매개할 수 있는 요구와 투쟁이 중요하다. 정액임금제와 같이 노동자 간 임금격차를 축소하기 위한 요구와 정규직 비정규직, 원하청 공동투쟁을 기획해야 하며, 공단조직화 등을 통해 최저임금제도의 한계를 넘어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인상 투쟁을 실질적으로 조직해야 한다. 둘째, 한국사회의 신자유주의적 재편 하에서 심각한 국부유출과 자본 소유권의 절대화, 노동권 파괴를 초래하는 FTA에 대한 투쟁, 초국적 자본 및 외환거래에 대한 통제방안, 상업은행의 겸업화·자통법·금산분리 반대 등 한국사회의 구조적 변혁을 위한 매개를 확보하기 위한 대안과 투쟁이 중요하다.

김태연: 사회주의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필요하지만,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 말고 다른 대안은 없다고 생각한다. 대중들이 실제 느끼고 있는 것을 어떻게 개념화할 것인지가 중요한데, 사회주의 말고 다른 개념이 가능한지 모르겠다. 그리고 소련 붕괴 후 그리 긴 세월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상당히 잊혀졌다. 방식은 다르지만, 남미에서 사회주의가 또다시 하나의 대안으로 대중적으로 논의되고, 실험되고 있다. 지금은 고립적일지 모르나 사회주의가 시민권을 획득해가는 과정으로 사고되어야 한다. 단기간에 승부를 볼 게 아니다.
이행기 요구라는 것도, 대안사회에 대한 지향을 한 방에 나타낼 수 있는 건 없다고 본다. 다양한 대중의 삶과 정치 체계 등이 복합된 문제다. 러시아의 경우에 빵·자유가 있었는데, 이것이 모든 걸 대변하는 건 아니었다. 핵심은 당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중의 삶을 압박하는 가장 절박한 문제를 찾는 것이다. 모든 것을 다 포괄하면서 사회적 지향까지 담은 요구를 찾는다는 것은 무망한 얘기다.
지금의 조건에서는 비정규직과 고용의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예전보다 훨씬 후진적 요구라서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면 사회주의로 가는 것이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 자본주의의 문제를 가장 근본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 본다. 이와 함께 제기해야 할 것이 있다. 자본주의적 사적 소유의 문제가 그것이다. 전면적으로 제기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최소한 대기업의 독점적 소유의 문제는 대중적 공감이 있다. 이를 핵심적으로 제기해 나가야 한다. 시장 문제의 경우 사회공공성이나 사회적 통제 관련한 얘기들이 있는데 이행기적 요구로서 부족하지는 않다고 본다. 정치체제의 경우 의회주의 틀 내에 편입되기에 앞서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취약점인 민중자치, 민중적 통제 등 현실적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이런 서너 가지 문제들은 핵심적 고리들과 연결되어 통합적으로 제기될 수 있다.

임승철: 김태연 동지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 공산당이 동유럽이나 현대의 미국, 일본에서는 이미 낡은 것으로 상징화되어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공산당이나 사회주의가 추구하는 가치가 옳을 수는 있어도 그것을 어떻게 대중에게 개념으로 제시할 것인가는 역사적 산물로 봐야 할 것 같다. 언어가 무기고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 개념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
김태연: 저는 사회주의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역사적 문제로 인해 선입견 같은 것이 있다. 그런데 사회주의라는 용어를 기각해야 할 정도로 대중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 의문이 든다.

정종권: 반자본주의, 탈자본주의 지향의 운동이 사회주의라는 것은 일종의 두괄식 논리다. 고민해야 할 것은 용어 선택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주의는 뭐다’라는 미괄식 설명이 필요하다. 생태주의, 여성주의, 노동자들의 자기 통제의 역사, 정치적으로 참여민주주의 등이 우리가 만들어갈 사회주의다라는 식의 논리를 만들어야 한다.

김태연: 사회주의와 사민주의 사이에 이행적 요구 차원에서는 별 차이가 드러나지 않을 거라 본다. 대안 사회의 강령을 본다면 100개 중 80개 이상은 일치할 것이다. 결정적으로는 이행의 과정과 정치체제,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당의 문제에서 차이가 날 것이다.

사회: 오늘 토론에서 다 해소될 수 있는 쟁점은 아닐 것이고 이후 논의를 해 나가기 위한 전제의 확인이었다고 본다. 덧붙이자면 오늘날 세계화라는 객관적 현실 속에서, 우리가 대안 사회를 고민한다고 했을 때 우리의 고민과 실천은 일국적 수준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겠지만, 국제주의적 관점에서 재구성되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고 본다. 현안인 FTA도 그렇고 비정규직도 생산의 국제적 이전, 하청기지화의 문제도 뗄 수 없기에 우리 사회운동의 고민이 깊어져야 한다고 본다. 그럼 이제 다음 주제로 넘어가겠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평가

사회: 대중운동이 침체된 상황에서 진보대통합 또는 새로운 진보정당이라는 화두가 민중운동 전반을 압도하고 있는 것 같다.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본디 노동자운동이나 전선운동의 발전과 긴밀히 연관되는 문제라고 할 때, 우선은 진보정당 운동으로 환원되지 않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역사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필요할 것이다. 지난 시기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평가 의견을 들려주시기 바란다.

김태연: 정치세력화는 정당운동으로 환원되지 않는, 노동계급의 역량 발전을 의미하는 포괄적 개념이었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노동계급의 역량 확대 속에서 정치세력화가 시작되었고, 이후 정치세력화의 발전도 노동계급의 역량 확대 속에서 가능한 것이었다. 하지만 96-97년 노개투 총파업 시기, 요구를 쟁취하지 못하니까 우리를 대변해줄 수 있는 당을 만들자는 논리로 갔다. 산별운동도 원래는 제대로 투쟁하고자 했던 것인데 왜곡되어 자본가들과의 교섭테이블을 확보하려는 방식으로 갔다. 양날개론의 산별노조-진보정당 양자 모두 그렇게 갔다. 물론 대중투쟁 자체가 바로 정치권력 장악으로 이어질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투쟁의 활성화와 저변 확대 속에서 정치세력화가 진행되어야 하는데, 대중투쟁은 축소되고 의석 확보를 위한 선거 중심의 구도가 되었다. 그동안 신물이 날 정도로 반복한 얘기지만, 여전히 이것이 냉정한 평가일 수밖에 없다.

정종권: 사회자가 던진 질문이 이미 답을 깔고 있다. 노동자의 정치세력화, 노동운동의 정치화, 노동운동의 정치투쟁은 같은 말이라고 본다. 범주를 넓히면, 노동조합이 노개투 투쟁하는 것도 정치투쟁이고 정치세력화 활동의 일환이다. 백기완 후보 지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이런 부분은 정치세력화가 아니고, 정당 내부에서의 활동만으로 규정되고 있다. 노동운동의 정치화, 정치투쟁의 역사를 평가해야 한다고 본다. 노동운동과 정치운동을 분리시키려는 사람들 중에는 좌익적 판본과 우익적 판본이 있다. 김태연 동지는 좌익적 판본인 것 같다. 우익적 판본은 노개투는 노동조합의 역할이고, 당에는 다른 역할이 있다는 식이다. 둘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진보정당을 만들고 어떤 정책과 이슈를 실현할 것인가의 문제는 바깥에서 노동자 투쟁과 어떻게 접점을 만들 것인가로 고민되었어야 한다. 그동안 진보정당 운동은 노동자운동을 조직 만드는 벽돌 역할로만 생각했다. 노동자를 주체화, 활성화시킬 고민이 없었다. 제2의 정치세력화에서는 그런 사고가 있어야 한다. 당의 입법 활동과 조직 활동, 외부의 노동자 투쟁과 주체화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가 이후 과제가 될 것이다.

김태연: 정치세력화 개념 설정에 대해서는 정종권 동지의 생각에 동의한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무엇 때문에 이렇게 되었느냐 평가가 문제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라는 이름으로 노동자정당을 만들어봐야 의회주의 정당이 되는 것이 뻔하다’는 식으로 보는 것은 좌익적 버전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제 얘기는 그게 아니다. 나는 기본적으로 정당운동이 필요하다고 본다. 어떤 정당운동이냐, 실제 의회주의 정당 활동을 한 것이 문제다. 정당이 선거나 의회전술을 구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데, 솔직히 그것 말고는 한 것이 없다. 처음 시작할 때 분명 투쟁정당으로 얘기했다. 집회 때 마다 표가 없어서 패배했다고 반복해왔다. 대중정당의 투쟁은 분명 노동조합 투쟁과 다르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집회에 와서 생색내는 것 말고 한 게 없다. 작년 진보신당 서울시당의 일상적인 비정규문제 관련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당 운동이 기존 제도권 정당과 달리 지난 10여 년 동안 일상적 투쟁 정당으로 자리 잡았다면, 당 지도부가 벌써 몇 명은 구속되었을 것이다.

정종권: 사실 관계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다. 의회주의적 경향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민주노동당 10년 역사는 대중투쟁에 적극 결합하고 당원을 동원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투쟁 동원도 못하는 상황이다.

김태연: 대중조직의 투쟁에 일부 당원들이 결합하는 것과 당 차원의 대중투쟁을 전개하는 것은 다르다.

정종권: 서울시 무상급식 조례제정 운동을 당이 주도하고 10만 명을 조직했다. 새 진보정당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지금 분당으로 인해 이런 대중 투쟁을 만들어낼 역량이 안 된다는 점 때문이다. 조직 활동에서 실천활동, 투쟁사업이 80% 가량이고 의회활동 비중은 20% 정도라고 본다. 문제는 의회활동이 비의회 정당활동에 비해 과잉대표되는 것이다. 그것이 의회주의적 경향인데, 이런 지점에 대한 평가에는 동의한다.

김태연: 자기는 했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이 모르는 건 안 한 거다. 당 지도부가 구속될 정도면 당 차원의 대대적 투쟁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못했다.

정종권: FTA 투쟁 시 강기갑 대표의 투쟁이 있었다. 그리고 진보신당 경북도당 김병일 위원장도 건설 플랜트 노동자 투쟁에 함께 하다가 구속되어 수년간 징역살이를 하기도 했다. 지난 진보정당 10년 역사에서 당 차원의 투쟁을 한 적 없다고 말하는 것은 과하다고 본다.

김태연: 거의 못했다고 본다. 희화화된 논점이지만 구속 얘기를 하곤 한다. 진보정당 운동 십 수 년 간 당 지도부가 구속된 경우가 없다. 경북도당 위원장 경우만으로 전체를 평가할 수 없다.

정종권: 개개인을 지금 다 말할 수는 없다. 의원들이 그런 사람 있냐고 말하면 동의한다. 그런 실천보다 의원 열 명의 의회 활동에 종속되어 가는 평가라면 동의한다.

사회: 일단은 시각 차이가 있다는 것으로 하고 다른 두 분 말씀 들어보자.

임승철: 제가 민주노동당 창당 멤버이기도 하고 국민승리21부터 참여했기 때문에 김태연 동지의 말을 이해하고 공감한다. 하지만 정서적으로는 정종권 동지와 일치한다. 분명 새겨들을 게 많다. 노무현 정권 들어 국가보안법 개정한다고 했을 때 민주노동당이 집단단식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저는 ‘민주노동당 큰일이다’라고 생각했다. 신자유주의, 민생파탄 의제에 올인해야 하는데 국가보안법 투쟁에 올인하는 것이 우려스러웠다. 그때 열린우리당이 투쟁을 접으니까, 민주노동당도 바로 접었다. 그때부터 ‘민주당 2중대’라는 말이 나왔다. 대중의 이해와 요구 중심의 정치투쟁을 하기보다는 대단히 포퓰리즘적이거나 주류 세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면에서 민주노총의 사회적 합의주의의 연장에서 민주노동당의 반성이 있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민주노동당은 의회주의도 못했고, 사회운동적인 대중투쟁도 못했다. 열심히 안 한 것이 아니라 성적 미달이다. 왜냐하면 대중정치, 현장정치를 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대리정치, 위탁정치를 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96년 노개투 총파업 열기가 사그라들자 대중투쟁보다는 선거와 의회주의적 요소에 기대는 분위기였고, 진보정당 창당을 상층 중심으로 몰고 갔다. 말로는 직접참여 민주주의를 얘기하면서, 어떤 면에서는 대중 참여를 봉쇄했다. 최고위원회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부르주아 제도를 가져다 놓고 계파별로 나눠먹는 등 정파의 폐해가 컸다.
이런 면에서 민주노총이 제대로 된 정치세력화를 이루면서 현장 대중 및 비정규직과 함께 성장하는 것을 1기 민주노동당이 가로막은 면이 있다는 점을 반성해야 한다. 결과적으로는 의회주의도 못하고 대중투쟁도 못한 것이다. 종북주의 비판하는데, 실제 민주노동당 내에 일부 종북주의자들이 있긴 하지만, 민주노동당이 깨진 건 종북주의 때문이 아니라 총체적 무능 때문이다. 종북주의도, 의회주의도 제대로 못했다고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그래서 분당 되고서 다 죽어간다. 그러니까 정공법이 아니라 ‘묻지마 반MB 연대’로 간다. 그러면서 실리를 좀 챙겼는데, 그것은 상층 정치 지망생들의 떡고물이다. 대중투쟁은 박살났다. 그런 면에서 위탁 대리 정치이고, 대중 정치, 노동 중심 정치가 없었다. 평당원 중심의 대중정당이 되지 못한 것이 패권과 무능을 낳았다. 이 때문에 분당까지 갔는데, 지금 다시 합치자고 해도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김태연 동지가 우려하듯 독일식 사민주의 모델-양날개론으로 갈 우려가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들어가서 싸워야 한다고 본다. 밖에서 아무리 얘기해봐야 안 된다. 모든 진보세력이 안에 들어와서 같이 해결해야 한다.

이현대: 97년에 노동자정치세력화 얘기를 할 때 좋은 조건에서 출발한 것 같지는 않다. 당시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동력을 크게 두 축에서 볼 수 있는 데, 그 한축이 되는 민주노총의 경우 일부 인사들이 당으로 활동공간을 이전했으나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주로 직접적인 당 활동을 하기 보다는 돈만 내는 당원가입 수준에 머물렀다. 다른 한축은 노동자 정당을 추진한 흐름이었는데, 90년도 초반의 사회주의 정당 건설 시도 이후 그 세력이 지속적으로 축소되었다. ‘국민승리21’ 결성 이후 민주노동당 건설까지 많은 한계들이 존재했지만 초기 민주노동당 활동은 운동적 성과를 낳았다. 한편으로는 노동운동의 사회적 발언력을 확대했고, 지역적인 운동기반을 확대했다. 기존 노동운동이 지역적 영향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주류 시민운동은 신자유주의적 입장에 대해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는 상황에서 각 지역 지구당을 중심으로 지역 차원의 활동을 활발히 전개했다. 그 시기에는 당의 운동적 성격을 유지하기 위한 논의들도 상당히 있었다. 절대적 기준에서 보면 비판할 점이 많이 있었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상대적으로 사회운동적 성격이 강했던 시기였다. 2004년 10석의 국회진출은 한편으로는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과정이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당의 운동적 성격을 약화시키는 계기이기도 했다. 민주노동당이 제도권 진출의 경로로 현실화되면서 의석을 두고 정파 간, 개인 간 과도한 경쟁과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 운동의 수준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과정에서 몇몇 영향력 있는 정치인을 중심으로 의정지원단을 중심으로 한 활동이 대폭 강화되고 선거대응 중심의 활동이 강화되었다. 반면 현장 정치의 활성화나 당의 지역 활동 주체의 재생산을 위한 당의 프로그램은 거의 부재했다. 진보정당 운동이 추구해야 할 가치가 자본주의의 모순을 지양하는 한국사회의 변혁이라고 할 때, 대중운동의 토대 없이는 불가능하다. 대중운동의 강화라는 관점을 결여한 채 득표 전략을 중심으로 사고할 때, 더 이상 진보정당으로서의 성격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정종권: 자본주의 사회에서 합법 정당 하면 그런 긴장이 끊이지 않는다. 운동과 정치, 투쟁과 의회활동, 이런 것들을 분할시키려는 경향이 반복된다. 이 간극을 좁히려는 의식적인 활동가들의 의지, 개입 활동이 있어야 한다. 그런 역할을 만들어가는 주체와 계획, 경향이 부족했다는 점을 평가해야 한다. 계급정당과 국민정당의 딜레마라고 하는 것이다. 가만 두면 국민정당, 의회정치 중심으로 간다. 여기에 우리의 역할과 몫이 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발전 방향과 2012년

사회: 앞의 논의에 이어서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 토론을 이어가보자. 토론자들 간에 많은 쟁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에서는 진보정당의 분화가 대중운동의 통합적 발전에 질곡이 되고 있으므로 이를 극복하는 데 주안점을 두는 견해가 있을 수 있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진보정당의 단순한 재통합이 아니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방점을 찍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아니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지반에서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재출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1992년 이후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을 한꺼번에 치르는 2012년을 맞아 일찍부터 총대선 대응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칫 총대선의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한 전반적 합의는 부족하다는 느낌도 있다. 민중운동에게 2012년은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 것인가? 그리고 2012년을 앞두고 정치·사회 운동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정당통합이나 선거연합의 구체적 실현 경로에 대한 의견을 포함하여, 총대선 대응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려주시면 좋겠다.

정종권: 분당의 원인은 현실적 요인들도 있었고, 이념적 갈등도 있다. 이념적 갈등은 그 자체로 드러나지 않는다. 처음 만들 때부터 자주파, 좌파가 있었다. 이것이 분할되는 건 대중적으로 그럴 만한 설득력 있는 계기가 있거나, 급격한 충돌과 갈등이 순간적으로 분출하는 경우인데, 민주노동당의 분당은 후자의 상황이었다. 진보정당이 하나여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조건과 상황에 따라 분화될 수 있다. 그런데 2008년 과정은 조건이 숙성되는 과정이 아니라 총체적 무능, 패권주의, 북한 문제 갈등 등이 폭발한 것이다.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 아니다. 다만 2008년의 분당 과정에서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는 흐름을 만들지 못했음을 평가해야 한다.
2011년 현재는 진보정치 운동의 전략적 수세기라고 본다. 한나라당의 공세만이 아니라 자유주의자들이 반MB라는 이름으로 활개를 치면서 시민사회와 대중운동을 잠식하는 상황이다. 진보정치가 공세적이고 능동적이지 못하고 왜소해지면서 대중운동의 발전에 질곡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현 상황에서는 진보정치의 연대를 통해 바리게이트를 쳐야 한다. 10년의 진보정당 운동의 약점과 한계가 한 번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2008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운동과 정치의 관계, 대리정치가 아닌 노동자의 주체적인 정치를 만들 단초들을 형성하는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을 해나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양당이 형식적 주체가 될 수는 있지만, 산술적 합이 아닌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을 만들어가는 운동의 흐름이 되어야 한다.
97년부터 보자면 50년의 군사독재와는 다른 민주당 정부라는 자유주의 정부의 한 순환이 지났다. 이것에 대한 반발이 좌익 정권이 아닌 이명박 정부라는 복고로 갔다. 그렇다면 이런 이명박 정부의 인정인가 자유주의 정부의 회귀인가, 아니면 다른 전망을 만들어갈 수 있는가를 가르는 것이 2012년이다. 전략적 수세 국면에서 진보정치의 역량과 가치와 내용이 유실된다면 그것은 연합이 아니라 투항이다. 진보정치의 독자적인 후보와 전략을 내고 고민하는 것이 일차적이라고 본다. 그 과정에서 연대연합을 열어두는 것이 필요하다. 97년 이후 노동운동의 해체와 말살 흐름을 무화시키는 것, 또 한국정치의 근본적 정치지형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것, 이 두 가지가 된다면 연합을 고민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독자 노선을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임승철: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이 난항이 있지만 잘 되었으면 하는데, 도로 민주노동당이 될 것 같아 걱정이다. 여전히 대중의 참여가 저조하다. 대대적으로 참여할 수는 없더라도 비정규직들까지도 적극적으로 들어올 수 있는 단초 마련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민주노총뿐 아니라 사회운동 세력들의 전반적 지지와 아래로부터의 정치 참여가 필요한데, 그런 기획이 없다. 지역에서부터 자발적으로 평당원 직접운동을 하지 않으면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권력싸움을 막기 위해 대중운동과 제도를 만들고, 최고위원회를 없앴으면 한다.
2012년에는 새로운 사회의 전망을 줄 수 있는 교두보 확보가 중요하다. 아래로부터의 대중운동이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기폭제로서의 선거의회 전술이 전략적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민중 중심의 정권교체가 적당한 표현이라고 본다. 민중들은 MB정권에 대한 심판과 새로운 정치를 바라고 있는데, 그 상이 무엇인지 대중과 소통하며 실사구시 해야 한다. 한 번에 사회변혁을 할 수는 없기에 진보진영의 힘을 키우면서 대중의 역동성을 촉진할 수 있는 기폭제로서 능동적 선거 대응이 필요하다. 그것을 우리는 선택적 탄력적 전술적 야권 연대라고 부른다. 이러한 전술의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
다만 제일 중요한 것은 원칙이다. 정당정치, 선택과 탄력 속에서 민중 중심 정치의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제2의 비판적 지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신자유주의 반대, 6.15, 비정규직, FTA 문제를 명확히 제기해야 한다. 민주당은 이러한 제안을 받을 수 있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면서, 독자 집권이 어려우니 진보정당을 2중대로 만들려 한다. 그들이 지키지 않을 것을 알지만, 알면서도 손잡을 수 있다. 그것으로 발목을 잡아야 한다. 그들이 약속을 어기면 대중적으로 폭로하고, 진보진영의 지지기반을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하면 되는 것이다.

이현대: 지금 노동현장은 정권 자본의 공세에 무너지고 있다. 현재 수준의 진보정당 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 운동 세력들의 합력을 만들고 단결을 확대하는 기획이 필요하다. 그것을 진보대통합이라 부르든,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혹은 제2의 노동자정치세력화라 부르든 이러한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지금은 2012년 정권교체 선거전술이 압도하고 있다. 민주노총 자체가 지방선거 때 ‘무원칙한 반MB 연합’을 중심으로 대응했다고 본다. 하지만 현재는 민주당과의 연합을 우선 고려하기보다 진보적 정치세력이 통합적인 대응을 함으로써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주노총이 중심이 되어서 진보정치 세력들이 지역 차원에서 현장 방문하고 현장정치를 일구고, 지역의 기반을 다지는 사업들이 중요한 기획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진보정치세력 간의 논의도 선거와 관련된 쟁점만 논의되고 있다. 전체 운동 세력이 단결하여 공조할 수 있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예컨대 노회찬 전대표가 제기한 가설정당도 우선 진보정치 세력과 대중운동을 중심으로 제안되어야 되는 것 아닌가. 노동자 민중운동 세력들이 힘을 결집하는 방향에서 추진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민주당에 구걸한다고 해서 그들이 변화하는 게 아니라, 우리 운동이 단결하고 성장해야 그들도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민주당의 입장변화도 없는 상황에서 노동자 민중운동의 단결과 연대에 힘쓰기 보다는 민주당에게 구걸하고 있는 형국이다. 2012년 총선, 대선을 고려할 때, 정권교체 운동의 주체적 상황을 봐야 한다. 대기업 현장에서 좌파 현장조직이 집행부에 당선된 이후 현장의 조건으로 인해 공언했던 투쟁을 책임지지 못하고 물러나는 경우들이 다수 있었다. 현재 사회적인 세력관계를 고려할 때 노동자 민중운동의 역량을 강화하는 계획 없이 집권에 집착할 경우 실제 집권도 불가능할뿐더러, 설사 운 좋게 집권하더라도 사면초가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유럽의 사례를 보더라도 진보정당이 일부 내각 구성에 참여하였다가 정권 차원의 파병과 반노동정책 시행으로 인해 진보정당 자체가 분할되거나 해체되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기도 했다. 또한 현재와 같이 복지국가와 같은 기준으로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을 추진할 경우 진보정당의 우향우와 진보정치의 해체로 귀결될 수 있다. 현재 노동자민중운동은 세계경제 위기 상황에 대한 대안적인 전망과 가치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득표가 중요하지만 한국사회의 변혁전략이 부재한 채로 득표 전략에만 치중한다면 대중적으로 민주당, 국민참여당과 같은 신자유주의세력과 차별화되기 어려울 것이다.

김태연: 진보대통합은 정당통합 범주가 있고, 연대 수준의 범주가 있는데, 지금은 사실상 정당통합의 얘기다. 그런데 지금 정당통합 논의는 폭력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논리가 단순하다. 왜 다른가를 논의하지 않고, 정당이 분열되어 노동조합이 복잡하고 골치 아프다는 식이다. 민주노총의 진보대통합을 위한 10만 서명운동, 굉장히 폭력적이다. 좀 더 확대하면 진보정당이라는 것은 특정 정당의 지칭이 되어 버렸다. 제가 고민하는 사회주의 정당은 완전히 다른 결의 문제가 되었다. 진보정당 외의 부분은 인정치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배타적 지지의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다.
대중조직 수준이건 정당 수준이건 노동자민중의 힘을 합치는 것이 추구되어야 한다. 정당통합과 배타적 지지는 노동자민중 진영의 연대를 질식시킨다. 진보정당 통합 수준을 넘어서서 변혁진영을 조직통합으로 강제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연대 투쟁체의 수준에서 당면한 투쟁을 중심으로 논의해야 한다. 변혁운동 진영 내의 선거연합은 그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될 수 있다고 본다.
이와 연동해서 현재 진행되는 야4당 선거연합을 보자. 민주노동당이 10석의 의석을 확보한 후 당이 쪼개졌다. 진보정당은 일정정도의 대중적 지지를 얻고, 표를 얻고, 의석을 확보했다. 의석확대 답보 상태가 굉장히 오래되었다거나 확대방안이 도저히 없다고 확인된 상태도 아니었다. 다른 나라를 보면 이렇게 빠른 성장을 한 진보정당 운동은 흔치 않다. 자력으로 도저히 안 된다는 것이 확인된 바가 없는데, 그것을 포기하고 십여 년간 대적 상태에 있던 정치세력과 손을 잡는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 이른바 정치공학적 면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 지금 진보정당 운동이 살기 위해서는 민주당 자유주의 세력을 찌그러뜨려야 한다. 이쪽에서 손을 잡고 이쪽의 힘을 키운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다 죽어가는 민주당 살려주는 것이다. 여러 가지 미사여구를 붙이지만, 국회의원의 입신양명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진보정당 운동이 10년 이후에 어떻게 될 것인지 고민이 없다는 것이다.

임승철: 출세주의 많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정치 지형에서 한나라당을 아웃시키는 것의 정치적 의미, 그것이 갖고 올 변화의 폭에 대한 정치적 판단의 차이는 있는 것 같다.

김태연: 그런 차이 있는 것 안다. 그것만으로 해석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임승철: 예전부터 고질적인 비판적 지지, 묻지마 반MB 연대가 모양을 바꿔가면서 나타난다.

정종권: 반MB 연대에는 개인적 출세주의와 정치공학 등이 다 섞여 있다. 이 문제에 대한 접근 방법은 반MB 연대의 ‘반’자도 꺼내지 마라가 아니다. 죽어가는 민주당을 살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진보정치의 독자적인 흐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뭐냐를 고민하는 것이다. 독이 되는 요인이 더 크다면 잘라야 한다. 득이 된다면 제한적으로 써야 한다. 구체적 내용을 살펴야 한다. 플러스 요인을 극대화시키고 마이너스 요인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플러스 될 수 있는 요인은 두 가지 정도다. 영국 자민당과 보수당이 연립했는데, 그 조건이 정당명부비례대표제 국민투표였다. 그런 정도의 전략적 조건들이 된다면 고민할 수 있다. 반MB연합을 일반화시킬 수는 없다. 김태연 동지가 얘기한 수세적 경향 등 문제 있다고 생각하지만, 반MB연합 자체를 좌파가 꺼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김태연: 그런 면에서 지금은 반MB 연합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반MB연합은 곧 민주당과의 연합으로 드러난다. MB 정권에 대한 공동 대응은 다양한 수준에서 할 수 있다. 그런데 4.27 보선에서 민주노동당은 당연하고, 결국 진보신당도 4당 연합을 했다.

정종권: 아니다. 강원도는 안했다.

김태연: 하지만 4.27 보선에서 4야당 선거연합이 이루어졌다고 발표됐다.

이현대: 야당과의 무원칙한 선거연합은, 의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 충북 제천의 경우도 민주노동당 당원이 탈당해서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했다. 또한 진보정당운동 내부에서 국민참여당, 나아가 민주당까지 ‘복지국가’라는 단일가치로 결집하자는 ‘복지국가진보정치연대’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과의 무원칙한 선거연합의 부정적 효과가 진보정당운동의 정체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노동자민중운동 내부의 갈등만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김태연: 민주노동당은 강령에서 사회주의를 없애버렸다. 이념이나 지향이 발전하는 방향으로 가야하는데, 통합문제나 총대선의 과정에서 보면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정책적 문제가 아니라 어느 지역에서 누가 후보를 차지하느냐가 쟁점이 될 뿐이다. 전술적으로도 자유주의 정파의 과거 문제에 대해 드러내는 과정이 없다. 조직적 반성, 성찰을 표명하라는 것까지 아니더라도 비정규직 관련해 이런 것을 잘못했다는 것을 대중이 알도록 하는 것이 전혀 없다. 운동적 의미가 없다. 야4당 연합을 하면, 중앙에서 모여서 사진 찍고 발표한다. 과거 10년간 집권세력과 선거에서 연합전술을 구사하는데 비정규직 문제 등이 대중적으로 각인되도록 하는, ‘민주당 분파가 과거에 이것에 대해 잘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라고 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

임승철: 여전히 ‘묻지마 반MB 연대’ 경향이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다만 진보신당이나 여러 사회단체들이 들어오면 제동이 걸릴 것이다. 그래서 통합이 절실하다.

김태연: 그래도 뭔가 가능성이 보여야 한다. 나도 예전에 민주노동당 입당전술을 주장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더 어렵다.

임승철: 제동이 걸려서 이 정도 하는 것이다. 안 걸렸으면 더 했을 것이다.

정종권: 선거연합을 추진한다면 진보정당이 핵심적으로 제기하는 정책합의 사항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우리가 제기하는 핵심 정책을 다 받으면 선거연합을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자: 진보대통합이나 선거연합 방안에 관해 의견을 들어보았다. 예상대로, 토론자들 사이에 견해 차이가 확인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의석 확보’와 ‘반한나라당 정권교체’에 경도된 진보정당과 민중운동의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해 주었다. 앞으로도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발전을 위해 토론과 협력을 이어나가자. 『사회운동』도 오늘 좌담에 후속하는 토론 자리를 계속 마련하도록 하겠다. 장시간 좌담에 함께 해 주신 것에 대해 독자들을 대신해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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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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