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철폐와 정리해고분쇄를 위한 전국대장정
<b>단결·연대·투쟁·승리로 뭉친 전국순회투쟁단</b>
비정규노동자들로 구성된 전국순회투쟁단은 방송사비정규직, 한국통신계약직, 인사이트코리아, 볼보코리아, 이랜드노조 등 붙박이 비정규노조원들로 이루어졌다. 투쟁단은 투쟁팀·연대팀·승리팀·단결팀 등 4개조로 나누어졌으며 각 팀마다 학생연대팀 또한 자발적으로 투쟁대오에 합류하였다. 그러나, 실제 투쟁계획에서 투쟁일정과 시간 등에서 미숙한 점이 현장에서 조금씩 불거지기 시작했다.
방송사 비정규직팀은 투쟁팀으로 합류해 전북지역과 광주지역을 목표로 시작된 3박4일간의 현장투쟁을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외치고 뛰었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전주 114안내국이었다. 새벽 눈보라 속을 가르며 힘찬 시동을 걸었지만, 제일 먼저 맞이한 것은 비정규조합원이 아니라 방패와 곤봉으로 무장한 경찰이었다. 우리 또한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북본부에서 새벽부터 우리들을 맞이하느라 전북본부 본부장과 조직부장들이 방송차량을 대기시켜놓고 후위에 오들오들 떨고있는 모습에 우리는 다시한번 아랫배에 힘을 주고 대오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전주에서의 첫집회여서 그런지 동지들의 모습이 조금은 움츠려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조심스러워 하는 자세가 역력히 보였다.
처음 방송을 잡은 것은 투쟁팀 대오를 이끌고 있는 한통계약직 팀장이었지만, 새벽잠을 설치고 4시간동안 달려온 탓에 여독이 풀리지 않은 듯 힘있는 한통비정규노동자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필자는 대오에서 뛰쳐나와 마이크를 잡고 거침없이 토해내기 시작했다. 비정규직 양산하는 김대중정권 퇴진하라! 비정규직 완전철폐 정규직화 쟁취하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맺힌 한과 피눈물나는 지난 세월, 노동자 속에서 노동자계급을 다시 양산하는 현실에 굴욕감과 처절함, 뱃속의 허전함도 잊은 채 우리는 뭉쳤고 또한번의 동지애를 확인하며 외쳤다. 비정규직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b>더많은 비정규노동자들을 만났어야 했다</b>
아침 출근하는 전주시민들은 묵묵히 우리들을 지켜보며 침통한 얼굴로, 걱정스런 모습으로 비정규노동자들의 절규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한 60대노인은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아니, 젊은이, 우리 선생님이 댁들한테 크게 잘못한 게 있남? 어렵게 대통령 됐는디 자꾸 물러나라면 워뜩혀 이 사람들아! 그리고, 비정규가 뭐여, 그것도 회사여? 비정규회사가 망한겨? 전화국하고 합작했남? 전화국 앞에서들 지랄하게, 잉? 시끄러워 못살겠네."
그렇다. 대다수 국민들과 노동자들은 그 분이 영원한 선생님으로 남길 원했고, 영원히 우리들의 가슴속에 맺혀있길 간절히 바랬는지도 모른다. 세명의 군사독재 정권하에서 모진 고문과 탄압은 그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뻔한 세월도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분을 민주화의 상징으로 영원한 선생님이기를 원했는지 모른다. 1992년 어느 일간지와의 인터뷰기사가 생각난다. 모든 정치의 원동력은 서민과 노동자와 국민 속에서 정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요지의 말씀. 이는 작금을 살아가는 비정규노동자들과 갈수록 부익부빈익빈이 심화되는 지금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부인하지는 못하리라.
점심시간이 훨씬 넘게 전주 114안내국 앞에서의 집회는 114안내동지들과의 결합이 실패로 돌아갔다. 강인한 인내력과 투지넘치는 학생연대 동지들에게서 미래의 노동자 희망을 얻을 수 있었고, 공부하는 학생의 탈에서 벗어나 비정규 노동자들의 현실을 투쟁으로 각인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대견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참으로 흐뭇한 마음으로 뭉클한 가슴들을 접할 수 있었다.
다만, 전국순회현장투쟁단의 이름과 걸맞게 짜임새 있는 계획과 좀더 많은 비정규투쟁사업장을 방문하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다. 타격투쟁 또한 한국통신에만 국한된 투쟁이어서 불만이 없지 않았다. 전주에서의 일정 또한 여성노동자대회, 전주화성섬유, 동산사내하청 등 비정규관련단체들과 좀더 많은 시간을 갖는 데 할애했어야 했다.
<b>비정규직 완전철폐의 그날까지 </b>
특성상 지역 비정규노동자들과 충분한 토론과 현장상황을 좀더 적확히 파고들어 비정규노동자들의 연대와 동질성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시간 또한 부족한 것이 흠이다.
군산의 개정병원 동지들, 2년이 넘도록 힘겹게 싸우는 여성노동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다. 한시간 남짓한 연대집회는 개정병원 동지들에게 도움을 주기는커녕 아쉬움만 남겨주고 말았다. 군산 노동부 앞마당의 집회는 대우차동지들과 개정병원 동지들 그리고 현장투쟁단 등 합동연대집회 후 거리행진을 하며 정규직, 비정규직이 한마당을 이루었다. 이 끈끈한 연대집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을 실망하게 만들고 말았다. 마무리까지 함께 해주기를 원했던 군산 개정병원의 동지들이 아쉬워하며 우리들의 등뒤에서 끝까지 서서 떠나는 우리를 지켜보는 모습.
그 모습은 안타까움에 비정규들만의 아집과 고집을 그대로 보여주는 우리들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군산에 왔으니 바다구경하자는 의견이 있었고, 군산시내에서 선전전을 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물론, 후자는 끝까지 이 곳에서 남아 마무리집회를 하길 원했지만, 결국 전국순회투쟁단은 아름답지 못한 모순을 남기고 말았다.
광주에서도 대우캐리어동지들과의 만남 역시 그 지역의 노동자들을 흥분하게 만들었고, 그들은 기대감으로 우리를 맞이하였다. 그렇지만, 결국 시간관계상 30분집회에 사내하청 동지들과 대화조차 하지 못하고 떠나야 했다.
민주노총에서 주관을 했건 공공연맹에서 주관을 했건, 계획과 예산, 시간일정 등 충분한 검토 없이 출발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전북본부와 광주본부 등 관계자들의 심적 고충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잠자리에서 식사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전북본부장님과 관계자 그리고 광주지역 본부장님께도 감사의 말씀드리며 다음 그런 기회가 나에게 주어진다면 다시한번 힘찬 투쟁의 정신으로 전남·북지역의 비정규동지들과 함께 외칠 것이다. 비정규직 완전철폐, 정규직화 쟁취하자! 노동자해방 쟁취하는 날까지 투쟁!
방송사 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 주봉희
비정규노동자들로 구성된 전국순회투쟁단은 방송사비정규직, 한국통신계약직, 인사이트코리아, 볼보코리아, 이랜드노조 등 붙박이 비정규노조원들로 이루어졌다. 투쟁단은 투쟁팀·연대팀·승리팀·단결팀 등 4개조로 나누어졌으며 각 팀마다 학생연대팀 또한 자발적으로 투쟁대오에 합류하였다. 그러나, 실제 투쟁계획에서 투쟁일정과 시간 등에서 미숙한 점이 현장에서 조금씩 불거지기 시작했다.
방송사 비정규직팀은 투쟁팀으로 합류해 전북지역과 광주지역을 목표로 시작된 3박4일간의 현장투쟁을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외치고 뛰었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전주 114안내국이었다. 새벽 눈보라 속을 가르며 힘찬 시동을 걸었지만, 제일 먼저 맞이한 것은 비정규조합원이 아니라 방패와 곤봉으로 무장한 경찰이었다. 우리 또한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북본부에서 새벽부터 우리들을 맞이하느라 전북본부 본부장과 조직부장들이 방송차량을 대기시켜놓고 후위에 오들오들 떨고있는 모습에 우리는 다시한번 아랫배에 힘을 주고 대오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전주에서의 첫집회여서 그런지 동지들의 모습이 조금은 움츠려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조심스러워 하는 자세가 역력히 보였다.
처음 방송을 잡은 것은 투쟁팀 대오를 이끌고 있는 한통계약직 팀장이었지만, 새벽잠을 설치고 4시간동안 달려온 탓에 여독이 풀리지 않은 듯 힘있는 한통비정규노동자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필자는 대오에서 뛰쳐나와 마이크를 잡고 거침없이 토해내기 시작했다. 비정규직 양산하는 김대중정권 퇴진하라! 비정규직 완전철폐 정규직화 쟁취하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맺힌 한과 피눈물나는 지난 세월, 노동자 속에서 노동자계급을 다시 양산하는 현실에 굴욕감과 처절함, 뱃속의 허전함도 잊은 채 우리는 뭉쳤고 또한번의 동지애를 확인하며 외쳤다. 비정규직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b>더많은 비정규노동자들을 만났어야 했다</b>
아침 출근하는 전주시민들은 묵묵히 우리들을 지켜보며 침통한 얼굴로, 걱정스런 모습으로 비정규노동자들의 절규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한 60대노인은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아니, 젊은이, 우리 선생님이 댁들한테 크게 잘못한 게 있남? 어렵게 대통령 됐는디 자꾸 물러나라면 워뜩혀 이 사람들아! 그리고, 비정규가 뭐여, 그것도 회사여? 비정규회사가 망한겨? 전화국하고 합작했남? 전화국 앞에서들 지랄하게, 잉? 시끄러워 못살겠네."
그렇다. 대다수 국민들과 노동자들은 그 분이 영원한 선생님으로 남길 원했고, 영원히 우리들의 가슴속에 맺혀있길 간절히 바랬는지도 모른다. 세명의 군사독재 정권하에서 모진 고문과 탄압은 그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뻔한 세월도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분을 민주화의 상징으로 영원한 선생님이기를 원했는지 모른다. 1992년 어느 일간지와의 인터뷰기사가 생각난다. 모든 정치의 원동력은 서민과 노동자와 국민 속에서 정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요지의 말씀. 이는 작금을 살아가는 비정규노동자들과 갈수록 부익부빈익빈이 심화되는 지금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부인하지는 못하리라.
점심시간이 훨씬 넘게 전주 114안내국 앞에서의 집회는 114안내동지들과의 결합이 실패로 돌아갔다. 강인한 인내력과 투지넘치는 학생연대 동지들에게서 미래의 노동자 희망을 얻을 수 있었고, 공부하는 학생의 탈에서 벗어나 비정규 노동자들의 현실을 투쟁으로 각인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대견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참으로 흐뭇한 마음으로 뭉클한 가슴들을 접할 수 있었다.
다만, 전국순회현장투쟁단의 이름과 걸맞게 짜임새 있는 계획과 좀더 많은 비정규투쟁사업장을 방문하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다. 타격투쟁 또한 한국통신에만 국한된 투쟁이어서 불만이 없지 않았다. 전주에서의 일정 또한 여성노동자대회, 전주화성섬유, 동산사내하청 등 비정규관련단체들과 좀더 많은 시간을 갖는 데 할애했어야 했다.
<b>비정규직 완전철폐의 그날까지 </b>
특성상 지역 비정규노동자들과 충분한 토론과 현장상황을 좀더 적확히 파고들어 비정규노동자들의 연대와 동질성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시간 또한 부족한 것이 흠이다.
군산의 개정병원 동지들, 2년이 넘도록 힘겹게 싸우는 여성노동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다. 한시간 남짓한 연대집회는 개정병원 동지들에게 도움을 주기는커녕 아쉬움만 남겨주고 말았다. 군산 노동부 앞마당의 집회는 대우차동지들과 개정병원 동지들 그리고 현장투쟁단 등 합동연대집회 후 거리행진을 하며 정규직, 비정규직이 한마당을 이루었다. 이 끈끈한 연대집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을 실망하게 만들고 말았다. 마무리까지 함께 해주기를 원했던 군산 개정병원의 동지들이 아쉬워하며 우리들의 등뒤에서 끝까지 서서 떠나는 우리를 지켜보는 모습.
그 모습은 안타까움에 비정규들만의 아집과 고집을 그대로 보여주는 우리들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군산에 왔으니 바다구경하자는 의견이 있었고, 군산시내에서 선전전을 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물론, 후자는 끝까지 이 곳에서 남아 마무리집회를 하길 원했지만, 결국 전국순회투쟁단은 아름답지 못한 모순을 남기고 말았다.
광주에서도 대우캐리어동지들과의 만남 역시 그 지역의 노동자들을 흥분하게 만들었고, 그들은 기대감으로 우리를 맞이하였다. 그렇지만, 결국 시간관계상 30분집회에 사내하청 동지들과 대화조차 하지 못하고 떠나야 했다.
민주노총에서 주관을 했건 공공연맹에서 주관을 했건, 계획과 예산, 시간일정 등 충분한 검토 없이 출발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전북본부와 광주본부 등 관계자들의 심적 고충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잠자리에서 식사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전북본부장님과 관계자 그리고 광주지역 본부장님께도 감사의 말씀드리며 다음 그런 기회가 나에게 주어진다면 다시한번 힘찬 투쟁의 정신으로 전남·북지역의 비정규동지들과 함께 외칠 것이다. 비정규직 완전철폐, 정규직화 쟁취하자! 노동자해방 쟁취하는 날까지 투쟁!
방송사 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 주봉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