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시대의 동남아시아 성매매
<b>폭력과 착취에 시달리는 전세계의 여성들</b>
작년 9월 군산매매춘지역 화재 참사는 한국 성매매 여성들이 어떠한 상황에 놓여있었는지는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비록 화재와 여성들의 죽음으로 더 큰 경악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동물 이하의 삶을 살고 있었을까'라며 놀라기도 했다. 그런데 군산 여성들의 감금, 폭력과 착취는 사실상 너무나 광범위한 현상이다.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그리고 전세계에서 말이다.
세계 선진국과 다국적 기업들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IMF구조조정, 세계은행에의 외채, WTO가 강제하고 있는 자유무역과 규제완화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자들은 이미 사회적, 경제적 약자인 여성들이라는 사실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더 값싸고 순응적인 노동을 찾아 초국적 자본은 지구상을 돌아다니면서 현지 여성들을 착취하던가, 아니면 빈곤을 피해 선진국으로 이주한 여성들을 착취한다. 이 중에서도 특히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착취는 그 어느 때보다도 극악한 상황에 이르렀다.
오늘날의 성매매는 단순히 한 국가 내에서 성산업을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세계로 확대되었다는 측면에서 이전 시기의 성매매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성매매가 수적으로 급증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세계화로 인한 국제노동분업에 따라 훨씬 많은 여성들이 더욱 값싸게 해외로 팔려나가고 있으며, 이러한 저임금화는 인신매매, 폭력과 노예화를 정당화하고 있다. 세계화의 언저리에 놓여있는 제3세계 여성들에게 성매매의 길은 생존을 위한 유일한 길이 되어가고 있다.
<b>동남아시아 - 국제 성매매의 사각지대</b>
'성매매'이라고 하면 곧바로 '동남아시아' 지역이 생각날 정도로 동남아시아의 성매매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였다. 1년에 약 20만에서 25만 명의 동남아시아 여성과 아동이 해외로 팔려나가고 있으며, 이는 전세계 국제 인신매매의 약 1/3을 차지하는 수이다. 이 중 약 60%는 동남아시아의 다른 국가로 팔려나가고 나머지 40%가 세계의 기타 지역으로 나간다. 미국으로 팔려나간 4만~ 5만의 여성과 아동 중 60%가 동남아시아 출신이다. 1990년과 1997년 사이 약 20만 명의 여성들이 방글라데시에서 인도, 파키스탄 또는 중동으로 인신매매 당했으며, 인도의 매음굴에서는 약 16만명의 네팔 여성과 소녀들이 일하고 있다. 매달 200여명의 네팔 여성들이 인도의 도시들로 흘러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1990년에 들어서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의 여성들은 태국으로 유입되기 시작하였는데, 태국 치앙마이에서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 중 50%가 마얀마 정글출신의 가난한 여성들이다. 태국 여성들은 태국보다 더욱 발전한 다른 아시아국가 또는 서구 선진국으로 가고 있다. 인도네시아 여성들 역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와 중동 등으로 이주하고 있다. 한국도 역시 동남아시아 여성들의 최종 목적지가 되고 있다.
최근 한국에 '엔터테이너'로 와서 기획사와 포주들에게 속아, 결국에는 강제로 성매매에 종사하게 되는 필리핀 여성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여성들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성이 짓밟힌 채 노예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이제 그다지 놀랍지 않은 현상이다. 한국에 끌려와 강제로 성매매에 종사하게 되는 필리핀 여성들의 이야기는 최근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국제적 성매매의 전형적인 단면을 보여준다. 국제 기획사들과 포주들은 가난한 여성들에게 '엔터테이너'나 '가정부'와 같은 일자리를 주겠다고, 또는 더 경제사정이 나은 국가의 신부로 주선해주겠다고 그럴싸하게 유혹한다.
결국 이들은 여성들을 배에 실어 팔아넘기고, 팔려간 여성들은 결국 대상국에서 육체적, 정신적 폭력에 시달리면서 살아가게 된다. 10살 안팎의 소녀들도 고된 강제노동에 시달리던가 호르몬 주사를 맞아가면서 '고객'을 받도록 강요받는다. 국제 결혼중매인들은 가난하기 때문에 무엇이든 마다할 수 없는 순종적인 동남아시아 여성들을 '주문 판매'하여 짭짤한 수익을 챙기며, 가부장들은 여성들을 강요된 '순종성'의 굴레 속에 결혼이라는 합법적 제도로 묶어버린다. 포주들은 끌려온 여성들을 1만5천에서 2만 달러 정도에 사들이고 최근에는 포주들끼리 월 '임대료'를 받으면서 단기간 여성들을 '빌려주는' 형태의 거래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포주들이 여성들의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은 사실상 여성들 자신이 부담하고 있다. 여성들은 자신에게 '일거리를 제공'해준 포주에게 자동적으로 수백 달러의 부채가 생기고 이를 빌미로 포주들은 여성들에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온갖 서비스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여성들은 성'매매'가 아닌 사실상 성'착취'를 당하고 있다.
<b>가장 '낡은' 직업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산업으로</b>
자국 내에서나 국제적으로 팔려나가는 여성들의 '죄'는 '가난한 여성'이라는 것 밖에 없다. 이 가난함은 냉전 시대 군사주의에 의해 고착화 또는 이용되었으며, 지금 국제적 성매매의 발판이 되었다. 역사적으로 군사주의와 여성에 대한 폭력은 바늘과 실과 같은 관계를 형성해왔으며, 동남아시아에서 성매매가 발달하게 된 데에는 미군 체류가 중대한 역할을 하였다. 2차세계대전 이후 아시아지역에서 군사주의의 발현은 인도차이나 반도, 베트남과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전쟁으로 빈곤과 경제종속을 고착화했으며, 이에 대한 대가는 여성들이 치루어야만 했다. 미국은 이 지역에 투입된
작년 9월 군산매매춘지역 화재 참사는 한국 성매매 여성들이 어떠한 상황에 놓여있었는지는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비록 화재와 여성들의 죽음으로 더 큰 경악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동물 이하의 삶을 살고 있었을까'라며 놀라기도 했다. 그런데 군산 여성들의 감금, 폭력과 착취는 사실상 너무나 광범위한 현상이다.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그리고 전세계에서 말이다.
세계 선진국과 다국적 기업들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IMF구조조정, 세계은행에의 외채, WTO가 강제하고 있는 자유무역과 규제완화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자들은 이미 사회적, 경제적 약자인 여성들이라는 사실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더 값싸고 순응적인 노동을 찾아 초국적 자본은 지구상을 돌아다니면서 현지 여성들을 착취하던가, 아니면 빈곤을 피해 선진국으로 이주한 여성들을 착취한다. 이 중에서도 특히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착취는 그 어느 때보다도 극악한 상황에 이르렀다.
오늘날의 성매매는 단순히 한 국가 내에서 성산업을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세계로 확대되었다는 측면에서 이전 시기의 성매매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성매매가 수적으로 급증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세계화로 인한 국제노동분업에 따라 훨씬 많은 여성들이 더욱 값싸게 해외로 팔려나가고 있으며, 이러한 저임금화는 인신매매, 폭력과 노예화를 정당화하고 있다. 세계화의 언저리에 놓여있는 제3세계 여성들에게 성매매의 길은 생존을 위한 유일한 길이 되어가고 있다.
<b>동남아시아 - 국제 성매매의 사각지대</b>
'성매매'이라고 하면 곧바로 '동남아시아' 지역이 생각날 정도로 동남아시아의 성매매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였다. 1년에 약 20만에서 25만 명의 동남아시아 여성과 아동이 해외로 팔려나가고 있으며, 이는 전세계 국제 인신매매의 약 1/3을 차지하는 수이다. 이 중 약 60%는 동남아시아의 다른 국가로 팔려나가고 나머지 40%가 세계의 기타 지역으로 나간다. 미국으로 팔려나간 4만~ 5만의 여성과 아동 중 60%가 동남아시아 출신이다. 1990년과 1997년 사이 약 20만 명의 여성들이 방글라데시에서 인도, 파키스탄 또는 중동으로 인신매매 당했으며, 인도의 매음굴에서는 약 16만명의 네팔 여성과 소녀들이 일하고 있다. 매달 200여명의 네팔 여성들이 인도의 도시들로 흘러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1990년에 들어서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의 여성들은 태국으로 유입되기 시작하였는데, 태국 치앙마이에서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 중 50%가 마얀마 정글출신의 가난한 여성들이다. 태국 여성들은 태국보다 더욱 발전한 다른 아시아국가 또는 서구 선진국으로 가고 있다. 인도네시아 여성들 역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와 중동 등으로 이주하고 있다. 한국도 역시 동남아시아 여성들의 최종 목적지가 되고 있다.
최근 한국에 '엔터테이너'로 와서 기획사와 포주들에게 속아, 결국에는 강제로 성매매에 종사하게 되는 필리핀 여성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여성들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성이 짓밟힌 채 노예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이제 그다지 놀랍지 않은 현상이다. 한국에 끌려와 강제로 성매매에 종사하게 되는 필리핀 여성들의 이야기는 최근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국제적 성매매의 전형적인 단면을 보여준다. 국제 기획사들과 포주들은 가난한 여성들에게 '엔터테이너'나 '가정부'와 같은 일자리를 주겠다고, 또는 더 경제사정이 나은 국가의 신부로 주선해주겠다고 그럴싸하게 유혹한다.
결국 이들은 여성들을 배에 실어 팔아넘기고, 팔려간 여성들은 결국 대상국에서 육체적, 정신적 폭력에 시달리면서 살아가게 된다. 10살 안팎의 소녀들도 고된 강제노동에 시달리던가 호르몬 주사를 맞아가면서 '고객'을 받도록 강요받는다. 국제 결혼중매인들은 가난하기 때문에 무엇이든 마다할 수 없는 순종적인 동남아시아 여성들을 '주문 판매'하여 짭짤한 수익을 챙기며, 가부장들은 여성들을 강요된 '순종성'의 굴레 속에 결혼이라는 합법적 제도로 묶어버린다. 포주들은 끌려온 여성들을 1만5천에서 2만 달러 정도에 사들이고 최근에는 포주들끼리 월 '임대료'를 받으면서 단기간 여성들을 '빌려주는' 형태의 거래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포주들이 여성들의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은 사실상 여성들 자신이 부담하고 있다. 여성들은 자신에게 '일거리를 제공'해준 포주에게 자동적으로 수백 달러의 부채가 생기고 이를 빌미로 포주들은 여성들에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온갖 서비스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여성들은 성'매매'가 아닌 사실상 성'착취'를 당하고 있다.
<b>가장 '낡은' 직업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산업으로</b>
자국 내에서나 국제적으로 팔려나가는 여성들의 '죄'는 '가난한 여성'이라는 것 밖에 없다. 이 가난함은 냉전 시대 군사주의에 의해 고착화 또는 이용되었으며, 지금 국제적 성매매의 발판이 되었다. 역사적으로 군사주의와 여성에 대한 폭력은 바늘과 실과 같은 관계를 형성해왔으며, 동남아시아에서 성매매가 발달하게 된 데에는 미군 체류가 중대한 역할을 하였다. 2차세계대전 이후 아시아지역에서 군사주의의 발현은 인도차이나 반도, 베트남과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전쟁으로 빈곤과 경제종속을 고착화했으며, 이에 대한 대가는 여성들이 치루어야만 했다. 미국은 이 지역에 투입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