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위한 정부인가? 해외 투자자를 위한 정부인가?
지난 4월 27일, [투자협정 자유무역협정과 한국경제에 관한 토론회]가 열린 국회의원 소회의실에서, 우리는 '한국경제의 미래는 해외투자자들의 손에 달려있다!'는 김대중정부의 굳은 신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토론에 나선 정부 관계자들은, '초국적자본의 이윤놀음앞에 민중의 삶을 송두리째 내던지는 투자협정은 중단되어야 한다'는 민중운동진영의 주장에 대해 '해외투자자들에게 한국은 장사가 되는 나라라는 인상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지난 2월19일 국회 산자위에서 안영근의원에(한나라당) 의해 한미투자협정과 '공기업 민영화'가 연관이 있음이 주장되었다. 즉 협상과정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세이프 가드', '스크린쿼터'등의 문제를 일괄처리하도록 (공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내국민대우 유보대상'이 대폭 축소되어, 결국 한미투자협정에 의해 공기업 민영화가 부추겨졌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는, 2월 이후 국회에서는 처음으로 협상의 내용이나 일정 조차도 공개되지 않던 투자협정과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관한 논쟁이 이루어졌다. 또한, 처음으로 투자협정·자유무역협정에 관한 민중운동진영의 우려에 대한 정부의 허심탄회한(뻔뻔스러운?)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2시간 가량 동안 진행된 토론회는 '투자협정·WTO 반대 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과 외교통상부의 주제발표와 국민행동,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국회 산자위 관계자들의 패널토론, 그리고 자유토론, 세 부분으로 진행되었다.
***
주제발표를 통해 이해영 교수(한신대 국제관계학부)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미· 한일투자협정과 한칠레 투자협정이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주식, 채권, 외환 등 3대 금융시장에서의 외국인 비중이 대폭 증가하는 등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주인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협정은 어떤 안전판도 없이 한국경제를 국제금융시장의 장단에 춤추도록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특히, 1) 미국이 투자협정을 주로 체결하는 국가는 주로 중남미, 아시아, 아프리카의 저발전국으로 투자후 떼일 우려가 있는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 2) 한미투자협정이 97년말 IMF 위기상황에서 외자유치를 위하여 한국의 적극적인 제기로 재개된 것이라서 출발부터 한국이 열등한 지위에 놓여있었다는 점, 3) 협상의 방식이 미국이 작성해놓은 표준문안을 바탕으로 항목을 첨삭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한국측은 협상안이 아예 없다는 점이 한미투자협정의 불평등성을 보여주는 증거임을 주장했다. 결국 투자협정으로 한국경제의 대외종속성이 심화되고, '이행의무부과 금지 조항'으로 인해 경제적 실익이 있을수 없으며, 노동, 농민, 인권, 환경등은 고삐 풀린 자본의 맹목적인 이윤추구 앞에 파괴될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혁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은 '외국인투자의 원칙적 자유화, 투자에 대한 강제적 이행의무부과 금지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New Generation 협정'이라고 주장했다. 투자협정 체결 현황에 대하여 '한미투자협정은 98년 6월9일 한미정상회담 이후 실무협상이 전개되었으나 99년 5월 스크린쿼터 문제가 미해결상태로 협상진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이고, '한일투자협정은 98년 11월 시작하여 실무회의가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금융, 노동등 몇가지 이견을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협정의 가장 큰 효과가 '신뢰도 재고'라며 '한국에 들어오는 자본은 기본적으로 한국에 유리한 자본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또한, 자유무역협정이 전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히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예외가 된다면 매우 불리해질 것이라 진단하며, 그 시작이 '한-칠레자유무역협정'이라고 설명했다.
***
패널토론에서는 크게 세가지의 주제를 놓고 이종회 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안영근 한나라당 의원, 안광명 재경부 국제경제과장, 서석숭 산자부 미주협력과장 간의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다.
첫 번째는 투자협정으로 인한 외환위기의 발발 가능성에 관한 것이었다. 투자협정에 의하면, 생산설비를 위한 투자에서부터 투기적인 목적의 단기자본까지 광범위하게 '투자'로 규정되어 자유화조처가 취해지기 때문에 투기자본의 이동을 통제할 방안이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종회 집행위원장은 "투자협정은 '국가안보'에 관한 사항이 아니면 외환위기의 상황에서도 세이프가드를 적용할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한국 외환보유고 950억불 중 75%가 외자인 상황에서 이 돈은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기때문에, 투자협정에 의하면 외환위기가 언제든 발발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광명 과장은 "미국의 투자협정 표준문안에 따르면 투기자본을 규제할 방안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국민행동의 주장이 기우가 아님을 확인시켜주었다. 그는 이어서 "외자의 비율이 높고 또한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이를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규제조치가 아닌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즉 그의 주장은 들어온 돈을 못나가게하는 규제조치는 오히려 외자유출의 원인이 될 위험있고,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보장이야말로 좀더 적극적인 외자유치책이라는 것이였다. 결국 외자유치전략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 그는 좀더 외자들의 입맛을 맞추어주는 정책이 무엇인지에관해 답한꼴이였다)
두 번째는 이행의무부과금지에 관한 것이었다. 이는 투자협정의 주요 조항중 하나로, 외국인투자에 대하여 기술이전, 고용승계등의 의무를 부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내국인을 몇%이상 고용하라'거나 '국내부품을 몇%이상 사용하라'고 권고하는것도 불가능하다.
서석숭 과장은 "투자에 대하여 의무를 부과하지 않는 것이 국제관례이고 이를 거스를수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외국에서 들어온 기업이 채산성이 맞지 않아 퇴각하는 것보다 한국내에서 장사가 되서 나가려고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인들이 투자를 하면 이익을 얻는 것이 기본이다. 기술을 얻어내려면 그들에게 적극적으로 인센티브를 부여하면된다"는 그의 주장은 "그것은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 아니냐?"는 사회자(이찬근교수, 인천대)의 질문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에대하여 국민행동측 토론자는 "한국경제가 여기까지 온 것은 수출드라이브 정책 때문이다. 이행의무부과금지에 의하면 수출보조금도 불가능해지게 되는데, 그렇다면 한국경제의 활로는 무엇인가? 한국이 OECD에 가입해서 부과된 협약을 이행하는 것만으로도 휘청휘청하고 있는데, 어떤 단서도 없이 다른나라들이 다 자유화, 개방화하기 때문에 우리도 해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마지막 토론주제였던 '한미투자협정과 공기업 민영화'에 대하여, 안영근의원은 "한전, 가스공사가 부실기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를 손에 넣으려는 미국의 의도를 관철시키는 것이 한미투자협정이다. 가스공사도 올해부터 민영화가 추진되고 발전사업도 외국인지분제한에 철폐된다. 한미투자협정은 공기업 민영화로 가는 아주 중요한 통로이다"라고 주장했다.
서석숭 과장은 안의원이(국회상임위에서 얻은) 비밀문서로 분류되어있는 외교문서를(협상 내용이 드러나있는) 유출한 것에대해 안의원을 추궁하는 것으로 답변을 시작하여, "민영화는 어디까지나 정부가 세운 계획의 틀안에서 추진되었고 이것이 미국의 의견과 합치되었던 것일뿐"이라며 반발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김대중정부가 민중의 삶은 안중에도 없이 투자협정·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는데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쏟아져나왔다.
" 수출주도형 산업구조에서 가장 피해받은 이들이 농민이다. 일단 협정이 체결되고 나면 우리나라에서는 (심지어 정부나 국회조차도 국내법에 우선할뿐아니라 개폐할 수 없는 투자협정 규정상) 누구도 어떻게도 해볼수가 없다. 이익을 보는 것은 미국의 초국적자본 뿐이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에서도 칠레농민이 아니라 미국의 거대기업만 이익을 보게 된다. 투자협정은 을사보호조약 같은 것으로 원천적으로 반대해야 한다."(정광훈, 전농 의장)
" 97년 이후 한국은 IMF와 10차례에 걸쳐 협상을 했다 .공기업 민영화, 금융구조조정등이 IMF 요구에 의해 이루어졌다. 현재 9개 시중은행중 6개에 외자가 들어와 있고 매킨지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금융자본의 80%이상을 수년내에 외국자본이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투자협정이 체결되면, 외국자본이 한국의 경제정책대문에 돈을 못벌었다고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하고, 한국은 모든 정책적인 수단을 시행하지 못하는 일이 초래될수 있다. 모든 피해는 농민, 노동자, 민중들이 지게 된다. 정부의 관료들이 이렇게까지 세계화되어 있는지(이대목에서 객석 웃음)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한국 정부의 공무원이 맞나?" (장화식, 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
"방송, 광업등 주요 산업에 대한 국적제한 폐지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투자협정은 세계화 추세를 따르다 가 문화주권을 상실하는 결과를 불러오도록 할 것이다. 방송등 대중적인 영향력이 큰 부분에서도 민족성을 지켜낼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만이 우리의 유일한 길인가? 그렇다면 전세계에서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움직임은 무엇에 기인한 것인가? 정부가 언급하는 '우리'라는 말은 다수 민중을 배재한 투자자들만을 일컫는 것이 아닌가?" (강내희, 문화개혁시민연대 정책기획위원장)
"투자협정 체결에 반대하는 것은 국수주의를 고수하자는게 아니라 경제위기가 재발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이야기이다. 남미, 특히 멕시코는 82년, 87년, 94년 세차례나 경제위기를 겪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도 마찬가지이다. 거의 국가파산상태에 직면했다. 이는 금융중심 자본의 세계화, 주식, 기술이전, 직접투자, 기업인수합병, 구조조정 등 현재 진행되는 세계화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외자는 위기조짐이 있으면 언제든지 떠난다.
들어온 외자에대해 규제조치를 더해 그들을 내보낼것이 아니라 오히려 외자가 떠나지 않도록 투자협정을 해야한다는 정부의 주장은 자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으나 민중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IMF위기도 예측하지 못했던 당신들은 앞으로 일어날 위기 역시 예측 못하고있으며 민중의 삶을 황폐화시키고 있다."(박하순, 민주노총 대외협력국장)
***
이러한 비판에 대한 정부 관계자들의 답변은, "구조조정이 IMF의 강압이나 억지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다시 검토해보겠다'는 말 뿐이었다. 이런 와중에, 김중동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발언은 눈길을 끌었다.
"지난 시애틀 WTO 뉴라운드 협상결렬은 미국과 일본, 미국과 EU간의 이견이 조정되지 않은 것일뿐, NGO가 미친 영향은 별로 없다. FTAA출범이 엄청난 민중진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혐정체결을 할 수 있었다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지 않나? 투자협정 역시 정부가 국민에게 확신을 줄 수 있나 없나가 관건이다. 정부는 NGO들의 눈치를 보며 질질 끌려다니지말고, 보다 강한 리더쉽을 가지고 이 문제(세계화)를 강력하게 추진해나가야 한다."
이로써 현재 추진되고 있는 한미·한일 투자협정 및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이 초국적자본의 이해만을 철저하게 대변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다면, '고용불안을 초래하고 노동조건을 후퇴시길 것이라는 점', '민중의 환경권, 건강권보다 투자자의 이윤이 우선시된다는 점'등 투자협정과 자유무역협정이 민중의 삶을 어떻게 파괴할 것인지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드러낼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참석한 정부 관계자들은 투자협정의 반민중성을 스스로 폭로해준 셈이다.
지난 2월19일 국회 산자위에서 안영근의원에(한나라당) 의해 한미투자협정과 '공기업 민영화'가 연관이 있음이 주장되었다. 즉 협상과정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세이프 가드', '스크린쿼터'등의 문제를 일괄처리하도록 (공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내국민대우 유보대상'이 대폭 축소되어, 결국 한미투자협정에 의해 공기업 민영화가 부추겨졌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는, 2월 이후 국회에서는 처음으로 협상의 내용이나 일정 조차도 공개되지 않던 투자협정과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관한 논쟁이 이루어졌다. 또한, 처음으로 투자협정·자유무역협정에 관한 민중운동진영의 우려에 대한 정부의 허심탄회한(뻔뻔스러운?)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2시간 가량 동안 진행된 토론회는 '투자협정·WTO 반대 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과 외교통상부의 주제발표와 국민행동,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국회 산자위 관계자들의 패널토론, 그리고 자유토론, 세 부분으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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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발표를 통해 이해영 교수(한신대 국제관계학부)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미· 한일투자협정과 한칠레 투자협정이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주식, 채권, 외환 등 3대 금융시장에서의 외국인 비중이 대폭 증가하는 등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주인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협정은 어떤 안전판도 없이 한국경제를 국제금융시장의 장단에 춤추도록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특히, 1) 미국이 투자협정을 주로 체결하는 국가는 주로 중남미, 아시아, 아프리카의 저발전국으로 투자후 떼일 우려가 있는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 2) 한미투자협정이 97년말 IMF 위기상황에서 외자유치를 위하여 한국의 적극적인 제기로 재개된 것이라서 출발부터 한국이 열등한 지위에 놓여있었다는 점, 3) 협상의 방식이 미국이 작성해놓은 표준문안을 바탕으로 항목을 첨삭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한국측은 협상안이 아예 없다는 점이 한미투자협정의 불평등성을 보여주는 증거임을 주장했다. 결국 투자협정으로 한국경제의 대외종속성이 심화되고, '이행의무부과 금지 조항'으로 인해 경제적 실익이 있을수 없으며, 노동, 농민, 인권, 환경등은 고삐 풀린 자본의 맹목적인 이윤추구 앞에 파괴될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혁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은 '외국인투자의 원칙적 자유화, 투자에 대한 강제적 이행의무부과 금지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New Generation 협정'이라고 주장했다. 투자협정 체결 현황에 대하여 '한미투자협정은 98년 6월9일 한미정상회담 이후 실무협상이 전개되었으나 99년 5월 스크린쿼터 문제가 미해결상태로 협상진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이고, '한일투자협정은 98년 11월 시작하여 실무회의가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금융, 노동등 몇가지 이견을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협정의 가장 큰 효과가 '신뢰도 재고'라며 '한국에 들어오는 자본은 기본적으로 한국에 유리한 자본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또한, 자유무역협정이 전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히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예외가 된다면 매우 불리해질 것이라 진단하며, 그 시작이 '한-칠레자유무역협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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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토론에서는 크게 세가지의 주제를 놓고 이종회 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안영근 한나라당 의원, 안광명 재경부 국제경제과장, 서석숭 산자부 미주협력과장 간의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다.
첫 번째는 투자협정으로 인한 외환위기의 발발 가능성에 관한 것이었다. 투자협정에 의하면, 생산설비를 위한 투자에서부터 투기적인 목적의 단기자본까지 광범위하게 '투자'로 규정되어 자유화조처가 취해지기 때문에 투기자본의 이동을 통제할 방안이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종회 집행위원장은 "투자협정은 '국가안보'에 관한 사항이 아니면 외환위기의 상황에서도 세이프가드를 적용할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한국 외환보유고 950억불 중 75%가 외자인 상황에서 이 돈은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기때문에, 투자협정에 의하면 외환위기가 언제든 발발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광명 과장은 "미국의 투자협정 표준문안에 따르면 투기자본을 규제할 방안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국민행동의 주장이 기우가 아님을 확인시켜주었다. 그는 이어서 "외자의 비율이 높고 또한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이를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규제조치가 아닌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즉 그의 주장은 들어온 돈을 못나가게하는 규제조치는 오히려 외자유출의 원인이 될 위험있고,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보장이야말로 좀더 적극적인 외자유치책이라는 것이였다. 결국 외자유치전략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 그는 좀더 외자들의 입맛을 맞추어주는 정책이 무엇인지에관해 답한꼴이였다)
두 번째는 이행의무부과금지에 관한 것이었다. 이는 투자협정의 주요 조항중 하나로, 외국인투자에 대하여 기술이전, 고용승계등의 의무를 부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내국인을 몇%이상 고용하라'거나 '국내부품을 몇%이상 사용하라'고 권고하는것도 불가능하다.
서석숭 과장은 "투자에 대하여 의무를 부과하지 않는 것이 국제관례이고 이를 거스를수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외국에서 들어온 기업이 채산성이 맞지 않아 퇴각하는 것보다 한국내에서 장사가 되서 나가려고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인들이 투자를 하면 이익을 얻는 것이 기본이다. 기술을 얻어내려면 그들에게 적극적으로 인센티브를 부여하면된다"는 그의 주장은 "그것은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 아니냐?"는 사회자(이찬근교수, 인천대)의 질문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에대하여 국민행동측 토론자는 "한국경제가 여기까지 온 것은 수출드라이브 정책 때문이다. 이행의무부과금지에 의하면 수출보조금도 불가능해지게 되는데, 그렇다면 한국경제의 활로는 무엇인가? 한국이 OECD에 가입해서 부과된 협약을 이행하는 것만으로도 휘청휘청하고 있는데, 어떤 단서도 없이 다른나라들이 다 자유화, 개방화하기 때문에 우리도 해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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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토론주제였던 '한미투자협정과 공기업 민영화'에 대하여, 안영근의원은 "한전, 가스공사가 부실기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를 손에 넣으려는 미국의 의도를 관철시키는 것이 한미투자협정이다. 가스공사도 올해부터 민영화가 추진되고 발전사업도 외국인지분제한에 철폐된다. 한미투자협정은 공기업 민영화로 가는 아주 중요한 통로이다"라고 주장했다.
서석숭 과장은 안의원이(국회상임위에서 얻은) 비밀문서로 분류되어있는 외교문서를(협상 내용이 드러나있는) 유출한 것에대해 안의원을 추궁하는 것으로 답변을 시작하여, "민영화는 어디까지나 정부가 세운 계획의 틀안에서 추진되었고 이것이 미국의 의견과 합치되었던 것일뿐"이라며 반발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김대중정부가 민중의 삶은 안중에도 없이 투자협정·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는데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쏟아져나왔다.
" 수출주도형 산업구조에서 가장 피해받은 이들이 농민이다. 일단 협정이 체결되고 나면 우리나라에서는 (심지어 정부나 국회조차도 국내법에 우선할뿐아니라 개폐할 수 없는 투자협정 규정상) 누구도 어떻게도 해볼수가 없다. 이익을 보는 것은 미국의 초국적자본 뿐이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에서도 칠레농민이 아니라 미국의 거대기업만 이익을 보게 된다. 투자협정은 을사보호조약 같은 것으로 원천적으로 반대해야 한다."(정광훈, 전농 의장)
" 97년 이후 한국은 IMF와 10차례에 걸쳐 협상을 했다 .공기업 민영화, 금융구조조정등이 IMF 요구에 의해 이루어졌다. 현재 9개 시중은행중 6개에 외자가 들어와 있고 매킨지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금융자본의 80%이상을 수년내에 외국자본이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투자협정이 체결되면, 외국자본이 한국의 경제정책대문에 돈을 못벌었다고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하고, 한국은 모든 정책적인 수단을 시행하지 못하는 일이 초래될수 있다. 모든 피해는 농민, 노동자, 민중들이 지게 된다. 정부의 관료들이 이렇게까지 세계화되어 있는지(이대목에서 객석 웃음)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한국 정부의 공무원이 맞나?" (장화식, 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
"방송, 광업등 주요 산업에 대한 국적제한 폐지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투자협정은 세계화 추세를 따르다 가 문화주권을 상실하는 결과를 불러오도록 할 것이다. 방송등 대중적인 영향력이 큰 부분에서도 민족성을 지켜낼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만이 우리의 유일한 길인가? 그렇다면 전세계에서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움직임은 무엇에 기인한 것인가? 정부가 언급하는 '우리'라는 말은 다수 민중을 배재한 투자자들만을 일컫는 것이 아닌가?" (강내희, 문화개혁시민연대 정책기획위원장)
"투자협정 체결에 반대하는 것은 국수주의를 고수하자는게 아니라 경제위기가 재발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이야기이다. 남미, 특히 멕시코는 82년, 87년, 94년 세차례나 경제위기를 겪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도 마찬가지이다. 거의 국가파산상태에 직면했다. 이는 금융중심 자본의 세계화, 주식, 기술이전, 직접투자, 기업인수합병, 구조조정 등 현재 진행되는 세계화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외자는 위기조짐이 있으면 언제든지 떠난다.
들어온 외자에대해 규제조치를 더해 그들을 내보낼것이 아니라 오히려 외자가 떠나지 않도록 투자협정을 해야한다는 정부의 주장은 자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으나 민중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IMF위기도 예측하지 못했던 당신들은 앞으로 일어날 위기 역시 예측 못하고있으며 민중의 삶을 황폐화시키고 있다."(박하순, 민주노총 대외협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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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비판에 대한 정부 관계자들의 답변은, "구조조정이 IMF의 강압이나 억지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다시 검토해보겠다'는 말 뿐이었다. 이런 와중에, 김중동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발언은 눈길을 끌었다.
"지난 시애틀 WTO 뉴라운드 협상결렬은 미국과 일본, 미국과 EU간의 이견이 조정되지 않은 것일뿐, NGO가 미친 영향은 별로 없다. FTAA출범이 엄청난 민중진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혐정체결을 할 수 있었다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지 않나? 투자협정 역시 정부가 국민에게 확신을 줄 수 있나 없나가 관건이다. 정부는 NGO들의 눈치를 보며 질질 끌려다니지말고, 보다 강한 리더쉽을 가지고 이 문제(세계화)를 강력하게 추진해나가야 한다."
이로써 현재 추진되고 있는 한미·한일 투자협정 및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이 초국적자본의 이해만을 철저하게 대변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다면, '고용불안을 초래하고 노동조건을 후퇴시길 것이라는 점', '민중의 환경권, 건강권보다 투자자의 이윤이 우선시된다는 점'등 투자협정과 자유무역협정이 민중의 삶을 어떻게 파괴할 것인지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드러낼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참석한 정부 관계자들은 투자협정의 반민중성을 스스로 폭로해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