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을 통해 본 과학기술자들의 '뻥'에 대한 변명
21세기, 세계 자본주의는 불황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나 한국에서나 집권자들은 과학기술에서 가나안 복지의 땅으로 인도할 희망의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과 DNA칩으로 대표되는 바이오 기술(Bio-Technology)과 함께, 가장 많은 예언을 내놓고 있는 나노기술 (Nano-Technology)이 바로 그 메시지의 주인공이다.
이 3가지의 기술을 3T라로 부르며, 21세기를 인도할 기술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메시지가 개인만의 것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민중과 함께 해야 할 메시지라면 가나안 복지의 땅으로 가는 길이 순탄한 길이 아니라 홍해를 가르고 건너야 하는, 무척 어려운 혹은 불가능할지 모르는 길임을 함께 전달해야 할 것이다.
<b>나노기술의 전사</b>
나노기술에 대한 메시아적 예언은 이미 1959년, 미국의 세계적 물리학자 파인만 교수가 그의 논문에서 1백개 정도의 원자로 구성된 미세구조에 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 돼 전세계에 있는 모든 책들의 정보를 2백분의 1인치 크기의 정육면체 한 개 속에 기록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시작된다.
이 희망의 메시지는 26년이 지난 1986년 스위스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Rohrer와 Binnig이 주사 터널링 현미경(Scanning Tunneling Microscopy; STM) 개발을 통해서 겨우 그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1990년에 미국 IBM연구소의 아이글러 박사팀은 액체헬륨온도인 4K(-269℃)에서 니켈표면 위의 제논(Xe)원자들을 원자 크기의 탐침으로 하나씩 움직여 배열하는데 성공하였다(그림 1참조). 곧이어 아브리스 박사팀은 상온에서의 실리콘원자를 조작할 수 있는 실험결과를 발표하여 원자단위로 조작 가능함을 보였다. 이러한 실험결과는 과학기술계에서는 놀라운 결과였다.
그러나 이 기술만을 가지고 파인만 교수가 주장한 예언을 실현하기란 역부족이다. IBM이라는 세 글자를 새기는데 22시간이나 소요되었을 정도로 터무니없이 느리다는 점과 나노미터 단위로 움직일 수 있는 제어 기술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점 등 글자를 세기는 기술보다 더 큰 기술들이 개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림 1. IBM연구원들은 제논(Xe) 원자를 인위적으로 배열하여 IBM이라는 글자를 새겨 놓았다.
만약 나노크기로 고속이면서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는 장치가 있다면, 제논이 놓여 있는 곳(그림 1에서 볼록한 부분)은 데이터 "1"이되고, 제논이 없는 곳은 데이터 "0"이 되는 쉬운 개념으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과학기술자들은(입방 인치당 테라 비트)의 데이터 저장장치를 개발할 길을 열었다고 선전하였고, 많은 과학 기술자들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가능성을 타진 중에 있다. 물론 이 기술이 실현된다면 책 8천권을 저장할 수 있는 DVD용량보다 50배 큰 저장장치가 개발되는 것으로 과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다.
현재, IBM에서는 Millipad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HP에서는 ARS(Atomic Resolution Storage; 원자 해상도 저장장치)라는 이름으로 연구중에 있으며 그 실현 가능한 시점을 앞으로 15년후 정도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 장담하는 것은 아직까지 SF(Science Fiction)수준이다.
그림 2. 10미크론 크기의 실리콘 기타
이와 유사한 기술을 이용하여 1997년 코넬대학의 연구원들은 그림과 같이 10미크론 정도크기(1000만분의 1미터)의 기타를 만들어 발표하였다(그림 2 참조). 기타 소리는 10MHz로 실제로 들을 수 없는 주파수 영역이지만 일반기타와 마찬가지로 6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타줄의 경우 50억분의 1미터 정도의 크기(50나노미터, 100개의 원자)로 되어 있어 무척 놀라운 기술이기는 하다. 그러나 사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이 악기는 그 연구소의 기술 수준을 나타내주는 '자랑거리'이외에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나노기술 중 주목받는 또 하나의 기술은 탄소나노튜브기술이다. 그림 3에서 보듯이 콩나물 모양으로 불규칙하게 성장해있는 줄기들이 나노 튜브이다.
그림 3. 탄소 나노튜브 전자 현미경 사진 왼쪽 그림은 600배 확대한 것이고 오른쪽 사진은 30000배 확대한 사진이다.
1985년에 크로토(Kroto)와 스몰리(Smalley)가 C60이라는 탄소 물질을 처음으로 발견하였고, 이 물질을 연구하던 일본전기회사(NEC) 부설 연구소의 이지마(Iijima) 박사가 전기방전법을 사용하여 형성시킨 탄소덩어리를 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가늘고 긴 대롱 모양의 탄소나노튜브를 우연히 발견하여 1991년에 발표하였다. 탄소나노튜브는 길이가 수십 나노미터에서부터 수미터이고, 외경은 2.5-30 나노미터로 이 튜브의 직경이 대략 수 나노미터 정도로 극히 작았기 때문에 나노튜브라고 부르게 되었다. 탄소나노튜브는 구조에 따라서 금속 또는 반도체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올해 IBM연구원들은 금속부분을 태워서 파괴하고 반도체 부분만 남기는데 성공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95%정도가 금속인 나노튜브의 경우 금속부분을 제하고 나면 그리 남는 것은 없다. 그리고 현 기술수준과는 상관없이 나노 튜브가 단순하게 나노미터 크기이고 물리적으로 밝혀지지 않는 많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과학기술자들은 너무 많은 상상들을 현실가능한 양 선전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 대표적으로 나노튜브를 이용하여 테라비트급 메모리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것이다. 사실 현재 기술수준에서 이러한 예언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해도 그리 심한 말은 아니다.
<b>신기술과 금융투기</b>
그렇다면 왜 남들 보기에도 '똑똑하고 순진한' 과학기술자들이 끊임없이 '거짓말'을 해야하고, 쓸모 없는 악기까지 만들고 있을까? 1980년대에 지금의 나노기술처럼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2001년에 와서 실용화 기술을 거의 생산하지 못해서 쓸쓸히 잊혀져 가는 '초전도 기술'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자들은 자신들의 발표에 신중하지 않고 똑같은 전철을 왜 밟고 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현대 사회가 금융산업 우위를 바탕으로 투자자(이하 투기꾼)중심으로 움직이고, 특히 통신기술 발달을 통한 단기 투기의 범람은 더욱더 과학기술을 그 투기꾼들 중심으로 움직이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과학기술자들이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면서도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다. 과학기술 특성상 수많은 지적유희가 필요하고, 그 속에서 아주 극소수의 기술만이 현실에서 유용한 기술로 사용되기 때문에, 수많은 지적유희와 실패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투기꾼들이란 원래 미래의 가치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실험실 수준에서 약간의 가능성만 보이기만 하면 미래 가능성을 '뻥(부풀리기)' 튀겨야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단기 투기자금을 묶어 두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그 가능성을 '뻥'에 '뻥'을 더해서 발표해야 한다. 더욱이 과학기술자들이 중소영세업체인 벤처를 차리면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 몸부림으로 부풀리기 강도는 더욱 강해진다.
물론 여기에는 '뻥'을 평가하는 다른 시각도 있을 수 있다. 상상할 수 있는 미래 목표를 정해놓고 그 목표에 부단히 다가간다는 차원에서, 미래 전략을 수립한다는 시각으로 볼 수도 있고, 현재 개발한 어려운 기술성과를 일반 대중들에게 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상상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뻥'을 제대로 평가할 능력이 없는 국가에서 과학기술 정책에 반영된다면 그 수준을 넘어 위험한 것이다.
기초 과학을 바탕으로 하는 원천기술 연구의 경우 그 연구비용이 상상을 초월하고 또한 장기적이어야 하므로 국가차원의 계획과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의 경우 과학기술자들의 부풀리기 성과를 재대로 평가하지 않고 '3T만이 살길이다'라는 대통령의 예언 한마디에 정부부처가 너나 할 것 없이 3T 관련 연구 사업을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어, 3T에 대한 연구가 아니면 정부 연구 사업에 참여시키지 않는 상황이 되고 있다.
결국 신자유주의 시대에 과학기술자들은 자신들의 연구를 위해서 끊임없이 투기꾼들이 원하는 연구를 수행해야 하고, 그 투자를 지속시키기 위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끊임없이 '뻥'치기를 조장 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뻥'은 과학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이 없는 정부에 그대로 받아들여져 국내 과학기술 전반을 왜곡하는 악순환 구조로 고착화시키고 있다.
이 3가지의 기술을 3T라로 부르며, 21세기를 인도할 기술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메시지가 개인만의 것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민중과 함께 해야 할 메시지라면 가나안 복지의 땅으로 가는 길이 순탄한 길이 아니라 홍해를 가르고 건너야 하는, 무척 어려운 혹은 불가능할지 모르는 길임을 함께 전달해야 할 것이다.
<b>나노기술의 전사</b>
나노기술에 대한 메시아적 예언은 이미 1959년, 미국의 세계적 물리학자 파인만 교수가 그의 논문에서 1백개 정도의 원자로 구성된 미세구조에 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 돼 전세계에 있는 모든 책들의 정보를 2백분의 1인치 크기의 정육면체 한 개 속에 기록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시작된다.
이 희망의 메시지는 26년이 지난 1986년 스위스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Rohrer와 Binnig이 주사 터널링 현미경(Scanning Tunneling Microscopy; STM) 개발을 통해서 겨우 그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1990년에 미국 IBM연구소의 아이글러 박사팀은 액체헬륨온도인 4K(-269℃)에서 니켈표면 위의 제논(Xe)원자들을 원자 크기의 탐침으로 하나씩 움직여 배열하는데 성공하였다(그림 1참조). 곧이어 아브리스 박사팀은 상온에서의 실리콘원자를 조작할 수 있는 실험결과를 발표하여 원자단위로 조작 가능함을 보였다. 이러한 실험결과는 과학기술계에서는 놀라운 결과였다.
그러나 이 기술만을 가지고 파인만 교수가 주장한 예언을 실현하기란 역부족이다. IBM이라는 세 글자를 새기는데 22시간이나 소요되었을 정도로 터무니없이 느리다는 점과 나노미터 단위로 움직일 수 있는 제어 기술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점 등 글자를 세기는 기술보다 더 큰 기술들이 개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림 1. IBM연구원들은 제논(Xe) 원자를 인위적으로 배열하여 IBM이라는 글자를 새겨 놓았다.
만약 나노크기로 고속이면서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는 장치가 있다면, 제논이 놓여 있는 곳(그림 1에서 볼록한 부분)은 데이터 "1"이되고, 제논이 없는 곳은 데이터 "0"이 되는 쉬운 개념으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과학기술자들은(입방 인치당 테라 비트)의 데이터 저장장치를 개발할 길을 열었다고 선전하였고, 많은 과학 기술자들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가능성을 타진 중에 있다. 물론 이 기술이 실현된다면 책 8천권을 저장할 수 있는 DVD용량보다 50배 큰 저장장치가 개발되는 것으로 과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다.
현재, IBM에서는 Millipad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HP에서는 ARS(Atomic Resolution Storage; 원자 해상도 저장장치)라는 이름으로 연구중에 있으며 그 실현 가능한 시점을 앞으로 15년후 정도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 장담하는 것은 아직까지 SF(Science Fiction)수준이다.
그림 2. 10미크론 크기의 실리콘 기타
이와 유사한 기술을 이용하여 1997년 코넬대학의 연구원들은 그림과 같이 10미크론 정도크기(1000만분의 1미터)의 기타를 만들어 발표하였다(그림 2 참조). 기타 소리는 10MHz로 실제로 들을 수 없는 주파수 영역이지만 일반기타와 마찬가지로 6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타줄의 경우 50억분의 1미터 정도의 크기(50나노미터, 100개의 원자)로 되어 있어 무척 놀라운 기술이기는 하다. 그러나 사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이 악기는 그 연구소의 기술 수준을 나타내주는 '자랑거리'이외에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나노기술 중 주목받는 또 하나의 기술은 탄소나노튜브기술이다. 그림 3에서 보듯이 콩나물 모양으로 불규칙하게 성장해있는 줄기들이 나노 튜브이다.
그림 3. 탄소 나노튜브 전자 현미경 사진 왼쪽 그림은 600배 확대한 것이고 오른쪽 사진은 30000배 확대한 사진이다.
1985년에 크로토(Kroto)와 스몰리(Smalley)가 C60이라는 탄소 물질을 처음으로 발견하였고, 이 물질을 연구하던 일본전기회사(NEC) 부설 연구소의 이지마(Iijima) 박사가 전기방전법을 사용하여 형성시킨 탄소덩어리를 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가늘고 긴 대롱 모양의 탄소나노튜브를 우연히 발견하여 1991년에 발표하였다. 탄소나노튜브는 길이가 수십 나노미터에서부터 수미터이고, 외경은 2.5-30 나노미터로 이 튜브의 직경이 대략 수 나노미터 정도로 극히 작았기 때문에 나노튜브라고 부르게 되었다. 탄소나노튜브는 구조에 따라서 금속 또는 반도체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올해 IBM연구원들은 금속부분을 태워서 파괴하고 반도체 부분만 남기는데 성공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95%정도가 금속인 나노튜브의 경우 금속부분을 제하고 나면 그리 남는 것은 없다. 그리고 현 기술수준과는 상관없이 나노 튜브가 단순하게 나노미터 크기이고 물리적으로 밝혀지지 않는 많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과학기술자들은 너무 많은 상상들을 현실가능한 양 선전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 대표적으로 나노튜브를 이용하여 테라비트급 메모리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것이다. 사실 현재 기술수준에서 이러한 예언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해도 그리 심한 말은 아니다.
<b>신기술과 금융투기</b>
그렇다면 왜 남들 보기에도 '똑똑하고 순진한' 과학기술자들이 끊임없이 '거짓말'을 해야하고, 쓸모 없는 악기까지 만들고 있을까? 1980년대에 지금의 나노기술처럼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2001년에 와서 실용화 기술을 거의 생산하지 못해서 쓸쓸히 잊혀져 가는 '초전도 기술'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자들은 자신들의 발표에 신중하지 않고 똑같은 전철을 왜 밟고 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현대 사회가 금융산업 우위를 바탕으로 투자자(이하 투기꾼)중심으로 움직이고, 특히 통신기술 발달을 통한 단기 투기의 범람은 더욱더 과학기술을 그 투기꾼들 중심으로 움직이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과학기술자들이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면서도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다. 과학기술 특성상 수많은 지적유희가 필요하고, 그 속에서 아주 극소수의 기술만이 현실에서 유용한 기술로 사용되기 때문에, 수많은 지적유희와 실패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투기꾼들이란 원래 미래의 가치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실험실 수준에서 약간의 가능성만 보이기만 하면 미래 가능성을 '뻥(부풀리기)' 튀겨야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단기 투기자금을 묶어 두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그 가능성을 '뻥'에 '뻥'을 더해서 발표해야 한다. 더욱이 과학기술자들이 중소영세업체인 벤처를 차리면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 몸부림으로 부풀리기 강도는 더욱 강해진다.
물론 여기에는 '뻥'을 평가하는 다른 시각도 있을 수 있다. 상상할 수 있는 미래 목표를 정해놓고 그 목표에 부단히 다가간다는 차원에서, 미래 전략을 수립한다는 시각으로 볼 수도 있고, 현재 개발한 어려운 기술성과를 일반 대중들에게 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상상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뻥'을 제대로 평가할 능력이 없는 국가에서 과학기술 정책에 반영된다면 그 수준을 넘어 위험한 것이다.
기초 과학을 바탕으로 하는 원천기술 연구의 경우 그 연구비용이 상상을 초월하고 또한 장기적이어야 하므로 국가차원의 계획과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의 경우 과학기술자들의 부풀리기 성과를 재대로 평가하지 않고 '3T만이 살길이다'라는 대통령의 예언 한마디에 정부부처가 너나 할 것 없이 3T 관련 연구 사업을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어, 3T에 대한 연구가 아니면 정부 연구 사업에 참여시키지 않는 상황이 되고 있다.
결국 신자유주의 시대에 과학기술자들은 자신들의 연구를 위해서 끊임없이 투기꾼들이 원하는 연구를 수행해야 하고, 그 투자를 지속시키기 위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끊임없이 '뻥'치기를 조장 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뻥'은 과학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이 없는 정부에 그대로 받아들여져 국내 과학기술 전반을 왜곡하는 악순환 구조로 고착화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