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제기한 쟁점들
지난 2월 11~12일 2박3일 동안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진행되었다. 애초의 일정이 폭설 때문에 연기되고 열린 이번 대의원 대회는 노무현 정권의 출범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열렸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쟁점이 예견되었다.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는 남한 노동운동의 현실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기회 중 하나일 텐데, 이번 대회는 '이에 걸맞게' 몇가지 쟁점을 제기하였다.
"향후 5년 간 민주노총의 운동방향"
우선 이번 대의원 대회에서는 "향후 5년 동안의 민주노총 운동방향"을 논의했다. 직접적으로 이번 "5년 운동방향"은 노무현 새 정권에 대한 전반적인 대응방향을 결정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 안은 올해 사업계획안에 포함되어 일단 원안대로 통과되었다.
이번 대의원 대회에서는 본대회 전에 대의원 분임토의를 진행하고 총화토론을 진행했다. 형식적으로 안건을 통과하거나 피상적인 이해 속에서 왜곡된 논점이 제기되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였을 것이다. 그 의미만큼 성과가 있었는지는 별개의 문제겠지만, 토론을 함께 하면서 주로 지적되는 몇가지 문제는 주목할만한 것이다.
우선은 향후 5년의 마스터플랜이라면 충분한 기층의 논의를 거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옳을 것인데, 대의원대회 안건으로 바로 올라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들이 많이 제기되었다. 또 한편으로는 조합원들이 이해하기 힘든 추상적인 내용만 있다거나 투쟁계획이 도식적이라는 지적들도 많았는데 앞의 것과 연결되는 문제의식이다. 노무현 정권의 성격을 면밀하게 규명하고 투쟁방향을 잡아가려는 노력이 충분치 못했기 때문에 제기되는 문제일 것이다. 대의원 대회 자료집에 실린 "향후 5년간 민주노총의 운동방향"(이하 "운동방향")에는 그것을 도출하기 위한 전제가 누락되어 있다.
이 "운동방향"은 산별노조 건설과 진보정당 운동이라는 조직적 전망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토론과정에서도 알 수 있는 것인데, 열심히 활동하는 현장 활동가들이 "산별노조-진보정당"이라는 민주노총 노선에 무비판적이라는 점은 다시 지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장 활동가들은 기층 조합원들의 요구를 민주노총이 제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활동으로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수년간 민주노총에서 중심적으로 제기한 "산별노조-진보정당" 노선은 고착된 활동가 이데올로기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별노조와 노사정위원회
산별건설과 관련해서는 민주노총이 워낙 노동운동의 유일무이한 조직적 대안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민주노총 안에서는 여기에 이의를 제기한다는 것은 거의 생각할 수없는 분위기다. 하지만 활동가들은 현실적인 이유들로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는데, 중소영세 사업장 활동가들의 경우에는 대공장 노조와 산별을 만든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환영하지만 그것이 과연 가능한 조건인지를 되묻는 상황같은 것이 그렇다. 예를 들어 연대파업을 한다고 해도, 대공장과 달리 중소영세 사업장에서는 바로 조직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탄압이 들어오는 상황같은 불균등한 조건. 문제는 여기서 "산별강화"로 회귀한다.
최근 노무현 당선자의 정권 인수위는 산별교섭과 관련해서 중요한 발표들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에 들어가는 매개는 산별교섭이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정권 인수위는 노사정위 하위기구로 지역별 노사정위와 함께 산업·업종별 노사정위를 설립할 계획을 제출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산별교섭의 제도화를 의미한다. 이를 매개로 노사정위를 (강한 의미에서) 전국적인 수준으로 건설하려는 것이다. 한편, 산별노조가 현재의 업종노조(혹은 소산별) 수준에서 대산별로 재편되어 가는 과정에서 산별노조의 지역본부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지역적 수준에서 노사정위를 구성하겠다는 것도 황당한 발상만은 아니다.
이번 대대에서 예상대로 노사정위와 관련된 쟁점이 제기되었다. 관련해서 논쟁의 맥락을 살펴보자.
민주노총 대대 자료집에는 아래와 같이 기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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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교섭방침
1) 정권인수위 단계에서 향후 노동정책 및 당면 핵심사안을 중심으로 공식적 협의를 추진한다.
2) 노정교섭, 노자교섭, 노사정교섭을 포함하는 총체적 교섭제도를 마련한다.
(1) 조건
- 노자역관계는 자본이 절대적 우위에 있고, 제도정치권에서 노동자를 대변할 정치세력이 전무한 상황에서 노사정 사회협약체제는 김대중정권의 노사정위원회를 개선한다해도 기본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 노동문제의 성격상 노정교섭, 노자(산별)교섭, 노사정교섭 등 다양한 형식이 총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은채 모든 사안을 노사정위원회로 넘기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
- 민주노총은 지난 5년간 노사정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배제전략으로 인해 투쟁요구를 쟁점화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총체적 교섭체제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 노무현정권은 일단 노사정위원회에서 모든 문제를 다루자고 할 것이며, 그 속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개혁할 것이라고 민주노총을 압박할 것이다.
(2) 대책
첫째, 교섭체제 문제 이전에 노정 신뢰회복을 위한 가시적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노정, 노자, 노사정 교섭체제가 총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 노정교섭 : 최소한 정부가 사용자의 위치에 있는 공공부문 등에서는 노정교섭이 제도화되어야 한다.
- 산업별 노사교섭 : 착취의 직접 당사자인 자본은 노사정체제에서 노정간의 비판자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따라서 산업별 교섭체제가 제도화되어야 한다.
- 노사정 교섭 : 노정교섭과 노자교섭이 보장되는 조건에서 김대중정권의 노사정위원회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노무현정권의 노사정위원회 개편안을 검토하여 대의원대회에서 노사정기구 참여 문제를 결정한다.
셋째, 각종 정부위원회의 전면 개편을 요구한다.
현재 민주노총이 참여하고 있는 각종 정부위원회는 정부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인받는 형식적 기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위원회의 권한, 구성, 운영을 전면 개혁할 것을 요구하고 그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위원회는 참여하지 않는다.
넷째, 민주노총의 교섭기구 구성과 운영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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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대에서 공공부문 일부 대의원들은, 위에 밑줄 친 "노정교섭과 노자교섭이 보장되는 조건에서"라는 구절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 조항이 의결되면 노사정위에 들어가려고 해도 전제조건 때문에 들어갈 수 없다는 이유다. 노사정위에서 해당 조항을 논의해도 되는 만큼 노사정위에 들어가는 선결조건을 이렇게 설정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공공부문이 문제였던 것은,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노사교섭의 한 형태로서의 정부와의 교섭이라는 것을 의도적으로 노사정위와 혼동하기 때문이다. 공공부문은 그 특징 상 정부가 사용자가 되는 업종이 있고 이런 경우에는 노사 교섭의 한 형태로 노정교섭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최근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보아도, 노사간의 단체협약도 정부의 감독기관인 건교부에서 승인하지 않으면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문제는 정확하게는 "산별교섭"을 의미하는 "노사교섭"이라는 것과 "공공부문의 노사교섭"인 "노정교섭"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바로 "노사정 교섭"이라는 논리를 제기한다는 점이다. 이는 노사정위가 가지는 "사회적 합의기구"로서의 특별한 성격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효과를 가진다. 노사정위가 단순히 산별교섭과 '노정교섭'을 결합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코포러티즘적인 합의를 만들어내고 노동자 운동을 관리하는 기구라는 점을 희석한다.
굳이 공공부문에서의 이런 논리만이 아니라도 노사정위 참여를 다수의견으로 만들고 있는 몇가지 근거가 있다. 여기서 문제는 원안도 올바른 것은 아니라는 점에 있다. 전제가 붙었다는 것은, 그 전제가 수용된다면 참여할 수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전제라는 것이 '노정, 노사 교섭'이라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앞서 노무현 정권 인수위의 입장을 언급했지만 그것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산별교섭을 매개로 하는 노사정위 참여가 그것이다. 산별교섭이라는 것이 사실상 노사정위라고 하는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의 '유기적 일부'로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현재의 산별노조 노선이 가지는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를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한 것인데, 노사 교섭을 국가가 제도화하면서 상층교섭으로 현장의 직접적 분쟁을 억압한다는 방향의 제도화가 가능하다. 민주노총이 주로 참고하는 독일 등의 경우를 볼 때, 이런 체계에서는 산별노조에서는 현장단위의 파업이 불가능하고(그것은 일명 "살쾽이 파업wild cat atrike"로 불리는 비공인파업으로 금지된다), 기업별 현장에서는 현행 노동법의 '노사협의회'와 유사한 '종업원평의회'가 구성된다. 이것이 가지는 "안정성"은 안쪽으로 날이 선 양날의 칼이다.
노조운동의 제도화
노조운동의 제도화는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로서의 노조의 성격을 더욱 강화하게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노사정위나 산별교섭만이 아니라, 이번 대대에서 지적된 한가지 문제를 주목할 수 있다. 이번 대대 회계감사 보고에서 총연맹 지역본부에 대한 지적사항으로 제기된 것이다. 아래와 같은 지적사항이 제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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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의 수령과 운영에 대한 결정(제22차 대의원대회)을 철저히 준수할 것.
- '2002년 사업비 신청내역' 중 사무실 임대보증금을 제외한 신청사항은 시정 조치할 것.(별첨자료1 참조)
* 참고: 제22차 대의원대회 결정사항
2) 총연맹(중앙)과 지역본부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국고보조금을 받되 건물(사무실, 교육연수원, 복지관, 상담소), 토지 등의 부동산과 건물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관리유지비로 제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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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의 수령"이란 총연맹과 지역본부가 건물 임대료 등을 지원받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받을 때 많은 문제가 있었고 어떤 활동가는 이에 대한 항의로 사직하기도 하였다. 그것의 확산이 계속 문제가 되는 것이다. 애초에 결의했던 임대료를 넘은 일상적 지원들이 생겨나고 확대되고 있다. (오직 대구지역본부만 임대료를 포함한 어떠한 형태의 지원도 받지 않고 있다.)
정화조 청소비와 같은 시설관리비는 물론 간부수련회, 상담센터 인건비, 문화제, 심지어는 미조직 사업에까지 지원금을 받거나 신청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해서 깊숙하게 국가장치와 융합되어 가는데, 이쯤되면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라기 보다는 거의 '물리적 국가장치'가 된다. 위에서 지적한 노사정위의 문제와 함께 이것이 가지는 의미를 사고해볼 지점이 있을 것이다.
산별노조와 지역노조
다시 산별과 관련해서 이번에 제기된 쟁점 하나를 더 보자. 올해 제출된 민주노총의 미조직, 비정규직 조직화 5대 중점 부문에 건설일용노동자 조직사업이 있다. 여기서 원안에는 "지역노조를 기반"을 기반으로 추진한다는 표현이 있다. 이 말 그대로는 산별지역지부가 될 수도 있고 지역일반노조가 될 수도 있다. 대대 과정에서 이 부분에 이견이 제출되어 "건설지역노조를 기반"으로 수정되었다. 즉, 건설산별의 지역지부 형태로 수정된 것.
지역노조 노선에 대해서 산별노조 노선이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는데, 민주노총의 지형에서 산별노선이 워낙 압도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당연히 아무런 이견없이 통과되었다. 앞으로도 이런 식의 상황은 계속될 것인데, 주로 불안정노동자 조직화 관련해서 각급 노조들의 조직화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볼 때, 산별노조 노선이 이런 결정을 토태로 조직적 우선권을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해서, 산별노조가 불안정노동자들을 조직하는 조직적 대안으로 회자되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결정의 중대한 의미에 비해서는 결정 자체는 너무 쉽게 이루어졌다.
앞서서도 산별노조에 대한 비판을 많이 했지만, 다만 산별노조가 그 조직형태에 있어 무조건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지적하자.
예를 들어, 최근에 결성된 서울경인사회복지노동조합은 업종노조(혹은 '소산별': 이 표현은 대산별로 가기 위한 잠정적 조직형태라는 것을 강조하는 의미다.)로서 초 기업단위 노조이다. 이 노조는 민중복지한마당에 적극 참여하고, 민중복지연대에 결합하면서 "민중복지"라는 사회적 의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노동조합운동의 "사회운동화"라고 할 것인데, 기업별노조를 넘어서면서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갈 수 있다는 데 주목할 수 있다.
문제는, 산별조직형태 자체가 아니라 현재에 있어서 '산별노선'이 가지는 정세적이고 정치적인 의미이다. 현재 '산별노조'라는 것으로 진행되는 여러 과정들이 가지는 상이한 함의들을 분별하여 인식할 필요가 있다.
여성할당제
한편, 이번 대대에서는 여성할당제 관련 규정이 통과되었다. 애당초 규약은 2001년에 개정되었는데, 이를 집행할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서 유보되어 왔다. 이번에 마련된 규정은 애초의 여성위의 제안이 상당부분 축소되어 절충되었다. 그 비율에서뿐만 아니라 시행시기에 있어 단계적 시행 등에서 그렇다.
이 안건은 민주노총 규약에 따르면 대의원 대회가 아니라도 중앙위에서 통과가 가능하다. 그러나 중앙위에서 판단은 '유예'되었고 이번 대대에 안건으로 상정되었다. 중앙위 결정 유예는 '책임'의 문제 때문이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민주노총은 이 문제를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방기-지연해온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안건 상정의 과정에서도 대대 직전에 각 가맹조직 간에 '합의'가 어렵게 이루어지면서 올라올 수 있었다. 대의원들이 피곤에 지친 상황에서 의장이 이견 토론을 받지 않고 의결시켰기에 통과된 것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사실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제 이 문제는 산별연맹으로 넘어온 셈인데, 앞으로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별 연맹은 올해 12월까지 이 시행을 위한 계획을 제출해야하는데, 산별 연맹 자체 차원에서 규정을 또 한번 제정해야하는 것이 문제다. 많은 산별연맹에서 이 단계에 와서 또 한참동안 통과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시행에 있어 현실적인 어려움을 들면서 민주노총이 지연한 만큼 지연하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여성할당제가 그 자체가 여성 노동운동의 대안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이번 처리 과정은 여성들이 노동자 운동 안에서 어떤 조건에 있는지는 잘 드러낸 셈이다.
글을 마치면서
민주노총 운동의 향후 5년의 방향이라는 것이 가지는 의미를 마지막으로 다시 생각해보자. 민주노총 운동이 '산별노조-정치세력화'를 중심으로 앞으로도 전개될 것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의 문제다.
신자유주의가 보수주의와 구별되는 것은 어떤 지점일까?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분별하지 않기 때문에 노무현 정권(인수위)이 보여주는 "개혁정책"은 규정할 수도 없고 인식할 수도 없는 것으로 보이다. 노무현의 정책이 모순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정작 완전한 모순에 빠진 것은 그 말을 하는 당사자이다. 신자유주의 정책 전략의 유기적 일부로 추진되는 코포러티즘 전략―노사정위에 대해서 혼란에 빠진 사람들이 그렇다.
이런 혼란 속에서 제시된 "향후 5년 간 민주노총의 운동방향"은 민주노총이 자신의 길을 찾아가도록 도울 수 있을까? 아니 그 보다는, 민주노총은 자신이 혼란 속에서 걸어갈 그 길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인식할 수 있을까?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남한의 노동자 운동에서, 이 질문은 민주노총 조합원이나 그 간부, 활동가에게만 던져진 질문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2003년도를 여는 민주노총 28차 정기대의원 대회가 제기한 쟁점은 오래 지속될 것이다. PSSP
"향후 5년 간 민주노총의 운동방향"
우선 이번 대의원 대회에서는 "향후 5년 동안의 민주노총 운동방향"을 논의했다. 직접적으로 이번 "5년 운동방향"은 노무현 새 정권에 대한 전반적인 대응방향을 결정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 안은 올해 사업계획안에 포함되어 일단 원안대로 통과되었다.
이번 대의원 대회에서는 본대회 전에 대의원 분임토의를 진행하고 총화토론을 진행했다. 형식적으로 안건을 통과하거나 피상적인 이해 속에서 왜곡된 논점이 제기되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였을 것이다. 그 의미만큼 성과가 있었는지는 별개의 문제겠지만, 토론을 함께 하면서 주로 지적되는 몇가지 문제는 주목할만한 것이다.
우선은 향후 5년의 마스터플랜이라면 충분한 기층의 논의를 거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옳을 것인데, 대의원대회 안건으로 바로 올라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들이 많이 제기되었다. 또 한편으로는 조합원들이 이해하기 힘든 추상적인 내용만 있다거나 투쟁계획이 도식적이라는 지적들도 많았는데 앞의 것과 연결되는 문제의식이다. 노무현 정권의 성격을 면밀하게 규명하고 투쟁방향을 잡아가려는 노력이 충분치 못했기 때문에 제기되는 문제일 것이다. 대의원 대회 자료집에 실린 "향후 5년간 민주노총의 운동방향"(이하 "운동방향")에는 그것을 도출하기 위한 전제가 누락되어 있다.
이 "운동방향"은 산별노조 건설과 진보정당 운동이라는 조직적 전망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토론과정에서도 알 수 있는 것인데, 열심히 활동하는 현장 활동가들이 "산별노조-진보정당"이라는 민주노총 노선에 무비판적이라는 점은 다시 지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장 활동가들은 기층 조합원들의 요구를 민주노총이 제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활동으로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수년간 민주노총에서 중심적으로 제기한 "산별노조-진보정당" 노선은 고착된 활동가 이데올로기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별노조와 노사정위원회
산별건설과 관련해서는 민주노총이 워낙 노동운동의 유일무이한 조직적 대안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민주노총 안에서는 여기에 이의를 제기한다는 것은 거의 생각할 수없는 분위기다. 하지만 활동가들은 현실적인 이유들로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는데, 중소영세 사업장 활동가들의 경우에는 대공장 노조와 산별을 만든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환영하지만 그것이 과연 가능한 조건인지를 되묻는 상황같은 것이 그렇다. 예를 들어 연대파업을 한다고 해도, 대공장과 달리 중소영세 사업장에서는 바로 조직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탄압이 들어오는 상황같은 불균등한 조건. 문제는 여기서 "산별강화"로 회귀한다.
최근 노무현 당선자의 정권 인수위는 산별교섭과 관련해서 중요한 발표들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에 들어가는 매개는 산별교섭이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정권 인수위는 노사정위 하위기구로 지역별 노사정위와 함께 산업·업종별 노사정위를 설립할 계획을 제출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산별교섭의 제도화를 의미한다. 이를 매개로 노사정위를 (강한 의미에서) 전국적인 수준으로 건설하려는 것이다. 한편, 산별노조가 현재의 업종노조(혹은 소산별) 수준에서 대산별로 재편되어 가는 과정에서 산별노조의 지역본부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지역적 수준에서 노사정위를 구성하겠다는 것도 황당한 발상만은 아니다.
이번 대대에서 예상대로 노사정위와 관련된 쟁점이 제기되었다. 관련해서 논쟁의 맥락을 살펴보자.
민주노총 대대 자료집에는 아래와 같이 기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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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교섭방침
1) 정권인수위 단계에서 향후 노동정책 및 당면 핵심사안을 중심으로 공식적 협의를 추진한다.
2) 노정교섭, 노자교섭, 노사정교섭을 포함하는 총체적 교섭제도를 마련한다.
(1) 조건
- 노자역관계는 자본이 절대적 우위에 있고, 제도정치권에서 노동자를 대변할 정치세력이 전무한 상황에서 노사정 사회협약체제는 김대중정권의 노사정위원회를 개선한다해도 기본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 노동문제의 성격상 노정교섭, 노자(산별)교섭, 노사정교섭 등 다양한 형식이 총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은채 모든 사안을 노사정위원회로 넘기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
- 민주노총은 지난 5년간 노사정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배제전략으로 인해 투쟁요구를 쟁점화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총체적 교섭체제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 노무현정권은 일단 노사정위원회에서 모든 문제를 다루자고 할 것이며, 그 속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개혁할 것이라고 민주노총을 압박할 것이다.
(2) 대책
첫째, 교섭체제 문제 이전에 노정 신뢰회복을 위한 가시적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노정, 노자, 노사정 교섭체제가 총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 노정교섭 : 최소한 정부가 사용자의 위치에 있는 공공부문 등에서는 노정교섭이 제도화되어야 한다.
- 산업별 노사교섭 : 착취의 직접 당사자인 자본은 노사정체제에서 노정간의 비판자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따라서 산업별 교섭체제가 제도화되어야 한다.
- 노사정 교섭 : 노정교섭과 노자교섭이 보장되는 조건에서 김대중정권의 노사정위원회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노무현정권의 노사정위원회 개편안을 검토하여 대의원대회에서 노사정기구 참여 문제를 결정한다.
셋째, 각종 정부위원회의 전면 개편을 요구한다.
현재 민주노총이 참여하고 있는 각종 정부위원회는 정부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인받는 형식적 기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위원회의 권한, 구성, 운영을 전면 개혁할 것을 요구하고 그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위원회는 참여하지 않는다.
넷째, 민주노총의 교섭기구 구성과 운영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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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대에서 공공부문 일부 대의원들은, 위에 밑줄 친 "노정교섭과 노자교섭이 보장되는 조건에서"라는 구절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 조항이 의결되면 노사정위에 들어가려고 해도 전제조건 때문에 들어갈 수 없다는 이유다. 노사정위에서 해당 조항을 논의해도 되는 만큼 노사정위에 들어가는 선결조건을 이렇게 설정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공공부문이 문제였던 것은,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노사교섭의 한 형태로서의 정부와의 교섭이라는 것을 의도적으로 노사정위와 혼동하기 때문이다. 공공부문은 그 특징 상 정부가 사용자가 되는 업종이 있고 이런 경우에는 노사 교섭의 한 형태로 노정교섭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최근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보아도, 노사간의 단체협약도 정부의 감독기관인 건교부에서 승인하지 않으면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문제는 정확하게는 "산별교섭"을 의미하는 "노사교섭"이라는 것과 "공공부문의 노사교섭"인 "노정교섭"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바로 "노사정 교섭"이라는 논리를 제기한다는 점이다. 이는 노사정위가 가지는 "사회적 합의기구"로서의 특별한 성격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효과를 가진다. 노사정위가 단순히 산별교섭과 '노정교섭'을 결합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코포러티즘적인 합의를 만들어내고 노동자 운동을 관리하는 기구라는 점을 희석한다.
굳이 공공부문에서의 이런 논리만이 아니라도 노사정위 참여를 다수의견으로 만들고 있는 몇가지 근거가 있다. 여기서 문제는 원안도 올바른 것은 아니라는 점에 있다. 전제가 붙었다는 것은, 그 전제가 수용된다면 참여할 수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전제라는 것이 '노정, 노사 교섭'이라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앞서 노무현 정권 인수위의 입장을 언급했지만 그것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산별교섭을 매개로 하는 노사정위 참여가 그것이다. 산별교섭이라는 것이 사실상 노사정위라고 하는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의 '유기적 일부'로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현재의 산별노조 노선이 가지는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를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한 것인데, 노사 교섭을 국가가 제도화하면서 상층교섭으로 현장의 직접적 분쟁을 억압한다는 방향의 제도화가 가능하다. 민주노총이 주로 참고하는 독일 등의 경우를 볼 때, 이런 체계에서는 산별노조에서는 현장단위의 파업이 불가능하고(그것은 일명 "살쾽이 파업wild cat atrike"로 불리는 비공인파업으로 금지된다), 기업별 현장에서는 현행 노동법의 '노사협의회'와 유사한 '종업원평의회'가 구성된다. 이것이 가지는 "안정성"은 안쪽으로 날이 선 양날의 칼이다.
노조운동의 제도화
노조운동의 제도화는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로서의 노조의 성격을 더욱 강화하게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노사정위나 산별교섭만이 아니라, 이번 대대에서 지적된 한가지 문제를 주목할 수 있다. 이번 대대 회계감사 보고에서 총연맹 지역본부에 대한 지적사항으로 제기된 것이다. 아래와 같은 지적사항이 제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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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의 수령과 운영에 대한 결정(제22차 대의원대회)을 철저히 준수할 것.
- '2002년 사업비 신청내역' 중 사무실 임대보증금을 제외한 신청사항은 시정 조치할 것.(별첨자료1 참조)
* 참고: 제22차 대의원대회 결정사항
2) 총연맹(중앙)과 지역본부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국고보조금을 받되 건물(사무실, 교육연수원, 복지관, 상담소), 토지 등의 부동산과 건물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관리유지비로 제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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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의 수령"이란 총연맹과 지역본부가 건물 임대료 등을 지원받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받을 때 많은 문제가 있었고 어떤 활동가는 이에 대한 항의로 사직하기도 하였다. 그것의 확산이 계속 문제가 되는 것이다. 애초에 결의했던 임대료를 넘은 일상적 지원들이 생겨나고 확대되고 있다. (오직 대구지역본부만 임대료를 포함한 어떠한 형태의 지원도 받지 않고 있다.)
정화조 청소비와 같은 시설관리비는 물론 간부수련회, 상담센터 인건비, 문화제, 심지어는 미조직 사업에까지 지원금을 받거나 신청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해서 깊숙하게 국가장치와 융합되어 가는데, 이쯤되면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라기 보다는 거의 '물리적 국가장치'가 된다. 위에서 지적한 노사정위의 문제와 함께 이것이 가지는 의미를 사고해볼 지점이 있을 것이다.
산별노조와 지역노조
다시 산별과 관련해서 이번에 제기된 쟁점 하나를 더 보자. 올해 제출된 민주노총의 미조직, 비정규직 조직화 5대 중점 부문에 건설일용노동자 조직사업이 있다. 여기서 원안에는 "지역노조를 기반"을 기반으로 추진한다는 표현이 있다. 이 말 그대로는 산별지역지부가 될 수도 있고 지역일반노조가 될 수도 있다. 대대 과정에서 이 부분에 이견이 제출되어 "건설지역노조를 기반"으로 수정되었다. 즉, 건설산별의 지역지부 형태로 수정된 것.
지역노조 노선에 대해서 산별노조 노선이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는데, 민주노총의 지형에서 산별노선이 워낙 압도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당연히 아무런 이견없이 통과되었다. 앞으로도 이런 식의 상황은 계속될 것인데, 주로 불안정노동자 조직화 관련해서 각급 노조들의 조직화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볼 때, 산별노조 노선이 이런 결정을 토태로 조직적 우선권을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해서, 산별노조가 불안정노동자들을 조직하는 조직적 대안으로 회자되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결정의 중대한 의미에 비해서는 결정 자체는 너무 쉽게 이루어졌다.
앞서서도 산별노조에 대한 비판을 많이 했지만, 다만 산별노조가 그 조직형태에 있어 무조건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지적하자.
예를 들어, 최근에 결성된 서울경인사회복지노동조합은 업종노조(혹은 '소산별': 이 표현은 대산별로 가기 위한 잠정적 조직형태라는 것을 강조하는 의미다.)로서 초 기업단위 노조이다. 이 노조는 민중복지한마당에 적극 참여하고, 민중복지연대에 결합하면서 "민중복지"라는 사회적 의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노동조합운동의 "사회운동화"라고 할 것인데, 기업별노조를 넘어서면서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갈 수 있다는 데 주목할 수 있다.
문제는, 산별조직형태 자체가 아니라 현재에 있어서 '산별노선'이 가지는 정세적이고 정치적인 의미이다. 현재 '산별노조'라는 것으로 진행되는 여러 과정들이 가지는 상이한 함의들을 분별하여 인식할 필요가 있다.
여성할당제
한편, 이번 대대에서는 여성할당제 관련 규정이 통과되었다. 애당초 규약은 2001년에 개정되었는데, 이를 집행할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서 유보되어 왔다. 이번에 마련된 규정은 애초의 여성위의 제안이 상당부분 축소되어 절충되었다. 그 비율에서뿐만 아니라 시행시기에 있어 단계적 시행 등에서 그렇다.
이 안건은 민주노총 규약에 따르면 대의원 대회가 아니라도 중앙위에서 통과가 가능하다. 그러나 중앙위에서 판단은 '유예'되었고 이번 대대에 안건으로 상정되었다. 중앙위 결정 유예는 '책임'의 문제 때문이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민주노총은 이 문제를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방기-지연해온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안건 상정의 과정에서도 대대 직전에 각 가맹조직 간에 '합의'가 어렵게 이루어지면서 올라올 수 있었다. 대의원들이 피곤에 지친 상황에서 의장이 이견 토론을 받지 않고 의결시켰기에 통과된 것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사실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제 이 문제는 산별연맹으로 넘어온 셈인데, 앞으로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별 연맹은 올해 12월까지 이 시행을 위한 계획을 제출해야하는데, 산별 연맹 자체 차원에서 규정을 또 한번 제정해야하는 것이 문제다. 많은 산별연맹에서 이 단계에 와서 또 한참동안 통과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시행에 있어 현실적인 어려움을 들면서 민주노총이 지연한 만큼 지연하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여성할당제가 그 자체가 여성 노동운동의 대안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이번 처리 과정은 여성들이 노동자 운동 안에서 어떤 조건에 있는지는 잘 드러낸 셈이다.
글을 마치면서
민주노총 운동의 향후 5년의 방향이라는 것이 가지는 의미를 마지막으로 다시 생각해보자. 민주노총 운동이 '산별노조-정치세력화'를 중심으로 앞으로도 전개될 것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의 문제다.
신자유주의가 보수주의와 구별되는 것은 어떤 지점일까?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분별하지 않기 때문에 노무현 정권(인수위)이 보여주는 "개혁정책"은 규정할 수도 없고 인식할 수도 없는 것으로 보이다. 노무현의 정책이 모순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정작 완전한 모순에 빠진 것은 그 말을 하는 당사자이다. 신자유주의 정책 전략의 유기적 일부로 추진되는 코포러티즘 전략―노사정위에 대해서 혼란에 빠진 사람들이 그렇다.
이런 혼란 속에서 제시된 "향후 5년 간 민주노총의 운동방향"은 민주노총이 자신의 길을 찾아가도록 도울 수 있을까? 아니 그 보다는, 민주노총은 자신이 혼란 속에서 걸어갈 그 길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인식할 수 있을까?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남한의 노동자 운동에서, 이 질문은 민주노총 조합원이나 그 간부, 활동가에게만 던져진 질문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2003년도를 여는 민주노총 28차 정기대의원 대회가 제기한 쟁점은 오래 지속될 것이다. PS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