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 달, 그들의 한 달
한 달 출근 만에 월간 사회진보연대에 이름 석자를 들이미는 영광을 선사하신 편집실에 감사드리며...
8월이라는 시기는 워낙 덥고 휴가도 있고 해서 이렇다 할 사안들이 크게 불거지지 않고 사업도 없는 편이어서 조용하고 한가했다. 7월말부터 상근활동을 시작한 탓에 조용하고 한적한 수습기간을 보낸 것 같다. 각종 강좌, 세미나에도 많이 참가하고, 차근차근 그동안의 기관지도 읽어보고, 각 국의 회의 참관도 했고, 여성위 세미나도 하고... 집회참가나 회의참가 등의 일상 업무도 띄엄띄엄 있었다. 순식간에 한달이 훌쩍 지나버렸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벌써 한 달이 지났네’ 라고 생각했다가 그런 말은 입에 담지 않기로 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일 년의 십이분의 일인데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간을 쪼개서 계획을 짜고 계획에 맞게 살아간다는 것은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에 젖어있는 사람들에게나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나 모두 중요한 일이라는 건 너무 당연한 얘기.
한 달이라는 시간은 무척 긴 시간이다. 어떤 하나의 운동의 흐름이 형성되어 폭발했다가 사그라드는 사건이 일어날만한 시간이기도 하고, 제법 규모있는 문화제 세 개를 기획해서 치러낼 수도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작년 4/30-5월말에 실제로 그랬다). 또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것을 굳이 선택의 문제라고 표현한다면, 사회진보연대에서의 활동과 아르바이트를 하며 활동을 지속하는 것은 나의 선택의 문제, 즉, 나에게 주어진 지금 이 시간들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나름의 해답이라는 거다. 물론 그것이 온전히 나의 선택일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학생운동을 함께 했던 수많은 동지들과의 약속이기도 하고, 이제부터 매일을 함께 할 사회진보연대 식구들과의 약속이기도 하고, 노동자민중들과의 투쟁의 약속이기도 한 것이다.
8월 29일 근기법 개악안이 통과된 날 규탄 집회 이후 화물연대와의 연대투쟁이 있었다. 오늘의 근기법 개악안 통과는 1300만 노동자들을 화물연대 노동자와 같은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몰아넣는 일이라는 화물연대 위원장의 발언이 기억에 남는다. 한국노총 발언자의 “우리는 노동귀족이 아니다” 라는 항변이 계속되는 대시민 발언과의 교차 속에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간의 삶의 차이는 단순히 어디에 속해있다는 공간의 차이가 뿐만 아니라, 시간의 차이에서도 기인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역사는 진보의 역사이니까, 모든 민중은 시시각각 진보의 수혜자가 되어야 하는데, 그 수혜 내지는 운동의 성과는 모든 이들에게 동시에 고루 돌아가는 것은 분명히 아닐 것이다. (근기법 개악을 통한 노동유연화를 동반한) 주5일제 법안 통과로 당장 주 5일 근무를 수행하게 될 노동자들이 있는 반면, 노동자로서의 법적 지위와 노동기본권을 위해 여전히 투쟁해야 하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동시대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운동의 혁신과 새로운 대중운동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은 여기서 출발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나의 한 달이라는 시간이 어떤 싸이클로 어떻게 구성되는가와 다른 이의 한 달이라는 시간이 어떤 식으로 굴러가고 있나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는 서로의 시간의 재구성의 문제, 뭐 간단히 말하자면, 서로의 삶에 관심을 갖고 개입하자는 거다. 물론 개입 가능한 조건들은 함께 만들어나가야 하는 몫인 것 같다. 연대와 개입을 통해 시차를 줄여나가는 것은,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공동의 목소리를 높이며 연대하는 것일 수도 있고, 노동자성을 인정하라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투쟁의 사안에 연대하는 것일 수도 있고, 뭐 다양할 것이다.
그 각자의 삶이라는 게 강요된 선택일 수도 있고, 어쩔 수 없는 조건일 수도 있지만 서로의 삶을 파악하고 인정하는 가운데 변화시켜나갈 조건을 형성하는 것이 운동을 하는 우리에게 놓인 최대의 과제가 아닌가 싶다.
‘갈월동기행’ 을 쓰게 됐다는 얘기에 “또 결의문 하나 나오겠네” 라는 말을 들었다. 결국 도식적이고 틀에 박힌 결의문 하나를 쓴 것 같아 민망하지만 요즘과 같은 때에 운동의 결의를 서로서로 확인하고 함께 밝혀나간다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사회진보연대에서의 수많은 한 달을 살아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수많은 한 달, 수많은 시간들이 쌓이면, 그 성과는 존재감을 지닌 어떠한 물질로서 남을 것이며, 그 물질적 성과를 토대로 새로운 운동의 맹아들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그 수많은 시간들은 단지 나와 사회진보연대에 차곡차곡 쌓이게 될 시간으로 머물러서는 안되며, 그 시간들의 성과는 운동의 확장, 연대의 확장으로 이어지도록 해야겠다는 뭐 그런 모범답안 같은 말을 끝으로 결의문을 마친다. 갈월동 새내기의 결의문 끝~~PSSP
8월이라는 시기는 워낙 덥고 휴가도 있고 해서 이렇다 할 사안들이 크게 불거지지 않고 사업도 없는 편이어서 조용하고 한가했다. 7월말부터 상근활동을 시작한 탓에 조용하고 한적한 수습기간을 보낸 것 같다. 각종 강좌, 세미나에도 많이 참가하고, 차근차근 그동안의 기관지도 읽어보고, 각 국의 회의 참관도 했고, 여성위 세미나도 하고... 집회참가나 회의참가 등의 일상 업무도 띄엄띄엄 있었다. 순식간에 한달이 훌쩍 지나버렸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벌써 한 달이 지났네’ 라고 생각했다가 그런 말은 입에 담지 않기로 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일 년의 십이분의 일인데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간을 쪼개서 계획을 짜고 계획에 맞게 살아간다는 것은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에 젖어있는 사람들에게나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나 모두 중요한 일이라는 건 너무 당연한 얘기.
한 달이라는 시간은 무척 긴 시간이다. 어떤 하나의 운동의 흐름이 형성되어 폭발했다가 사그라드는 사건이 일어날만한 시간이기도 하고, 제법 규모있는 문화제 세 개를 기획해서 치러낼 수도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작년 4/30-5월말에 실제로 그랬다). 또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것을 굳이 선택의 문제라고 표현한다면, 사회진보연대에서의 활동과 아르바이트를 하며 활동을 지속하는 것은 나의 선택의 문제, 즉, 나에게 주어진 지금 이 시간들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나름의 해답이라는 거다. 물론 그것이 온전히 나의 선택일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학생운동을 함께 했던 수많은 동지들과의 약속이기도 하고, 이제부터 매일을 함께 할 사회진보연대 식구들과의 약속이기도 하고, 노동자민중들과의 투쟁의 약속이기도 한 것이다.
8월 29일 근기법 개악안이 통과된 날 규탄 집회 이후 화물연대와의 연대투쟁이 있었다. 오늘의 근기법 개악안 통과는 1300만 노동자들을 화물연대 노동자와 같은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몰아넣는 일이라는 화물연대 위원장의 발언이 기억에 남는다. 한국노총 발언자의 “우리는 노동귀족이 아니다” 라는 항변이 계속되는 대시민 발언과의 교차 속에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간의 삶의 차이는 단순히 어디에 속해있다는 공간의 차이가 뿐만 아니라, 시간의 차이에서도 기인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역사는 진보의 역사이니까, 모든 민중은 시시각각 진보의 수혜자가 되어야 하는데, 그 수혜 내지는 운동의 성과는 모든 이들에게 동시에 고루 돌아가는 것은 분명히 아닐 것이다. (근기법 개악을 통한 노동유연화를 동반한) 주5일제 법안 통과로 당장 주 5일 근무를 수행하게 될 노동자들이 있는 반면, 노동자로서의 법적 지위와 노동기본권을 위해 여전히 투쟁해야 하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동시대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운동의 혁신과 새로운 대중운동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은 여기서 출발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나의 한 달이라는 시간이 어떤 싸이클로 어떻게 구성되는가와 다른 이의 한 달이라는 시간이 어떤 식으로 굴러가고 있나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는 서로의 시간의 재구성의 문제, 뭐 간단히 말하자면, 서로의 삶에 관심을 갖고 개입하자는 거다. 물론 개입 가능한 조건들은 함께 만들어나가야 하는 몫인 것 같다. 연대와 개입을 통해 시차를 줄여나가는 것은,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공동의 목소리를 높이며 연대하는 것일 수도 있고, 노동자성을 인정하라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투쟁의 사안에 연대하는 것일 수도 있고, 뭐 다양할 것이다.
그 각자의 삶이라는 게 강요된 선택일 수도 있고, 어쩔 수 없는 조건일 수도 있지만 서로의 삶을 파악하고 인정하는 가운데 변화시켜나갈 조건을 형성하는 것이 운동을 하는 우리에게 놓인 최대의 과제가 아닌가 싶다.
‘갈월동기행’ 을 쓰게 됐다는 얘기에 “또 결의문 하나 나오겠네” 라는 말을 들었다. 결국 도식적이고 틀에 박힌 결의문 하나를 쓴 것 같아 민망하지만 요즘과 같은 때에 운동의 결의를 서로서로 확인하고 함께 밝혀나간다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사회진보연대에서의 수많은 한 달을 살아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수많은 한 달, 수많은 시간들이 쌓이면, 그 성과는 존재감을 지닌 어떠한 물질로서 남을 것이며, 그 물질적 성과를 토대로 새로운 운동의 맹아들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그 수많은 시간들은 단지 나와 사회진보연대에 차곡차곡 쌓이게 될 시간으로 머물러서는 안되며, 그 시간들의 성과는 운동의 확장, 연대의 확장으로 이어지도록 해야겠다는 뭐 그런 모범답안 같은 말을 끝으로 결의문을 마친다. 갈월동 새내기의 결의문 끝~~PS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