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로 조직하며 행동하라
1.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을 시작했던 몇 가지 이유
1) 이유 하나,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반대하기 때문이다
'괴물'에게는 커다란 날개가 있어 세계 어느 곳이라도 갈 수 있다. 가장 적은 비용으로 물건을 만들기 위해 일당을 적게 줘도 되는 사람들을 찾아 국경을 넘나든다. 싸게 만든 물건을 팔아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 또 국경을 넘나든다. 지구에 있는 모든 것을 이윤축적의 수단으로 보는 이 괴물의 이름은 '신자유주의'. 이윤을 찾아 국경을 넘어 날아다니기, 즉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가로막는 것들은 날카로운 발톱과 예리한 이빨로 협박하고 화염을 토해 태워버리기도 하는 신자유주의는 '자본의 증식운동과 자본의 경쟁논리에 사회 전체를 종속시키기' 위해서만 존재한다. 신자유주의는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다.
철도, 전기, 가스, 물, 교육, 의료 등 민중에게 필수적인 것들은 이윤을 남기기 위한 도구로 만들어 버리고, 생존을 위한 임금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은 무자비하게 짓밟을 버리며, 필요할 때만 사용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게 만들고, 문학은 책으로 만들어 팔아야 할 것으로, 음악은 음반으로 만들어 팔아야 할 것으로, 미술은 화랑에 걸어 놓고 팔아야 할 것으로, 영화는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팔아야 할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은 '괴물'의 숨통이 끊어지기를 원한다.
2) 이유 둘, 다른 세상을 말하는 다른 목소리가 소통되는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아펙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의 벡스코와 누리마루에 민중들의 접근은 금지되어있다. 부산의 경제를 살리고 한국의 경제를 살리며 민중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할 거라고 선전하고 있는 아펙정상회의에 민중들은 참가할 수 없으며 회의장 근처에도 갈 수 없다. 또한 아펙이 민중들의 삶을 파괴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어떤 주류매체에서도 전 세계 민중의 삶을 파괴하는 아펙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 '아펙이 경제를 살립니다'라고 앵무새처럼 지저귈 뿐 구체적으로 아펙이 어떻게 민중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인지 말하지 않고 있다. 그냥 매우, 자주, 추상적인 수사만을 반복할 뿐이다.
아펙이 민중의 삶을 파괴한다고 생각하는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은 가능한 한 회의장 가까이로 접근할 것이다. 그 곳에 민중들의 몸짓과 목소리로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이다. 노래하고 춤추고 행동하며 아펙에 대한 다른 목소리들이 소통되는 공간을 부산의 거리 곳곳에 만들 것이다. 또한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은 거대한 주류매체가 아닌 인터넷상에 민중의 소통공간을 만들 것이다. 아펙이 어떻게 농민의 삶을 파괴하고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전쟁을 일으키고 환경을 파괴하고 여성을 억압하고 이주노동자를 탄압하는지 그 구체적인 모습들이 소통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이다. 자본의 공간과 자본의 목소리 틈에서 다른 세상을 향한 다른 목소리가 소통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서 오고가는 것들을 확산시키는 것이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의 목표 중 하나이다.
3) 이유 셋, 미디어·문화 활동가의 공동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미디어문화운동, 특히 미디어운동은 최근 수년간 인적·물적인 토대의 급격한 확장을 경험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많은 활동가들과 잠재적 활동가들이 배출되었고 부족하나마 공적인 지원을 통한 활동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최근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의 구축은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전국의 미디어운동주체들이 지금까지의 미디어 운동의 성과와 정보를 공유하고, 이후 전략을 토론하는 운동적 소통의 틀로서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다.
그를 위한 제반 조건이 여전히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므로 이의 확충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확충의 방향'이 미디어문화운동 주체들의 상상력을 동원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운동적 실천 속에서 발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미디어운동을 위한 물적 조건 확충은 미디어활동가의 몫이고, 그것은 미디어운동의 주체들의 요구와 현실운동의 요구에 부합하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지난 미디어운동의 성과들을 바탕으로 이후 전략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많은 미디어문화운동주체들이 만나서 토론할 수 있는 접점과 미디어문화운동주체와 현실운동주체들이 만나서 토론할 수 있는 접점들이 만들어져야 하고, 이러한 접점들은 다양한 운동적 실천과정에서 만들어 져야 한다(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반전', '반아펙', '반부시'와 같은 현실운동의 주요한 의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미디어문화행동들이 기획되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미디어운동 내외부의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고민하고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내부가 재조직(네트워킹)될 것이고 미디어운동의 역량확충을 위한 외부 조직(네트워크의 실천적/운동적 확장)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행동들은 현실운동주체들과 긴밀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현실운동의 주체들과 토론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조직하며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운동의 '운동적 전진', 그 전략 도출을 위한 단초들은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 속에서 발견될 것이며 발견되어야 한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아펙을 반대하는 미디어문화행동'은 이 출발점에 있다(여기서 다양한 공동체를 중심으로 그들의 삶에 기반을 둔 미디어컨텐츠가 생산되어야 한다는 것, 즉, 민중이 미디어 생산의 주체가 되어야 하고 그것이 사회적으로 소통되어야 한다는 것은 앞서의 고민과 병렬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매우 중요한 또 다른 지점이므로 이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또한 현실운동 역시 민중의 투쟁으로부터 조직되어야 한다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2.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이 하고 있는 몇 가지 것들
미디어운동 내부를 조직하고 외부로 확장하면서 현실운동과 토론하며 행동하기 위해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에서는 구체적인 활동을 하고 있고 그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은 전체기획단회의를 중심으로 팀별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반대 부시반대 국민행동>의 미디어팀으로, <신자유주의세계화반대 민중행동>의 미디어팀으로 결합해서 활동하고 있다.
초기에는 인터넷방송국팀/ 문화제팀/ 라디오팀/ 퍼블릭엑세스팀/ 민중프레스센터팀으로 운영하였고 부산영화제 기간에 진행한 노-아펙페스티벌 이후 변화한 조건을 바탕으로 홍콩투쟁 준비를 병행하면서 조직홍보팀/ 편성제작팀/ 문화행동팀/ 라디오팀/ 퍼블릭엑세스팀/ 워크샵 포럼팀으로 운영의 묘를 살리고 있다.
1) 인터넷방송국팀(편성제작팀)
: 최근까지, 미디어운동영역에서 독립적인 소통의 공간으로서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스트리밍(인터넷생중계)기술의 활용 수준은 집회나 행사의 인터넷생중계 정도에 머물러 왔다. 하지만 이번 부산 아펙투쟁의 경우 현실운동 주체, 문화예술 활동가, 영상제작 활동가, 독립미디어기술 관련활동가 등이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으로 네트워킹(조직)되어 소통하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인 현지 인터넷방송국을 구상하게 되었다. 이 네트워크의 효과는 인터넷방송국에서 제작할 프로그램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표현되는데, 네트워킹된 주체들의 경험과 활동계획을 공유하면서 현지에서 진행될 구체적 투쟁을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형식의 프로그램을 함께 기획할 수 있었다.
아펙회의 기간에 맞춰 진행되는 부산국제민중포럼 기간에는 포럼의 생중계와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관련 프로그램을 동시 진행하는 이원 생중계방송을 계획하고 있고, 부산의 모처들에서 산발적, 가변적 시위와 집회가 예상되는 날은 사전 제작된 프로그램과 스튜디오를 활용한 대담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한 정규편성에 시간별 속보뉴스프로그램(아펙투쟁 57분 속보)을 배치하여 투쟁 상황을 알릴 것이다. 그리고 대규모로 진행될 핵심 대중집회가 예상되는 날에는 집회 장소에 스튜디오를 구축하고 실시간으로 투쟁 상황을 송출할 것이다.
촬영할 상황을 제공하는 사람들과 다양한 방식의 영상제작경험이 있는 사람들,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송출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사람들이 네트워킹되면서 서로를 다양하게 배치하는 다양한 기획의 프로그램을 생산하고 송출하는 기지로서 인터넷방송국을 현지에 구축하는 것이다. 또한 편성제작팀은 송출할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제작을 담당할 다양한 활동가들을 조직하는 것까지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투쟁과 함께 가는 프로그램의 기획과 제작은 그 자체로 운동을 조직하는 과정이 되는 것이다.
2) 문화행동팀
: 부산에서 노-아펙 페스티벌을 진행했고 11월 회의기간에 부산의 문화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행동들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디어운동과 문화운동의 주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만나고 있으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이후 함께 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이번 미디어문화행동은 문화운동과 미디어운동이 하나의 투쟁의제로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서로의 영역에 대한 이해를 높여가고 있으며 서로의 역량을 상승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음악, 디자인, 미술 등과 별개일 수 없는 영상제작자들은 다양한 지원군의 풀을 확인할 수 있었고, 예술작품과 퍼포먼스 등 문화예술 활동가들의 노작이 영상이라는 매체를 통해 그 노출공간을 전방위적으로 확장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있다.
3) 라디오팀
: 공동체라디오운동의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오디오컨텐츠를 제작하여 송출할 것이고 WTO홍콩각료회의 저지투쟁에서는 한국 투쟁단 내 소통 시스템으로 라디오를 사용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라디오팀은 국내에서 진행되는 아펙반대투쟁보다 내부소통을 위한 시스템 구축도 쉽지 않은 해외 투쟁(WTO홍콩각료회의저지투쟁)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공중파와 인터넷을 활용한 이원 동시방송/ 투쟁단 및 상황실 내부, 현지 상황실과 국내 상황실 간 소통/ 투쟁일정 변경 및 긴급대응사안이 발생 시 신속한 정보전달과 소통/ 국제 투쟁단과 매체를 대상으로 한국 투쟁단의 입장표명, 논의 촉발과 정보수집/ 현지 속보와 각국 투쟁단 소식의 통역 방송/ 사전제작 프로그램을 통한 현지에서의 투쟁단 교양 및 교육방송/ WTO각료회의 관련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과 현장 리포트/ 국제 미디어문화 활동가와의 연대 등을 계획하고 있다.
아펙투쟁이 진행되는 부산에서는 영상과 마찬가지로 아펙반대투쟁소식을 전달할 오디오컨텐츠 생산을 중심으로 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고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공동체라디오 활동가들이 사전에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제작할 것이다.
4) 퍼블릭엑세스팀
: 한국의 경우 전국적으로 비정규직의 투쟁이, 농민의 투쟁이, 환경을 파괴하는 자본주의에 맞서는 투쟁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고 이는 근본적으로 국경을 넘어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의 운동과 충돌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퍼블릭엑세스(public access, 시청자 제작 참여) 운동을 진행해온 지역의 엑세스 활동가들이 모여 아펙을 반대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반대하는 일련의 투쟁과 지역의 생생한 목소리들을 영상에 담아보는 제작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기존의 퍼블릭엑세스 운동의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의제에 대해 작은 목소리들을 모아보는 중요한 시도가 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주류매체에서 담을 수 없는 목소리들을 영상을 통해 직접 담아내고 그 결과물들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국적인 엑세스를 시도함으로써 민중의 목소리가 좀 더 확산되고 소통될 수 있는 계기, 엑세스운동이 현실운동과 긴밀히 연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5) 워크샵 포럼팀
: 부산 현지에서 진행할 다양한 미디어문화 직접행동을 동시에 미디어문화행동의 의미를 정리하고 이론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와 포럼을 준비하고 전국의 미디어문화 활동가들과 미디어문화행동의 의미에 대해 토론하고 공유하며 네트워크를 확장할 할 수 있는 사전·사후 워크샵을 준비하고 있다.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은 워크
1) 이유 하나,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반대하기 때문이다
'괴물'에게는 커다란 날개가 있어 세계 어느 곳이라도 갈 수 있다. 가장 적은 비용으로 물건을 만들기 위해 일당을 적게 줘도 되는 사람들을 찾아 국경을 넘나든다. 싸게 만든 물건을 팔아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 또 국경을 넘나든다. 지구에 있는 모든 것을 이윤축적의 수단으로 보는 이 괴물의 이름은 '신자유주의'. 이윤을 찾아 국경을 넘어 날아다니기, 즉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가로막는 것들은 날카로운 발톱과 예리한 이빨로 협박하고 화염을 토해 태워버리기도 하는 신자유주의는 '자본의 증식운동과 자본의 경쟁논리에 사회 전체를 종속시키기' 위해서만 존재한다. 신자유주의는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다.
철도, 전기, 가스, 물, 교육, 의료 등 민중에게 필수적인 것들은 이윤을 남기기 위한 도구로 만들어 버리고, 생존을 위한 임금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은 무자비하게 짓밟을 버리며, 필요할 때만 사용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게 만들고, 문학은 책으로 만들어 팔아야 할 것으로, 음악은 음반으로 만들어 팔아야 할 것으로, 미술은 화랑에 걸어 놓고 팔아야 할 것으로, 영화는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팔아야 할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은 '괴물'의 숨통이 끊어지기를 원한다.
2) 이유 둘, 다른 세상을 말하는 다른 목소리가 소통되는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아펙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의 벡스코와 누리마루에 민중들의 접근은 금지되어있다. 부산의 경제를 살리고 한국의 경제를 살리며 민중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할 거라고 선전하고 있는 아펙정상회의에 민중들은 참가할 수 없으며 회의장 근처에도 갈 수 없다. 또한 아펙이 민중들의 삶을 파괴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어떤 주류매체에서도 전 세계 민중의 삶을 파괴하는 아펙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 '아펙이 경제를 살립니다'라고 앵무새처럼 지저귈 뿐 구체적으로 아펙이 어떻게 민중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인지 말하지 않고 있다. 그냥 매우, 자주, 추상적인 수사만을 반복할 뿐이다.
아펙이 민중의 삶을 파괴한다고 생각하는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은 가능한 한 회의장 가까이로 접근할 것이다. 그 곳에 민중들의 몸짓과 목소리로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이다. 노래하고 춤추고 행동하며 아펙에 대한 다른 목소리들이 소통되는 공간을 부산의 거리 곳곳에 만들 것이다. 또한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은 거대한 주류매체가 아닌 인터넷상에 민중의 소통공간을 만들 것이다. 아펙이 어떻게 농민의 삶을 파괴하고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전쟁을 일으키고 환경을 파괴하고 여성을 억압하고 이주노동자를 탄압하는지 그 구체적인 모습들이 소통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이다. 자본의 공간과 자본의 목소리 틈에서 다른 세상을 향한 다른 목소리가 소통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서 오고가는 것들을 확산시키는 것이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의 목표 중 하나이다.
3) 이유 셋, 미디어·문화 활동가의 공동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미디어문화운동, 특히 미디어운동은 최근 수년간 인적·물적인 토대의 급격한 확장을 경험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많은 활동가들과 잠재적 활동가들이 배출되었고 부족하나마 공적인 지원을 통한 활동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최근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의 구축은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전국의 미디어운동주체들이 지금까지의 미디어 운동의 성과와 정보를 공유하고, 이후 전략을 토론하는 운동적 소통의 틀로서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다.
그를 위한 제반 조건이 여전히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므로 이의 확충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확충의 방향'이 미디어문화운동 주체들의 상상력을 동원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운동적 실천 속에서 발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미디어운동을 위한 물적 조건 확충은 미디어활동가의 몫이고, 그것은 미디어운동의 주체들의 요구와 현실운동의 요구에 부합하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지난 미디어운동의 성과들을 바탕으로 이후 전략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많은 미디어문화운동주체들이 만나서 토론할 수 있는 접점과 미디어문화운동주체와 현실운동주체들이 만나서 토론할 수 있는 접점들이 만들어져야 하고, 이러한 접점들은 다양한 운동적 실천과정에서 만들어 져야 한다(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반전', '반아펙', '반부시'와 같은 현실운동의 주요한 의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미디어문화행동들이 기획되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미디어운동 내외부의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고민하고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내부가 재조직(네트워킹)될 것이고 미디어운동의 역량확충을 위한 외부 조직(네트워크의 실천적/운동적 확장)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행동들은 현실운동주체들과 긴밀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현실운동의 주체들과 토론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조직하며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운동의 '운동적 전진', 그 전략 도출을 위한 단초들은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 속에서 발견될 것이며 발견되어야 한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아펙을 반대하는 미디어문화행동'은 이 출발점에 있다(여기서 다양한 공동체를 중심으로 그들의 삶에 기반을 둔 미디어컨텐츠가 생산되어야 한다는 것, 즉, 민중이 미디어 생산의 주체가 되어야 하고 그것이 사회적으로 소통되어야 한다는 것은 앞서의 고민과 병렬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매우 중요한 또 다른 지점이므로 이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또한 현실운동 역시 민중의 투쟁으로부터 조직되어야 한다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2.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이 하고 있는 몇 가지 것들
미디어운동 내부를 조직하고 외부로 확장하면서 현실운동과 토론하며 행동하기 위해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에서는 구체적인 활동을 하고 있고 그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은 전체기획단회의를 중심으로 팀별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반대 부시반대 국민행동>의 미디어팀으로, <신자유주의세계화반대 민중행동>의 미디어팀으로 결합해서 활동하고 있다.
초기에는 인터넷방송국팀/ 문화제팀/ 라디오팀/ 퍼블릭엑세스팀/ 민중프레스센터팀으로 운영하였고 부산영화제 기간에 진행한 노-아펙페스티벌 이후 변화한 조건을 바탕으로 홍콩투쟁 준비를 병행하면서 조직홍보팀/ 편성제작팀/ 문화행동팀/ 라디오팀/ 퍼블릭엑세스팀/ 워크샵 포럼팀으로 운영의 묘를 살리고 있다.
1) 인터넷방송국팀(편성제작팀)
: 최근까지, 미디어운동영역에서 독립적인 소통의 공간으로서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스트리밍(인터넷생중계)기술의 활용 수준은 집회나 행사의 인터넷생중계 정도에 머물러 왔다. 하지만 이번 부산 아펙투쟁의 경우 현실운동 주체, 문화예술 활동가, 영상제작 활동가, 독립미디어기술 관련활동가 등이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으로 네트워킹(조직)되어 소통하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인 현지 인터넷방송국을 구상하게 되었다. 이 네트워크의 효과는 인터넷방송국에서 제작할 프로그램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표현되는데, 네트워킹된 주체들의 경험과 활동계획을 공유하면서 현지에서 진행될 구체적 투쟁을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형식의 프로그램을 함께 기획할 수 있었다.
아펙회의 기간에 맞춰 진행되는 부산국제민중포럼 기간에는 포럼의 생중계와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관련 프로그램을 동시 진행하는 이원 생중계방송을 계획하고 있고, 부산의 모처들에서 산발적, 가변적 시위와 집회가 예상되는 날은 사전 제작된 프로그램과 스튜디오를 활용한 대담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한 정규편성에 시간별 속보뉴스프로그램(아펙투쟁 57분 속보)을 배치하여 투쟁 상황을 알릴 것이다. 그리고 대규모로 진행될 핵심 대중집회가 예상되는 날에는 집회 장소에 스튜디오를 구축하고 실시간으로 투쟁 상황을 송출할 것이다.
촬영할 상황을 제공하는 사람들과 다양한 방식의 영상제작경험이 있는 사람들,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송출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사람들이 네트워킹되면서 서로를 다양하게 배치하는 다양한 기획의 프로그램을 생산하고 송출하는 기지로서 인터넷방송국을 현지에 구축하는 것이다. 또한 편성제작팀은 송출할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제작을 담당할 다양한 활동가들을 조직하는 것까지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투쟁과 함께 가는 프로그램의 기획과 제작은 그 자체로 운동을 조직하는 과정이 되는 것이다.
2) 문화행동팀
: 부산에서 노-아펙 페스티벌을 진행했고 11월 회의기간에 부산의 문화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행동들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디어운동과 문화운동의 주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만나고 있으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이후 함께 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이번 미디어문화행동은 문화운동과 미디어운동이 하나의 투쟁의제로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서로의 영역에 대한 이해를 높여가고 있으며 서로의 역량을 상승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음악, 디자인, 미술 등과 별개일 수 없는 영상제작자들은 다양한 지원군의 풀을 확인할 수 있었고, 예술작품과 퍼포먼스 등 문화예술 활동가들의 노작이 영상이라는 매체를 통해 그 노출공간을 전방위적으로 확장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있다.
3) 라디오팀
: 공동체라디오운동의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오디오컨텐츠를 제작하여 송출할 것이고 WTO홍콩각료회의 저지투쟁에서는 한국 투쟁단 내 소통 시스템으로 라디오를 사용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라디오팀은 국내에서 진행되는 아펙반대투쟁보다 내부소통을 위한 시스템 구축도 쉽지 않은 해외 투쟁(WTO홍콩각료회의저지투쟁)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공중파와 인터넷을 활용한 이원 동시방송/ 투쟁단 및 상황실 내부, 현지 상황실과 국내 상황실 간 소통/ 투쟁일정 변경 및 긴급대응사안이 발생 시 신속한 정보전달과 소통/ 국제 투쟁단과 매체를 대상으로 한국 투쟁단의 입장표명, 논의 촉발과 정보수집/ 현지 속보와 각국 투쟁단 소식의 통역 방송/ 사전제작 프로그램을 통한 현지에서의 투쟁단 교양 및 교육방송/ WTO각료회의 관련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과 현장 리포트/ 국제 미디어문화 활동가와의 연대 등을 계획하고 있다.
아펙투쟁이 진행되는 부산에서는 영상과 마찬가지로 아펙반대투쟁소식을 전달할 오디오컨텐츠 생산을 중심으로 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고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공동체라디오 활동가들이 사전에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제작할 것이다.
4) 퍼블릭엑세스팀
: 한국의 경우 전국적으로 비정규직의 투쟁이, 농민의 투쟁이, 환경을 파괴하는 자본주의에 맞서는 투쟁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고 이는 근본적으로 국경을 넘어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의 운동과 충돌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퍼블릭엑세스(public access, 시청자 제작 참여) 운동을 진행해온 지역의 엑세스 활동가들이 모여 아펙을 반대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반대하는 일련의 투쟁과 지역의 생생한 목소리들을 영상에 담아보는 제작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기존의 퍼블릭엑세스 운동의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의제에 대해 작은 목소리들을 모아보는 중요한 시도가 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주류매체에서 담을 수 없는 목소리들을 영상을 통해 직접 담아내고 그 결과물들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국적인 엑세스를 시도함으로써 민중의 목소리가 좀 더 확산되고 소통될 수 있는 계기, 엑세스운동이 현실운동과 긴밀히 연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5) 워크샵 포럼팀
: 부산 현지에서 진행할 다양한 미디어문화 직접행동을 동시에 미디어문화행동의 의미를 정리하고 이론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와 포럼을 준비하고 전국의 미디어문화 활동가들과 미디어문화행동의 의미에 대해 토론하고 공유하며 네트워크를 확장할 할 수 있는 사전·사후 워크샵을 준비하고 있다. <아펙반대미디어문화행동>은 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