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울림을 찾아
단상… 울림에 관하여
보이는 것이라고는 바다와 하늘뿐인 섬에서 군 생활을 마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요즈음 방송을 보다보면 감정을 자극하기 위한 코너들이 자주 눈에 띈다. 입양을 보내야 했던 부모들이 자식을 찾아 먼 타지로 날아가고, 한번만 만나 잘못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 마음에 누군가를 찾아 헤매고, 어릴 적의 추억들을 이야기보따리 풀듯 풀어가며 끝내는 우정을 담아 외치는 “반갑다 친구야”의 목소리들에 매료되어 텔레비전 삼매경에 빠지게 되는 상황은 비단 나만의 모습은 아니리라. 나의 이야기도 아닐뿐더러 나의 친구들도 아닌데도 텔레비전 앞으로 사람들을 묶어둘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이 바보상자의 위력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분명 그것은 우리 모두의 마음과 공명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리라… 울림이 있기에 타인의 일이지만 자신의 일이 되어버리고, 울림이 있기에 그들의 목소리는 우리의 목소리와 실천으로 변화한다. 울림… 그것은 아마 우리 운동의 가장 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우리 모두의 삶은 누군가의 마음을 울린다
- 삶을 살아간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평택 미군기지 확장으로 인해 그들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뺏길 위험에 처해있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도 우리에게 하나의 울림이 되고 있다. 이 책은 그다지 거창하지도 어떤 목적의식을 크게 담으려 하지 않는다. 다만 땅과 함께 살아온 팽성 주민들의 삶을 담담하게 풀어놓을 뿐이다. 애써 깔끔하게 정리해서 독자들에게 이해시키려는 모습이나 멋진 말들로 포장하고자 하는 모습들이 아니라, 옛날 옛적에 살았던 이야기들을 머릿속에서 하나 둘씩 뒤적이며 꺼내놓아 무언가를 만들어간다는 느낌이다. 모든 주민들이 조심스레 꺼내놓은 그들의 삶의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땅에 대한 애착이며, 단순히 땅이라는 공간적인 개념이 아니라, 팽성으로 들어와 살아온 지금까지의 삶에 대한 애착으로 이어진다. 그들의 삶은 땅과 떼어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바다를 손수 사람들의 힘으로 막아 박토를 농토로 만들기 위한 노력들과, 일제 때 땅에서 내몰리기 시작해 해방 이후 다시 미군기지의 비행기장 부지로 빼앗기면서 겨울밤에 강제로 불도저에 의해 쫓겨나 천막하나로 겨울을 나면서 토방을 만들어야 했던 설움들이 담겨있다. 또한 그 속에서도 마을 사람들끼리 합동하여 다시 삶의 터전들을 일궈나간 세월들이 그들의 삶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단지 내가 살고 있고 어렵게 고생해서 겨우 마련한 터전에서, 이웃들과 친하게 지내다가 편히 죽게 해달라는 마음을 가지고 계신 마을 주민들에게 미군기지 확장은 그들의 삶을 깡그리 무시해버리는 처사이다. 또한 보상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정부의 메마른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삶의 터전에 대한 그들의 애착은 가장 정치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500일 넘게 촛불시위를 하고, 이는 미군기지의 확장 반대를 넘어선다. 신자유주의 질서의 지배자 미국에 대한 반대와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의 정점에 그들의 투쟁이 위치하게 될 만큼.
에필로그
그저 책을 한권 읽어갈 뿐이다. 다른 여타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어찌 보면 전혀 정치적이지도 않고, 목적이 있을 법하지도 않은 삶에 관한 소소한 내용들이 주민들의 삶의 무게로 인해 가장 정치적인 울림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은 여전히 대중운동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끊임없이 울림의 가능성을 찾아!
보이는 것이라고는 바다와 하늘뿐인 섬에서 군 생활을 마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요즈음 방송을 보다보면 감정을 자극하기 위한 코너들이 자주 눈에 띈다. 입양을 보내야 했던 부모들이 자식을 찾아 먼 타지로 날아가고, 한번만 만나 잘못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 마음에 누군가를 찾아 헤매고, 어릴 적의 추억들을 이야기보따리 풀듯 풀어가며 끝내는 우정을 담아 외치는 “반갑다 친구야”의 목소리들에 매료되어 텔레비전 삼매경에 빠지게 되는 상황은 비단 나만의 모습은 아니리라. 나의 이야기도 아닐뿐더러 나의 친구들도 아닌데도 텔레비전 앞으로 사람들을 묶어둘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이 바보상자의 위력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분명 그것은 우리 모두의 마음과 공명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리라… 울림이 있기에 타인의 일이지만 자신의 일이 되어버리고, 울림이 있기에 그들의 목소리는 우리의 목소리와 실천으로 변화한다. 울림… 그것은 아마 우리 운동의 가장 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우리 모두의 삶은 누군가의 마음을 울린다
- 삶을 살아간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평택 미군기지 확장으로 인해 그들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뺏길 위험에 처해있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도 우리에게 하나의 울림이 되고 있다. 이 책은 그다지 거창하지도 어떤 목적의식을 크게 담으려 하지 않는다. 다만 땅과 함께 살아온 팽성 주민들의 삶을 담담하게 풀어놓을 뿐이다. 애써 깔끔하게 정리해서 독자들에게 이해시키려는 모습이나 멋진 말들로 포장하고자 하는 모습들이 아니라, 옛날 옛적에 살았던 이야기들을 머릿속에서 하나 둘씩 뒤적이며 꺼내놓아 무언가를 만들어간다는 느낌이다. 모든 주민들이 조심스레 꺼내놓은 그들의 삶의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땅에 대한 애착이며, 단순히 땅이라는 공간적인 개념이 아니라, 팽성으로 들어와 살아온 지금까지의 삶에 대한 애착으로 이어진다. 그들의 삶은 땅과 떼어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바다를 손수 사람들의 힘으로 막아 박토를 농토로 만들기 위한 노력들과, 일제 때 땅에서 내몰리기 시작해 해방 이후 다시 미군기지의 비행기장 부지로 빼앗기면서 겨울밤에 강제로 불도저에 의해 쫓겨나 천막하나로 겨울을 나면서 토방을 만들어야 했던 설움들이 담겨있다. 또한 그 속에서도 마을 사람들끼리 합동하여 다시 삶의 터전들을 일궈나간 세월들이 그들의 삶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단지 내가 살고 있고 어렵게 고생해서 겨우 마련한 터전에서, 이웃들과 친하게 지내다가 편히 죽게 해달라는 마음을 가지고 계신 마을 주민들에게 미군기지 확장은 그들의 삶을 깡그리 무시해버리는 처사이다. 또한 보상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정부의 메마른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삶의 터전에 대한 그들의 애착은 가장 정치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500일 넘게 촛불시위를 하고, 이는 미군기지의 확장 반대를 넘어선다. 신자유주의 질서의 지배자 미국에 대한 반대와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의 정점에 그들의 투쟁이 위치하게 될 만큼.
에필로그
그저 책을 한권 읽어갈 뿐이다. 다른 여타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어찌 보면 전혀 정치적이지도 않고, 목적이 있을 법하지도 않은 삶에 관한 소소한 내용들이 주민들의 삶의 무게로 인해 가장 정치적인 울림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은 여전히 대중운동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끊임없이 울림의 가능성을 찾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