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자본의 행태는 금융세계화의 필연적인 결과다
1997년 외환위기는 곧 IMF 구제금융협약과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금융, 노동, 공공, 기업의 4대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은 쉼 없이 진행되었고, 민중들은 충격적인 위기 속에 금을 모으고 허리띠를 졸라맸다. 결국 사회 전반의 위기 비용은 민중에게 고스란히 전가되었지만 애초의 약속과 달리 한국경제는 장기불황의 늪에서 허덕이며 빠져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외환위기 이후 10년이 지나면서 신자유주의 정책개혁의 꾸준한 시행은 경쟁을 통한 효율성 확보를 이룬 것처럼 보였고, 특정 기업이나 산업 부문의 주가 상승과 수출확대는 한국사회의 경제구조가 외환위기 직후보다 훨씬 나아진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을 낳았다.
하지만 최근 칼 아이칸의 KT&G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와 외환은행 매각으로 3년 만에 차익 4조 5천억이라는 최고‘대박’을 터뜨린 론스타의 사례는 폭발적인 주가상승을 통해 단기간에 어마어마한 이윤을 노리는 초민족적 자본의 속성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상화된 빈곤과 불안정 노동이라는 위기를 겪고 있는 노동자민중의 삶이 대비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계속된 초민족적 자본의 소위 ‘먹튀’전략은 투기자본의 성격과 한국경제에 대한 논쟁을 확산시켜왔다. 현재까지의 논의는 한편으로 주주자본주의를 기치로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야 한다는 입장과, 다른 한편으로 국내자본의 보호를 위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양분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양측의 주장과 다르게 현재 상황은 한국경제의 성장이 착시일 뿐이고, 구조조정과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가 결국 민중의 삶에 대한 공격을 기반으로 초민족적 자본의 지배력을 확대시킬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기업에 대한 초민족적 기업의 M&A 양상과 결과
외환위기 이후 한국에서 초민족적 투기자본의 비중은 질적, 양적 증가를 거듭해왔다. 초기 구조조정은 기업 매각으로 나타났고 이 과정에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증가했다. FDI는 1차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상시적 구조조정 체계가 구축되면서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2004년 금융부문 구조조정과 금융권 매각으로 다시 증가하게 된다.
외환위기의 충격 이후 외국자본의 유치는 이유를 불문하고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되어왔다. 하지만 구조조정과 금융시장의 개방을 통한 한국경제의 금융세계화로의 편입은 초민족적 자본이 뛰어들어 이윤을 얻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었고 이는 수많은 M&A로 이어졌다. 소버린의 SK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가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사례이다. 소버린은 2003년 SK지분의 매입과 함께 경영진 전면교체를 요구하면서 경영권 참여를 선언했다. 소버린의 주장은 주주총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이들은 2005년 소유하고 있던 주식을 전량 매각하면서 1조원의 시세차익을 얻고 한국을 떠났다(같은 방식으로 헤르메스도 삼성물산을 상대로 주식매입과 이후 전량매각으로 단기간에 시세차익을 얻고 한국을 떠났다). 이외에도 퀸텀 인터내셔널 펀드, BIH, JP모건, 인투루브의 예에서 보이는 것처럼 초민족적 자본들은 유상감자나 고배당과 같은 한국경제에 투자한 자본보다 훨씬 많은 부를 해외로 이전해 갔다.1)
지속적인 M&A과정에서 초민족적 자본의 한국 경제 내의 지분율은 기하급수로 증가해왔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주식보유 비중은 2004년 말 42%에 이르렀다. 현재 한국 경제의 외국인 지분율을 보면, SC제일은행(100%외국인 지분), 외환은행(74%), 한국씨티은행(99.9%) 등의 금융권 일부는 사실상 외국인 자본이 직접 소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고, 국민은행(85.25), 신한지주(64.3%), 하나은행(76.4%)도 외국인 자본비율이 매우 높다. 전체적으로 외국자본의 은행점유율은 2005년 6월 일반은행을 기준으로 29.9%, 국내은행을 기준으로 21.5%에 달한다. 일반 기업의 경우에도 삼성전자, POSCO, 현대차 등의 경우에 외국인 지분율이 50%에 이르고, 국가 기간산업으로 분류된 한국전력, SK텔레콤, KT 등도 주식취득 한도에 근접할 정도의 외국인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의 증가는 곧 초민족적 자본의 경제 전반에 대한 지배력의 점진적인 강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경제의 위기 극복이라는 ‘대의’와 외자유치를 앞세운 글로벌 스탠다드 적용 과정은 한국경제 전반의 취약성, 종속성을 구조화하고 있다.
초민족적 자본의 M&A 메커니즘
초민족적 자본이 한국 경제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방식이 적대적 M&A이다. 현재 한국 내 외국인 투자는 직접투자가 점점 줄고, 단기성 투기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이다. 이중 직접투자라 하더라도 산업부문의 설비에 투자되는 비중은 점점 줄고 인수합병형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2) 초민족적 자본의 M&A 역시 외국 자본이 한국에 투자하는 형태지만 M&A 메커니즘은 자본의 투자를 통해서 설비투자나 고용창출을 꾀하는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초민족적 자본의 M&A는 대주주의 지분율이 낮거나, 자산가치가 큰 기업을 우선적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다. 또한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부족한 기업, 부동산과 같은 보유자산이 많거나 우량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을 M&A의 대상으로 삼는다. 이런 기업들을 헐값으로 기업을 인수하고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이윤을 얻게 되는 것이다. 구조조정에 대해 노동조합의 저항이 극심할 경우에는 곧장 알짜 자산을 매각하고 법인을 청산하는 식으로 차익을 노리고, 구조조정이 성공해서 실적이 이전보다 호전되면 그 후, 고가매각을 통해 이익을 얻는다. 한국에서 이런 방식으로 차익을 얻어간 대표적인 예는 론스타(외환은행), JP 모건(만도)의 경우다. 초민족적 자본의 목표는 오직 주가의 상승에 있을 뿐이다. 이런 과정에서 이윤획득에 대한 위협요소가 발생할 경우에는 기업 전체를 포기해버리는 방식으로 M&A가 진행된다.
또 다른 방식은 먼저 지분을 매입하고 M&A 실시를 선언하면서 경영권에 대한 위협을 가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주가가 상승하면 이를 통해 차익을 실현한다. 대표적인 예는 소버린(SK), 헤르메스(삼성물산)다. 칼 아이칸의 KT&G에 대한 M&A 시도도 이런 절차를 밟아갈 가능성이 높다. 경영권에 대한 위협을 가하는 경우도 경영권 확보는 주가를 통한 차익 실현의 발판일 뿐이다. 여기서도 주가 상승을 위한 구조조정과 알짜 자산의 매각은 꼭 필요하고 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위험요소들을 관리하면서 안정적이고 빠르게 차익을 얻기 위해 경영권을 위협할 뿐이다.
이런 M&A의 과정은 한국경제 자체의 토대를 고려하는 것이 아니며 세계경제전반에서의 자금의 흐름, 이윤획득의 가능성을 지향으로 삼는다. 곧 현재 한국의 주가폭등과 수출확대는 금융투기 속에서 형성된 거품이 대다수이고, 이 과정에서 한국경제는 종속성이 심화되고 국내외 충격에 취약해진다.
M&A를 둘러싼 논쟁의 한계
한국기업에 대한 초민족적 자본의 공격이 늘어나고 있고, 이에 따른 막대한 부의 해외유출과 산업투자의 침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두 가지 상반된 입장이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이런 입장들은 금융세계화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결여하고 있다. 또한 이들의 주장이 어떤 집단의 이해를 대변하는가에 있어 한계가 뚜렷하다.
1> 주주자본주의를 위한 글로벌 스탠다드
먼저 주주자본주의를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살펴보자. 주주자본주의는 주주가치를 기업경영의 핵심에 두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이를 위해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을 핵심목표로 삼는다. 이렇게 볼 때 적대적 M&A는 경쟁을 통해서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식가치를 증대시키는 자본주의의 긍정적 메커니즘이다. 만약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적대적 M&A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보면 경영자들을 나태하고 방만해지지 않게 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것이다. 소위 미꾸라지 속에 메기를 풀어놓아야 미꾸라지가 건강해진다는 이야기다.3)
한국사회에서 주주자본주의는 자본이 1970년대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나타났다. 70년대 위기 이전에 자본의 전략은 기업 수익을 유보하고 기업성장을 위해 재투자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유보와 재투자 전략은 지속적인 산업발전과 낮은 실업률, 상대적 고임금을 통해 수익과 고용의 안정적 유지를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70년대 위기는 이윤율의 저하 속에서 유보 및 재투자 전략의 유지를 불가능하게 했고, 이러한 상황에서 주주를 주인으로, 경영진을 대리인으로 가정하는 주주자본주의가 강조되었다. 기관투자자의 등장과 뮤추얼펀드, 연기금, 생명보험과 같은 기관의 등장, 금융규제 완화를 통한 자본의 금융화는 거대 기업의 인수합병의 개시로 주주자본주의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유보-재투자 전략의 폐기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이유로 (특히 노동력에 대한) 다운사이징과 배당 전략으로 바뀌었고, 이는 곧 상시적 구조조정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자본에 대한 통제로서 인수합병이 중시되었고, 이윤을 중심 논리로 사업과 업무들의 폐기처분이 이루어졌다. 이와 동시에 스톡옵션과 같은 경영진의 고임금 전략이 시작되고 지속적으로 강화되어왔다.
주주자본주의 하에서 주주와 최고 경영진이 이익을 챙긴다. 주주자본주의의 옹호자들은 주주가치의 극대화가 주주나 경영진뿐만 아니라 노동자, 고객, 공급, 유통 모든 면에서 부유함을 가져다준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실제 주주와 경영진의 이득은 다운사이징과 배당 전략 자체가 목표로 하고 있는 대부분의 노동인구를 낮은 임금과 소득에 머무르게 하는 경제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것이다. 특히 소득 불평등의 측면은 임금뿐만 아니라 주식보유에 있어서 상당한 불평등에 기인한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 가구의 상위 0.5%는 공모된 기업주식의 37%를 소유하지만 80%의 가구는 2% 이하를 소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주가치에 입각한 주식의 높은 수익률 강조는 소득 불평등을 심화하고, 노동자 계급의 희생을 바탕으로 소수의 지배계급이 부를 영유하는 결과를 낳는다.
2> 국내자본을 지키기 위한 경영권 방어
다른 한편 국내 산업의 보호를 위해 투기성 자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경영권 방어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다. 여기서 M&A시도는 기업들을 경영권 방어에 치중하도록 강제하고 국내 산업에 대한 투자를 막는 해악으로 평가된다. 특히 FDI와 투기성 자본을 구분하면서 투기성 자본에 대한 규제방안의 마련과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대책4)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대표적인 주장이다. 이들은 투자 자본/투기 자본, 국내자본/외국자본의 구분을 논의의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금융세계화 국면에서 이런 구분은 실효성이 없다.
먼저 투자 자본/투기 자본의 구분의 문제가 있다. 앞서 지적했듯 70년대 위기를 거치면서 유보와 재투자 전략이 다운사이징과 배당 전략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존재했다. 이는 자본이 이윤을 얻는 방식이 금융부문을 매개로 하는 과정으로 집중됨을 의미한다. 곧 특정한 기업에 자본이 직접투자로 주어지거나, 투기를 목적으로 주어지거나 이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각 기업의 자본금은 곧 주식시장에서 자사의 주식이 높은 가치로 평가받고 이를 통해 이윤을 얻기 위한 것으로 사용된다. 이윤은 산업부문에 재투자되기보다는 다른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거나, 자사의 주식가치를 높이기 위해 금융을 운용하는 데 사용된다. FDI나 그린필드(직접투자 중 생산기반시설 등에 대한 투자)가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투자는 자체로 투기(불안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윤을 바라보고, 리스크를 감수하고, 기다리면서 자금을 대는 것)와 목적 면에서 차이가 없다. 게다가 현재 한국에서 FDI와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의 비율을 구분해 따지기도 힘든 수준이고, 이러한 자본의 흐름은 이미 오직 주식시장에서의 이윤만을 쫓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자본/외국자본이라는 구분도 무의미한 것이다. 국내의 자본(흔히 우리가 볼 수 있는 재벌)들 역시 금융세계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외국계 자본과 마찬가지로 이윤 획득을 목적으로 초민족화와 글로벌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자본이 외국자본처럼 시세차익과 같은 주식시장, 금융에서의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택하지 않고 국내산업의 발전과 고용안정을 위한 투자 확대를 선택하리라는 것은 환상에 불구하다. 이미 금융세계화에 편입된 한국사회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표방하는 국내자본들은 어떠한 민족적/민중적 이해와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어기는 것은 곧 시장에서의 퇴출로 이어질 뿐이기 때문이다.
금융세계화 비판이 결여된 초민족적 자본에 관한 논쟁은 허구다
70년대 이후 자본주의의 위기는 금융세계화의 본격적 진전으로 이어졌다. 이는 초민족적 자본이라는 행위자가 생산부문보다는 금융부문을 통해서 이윤을 추구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외환위기의 해답으로 제시된 신자유주의 정책의 이행은 결국 금융세계화로의 편입을 통해 초민족적 자본의 이윤 확보를 위한 매력적인 시장으로 한국경제 전반을 바꾸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은 결국 금융부문에서의 지속적인 투기를 통한 거품을 만들어내고 위기를 심화해왔다.
또한 금융을 통해 부를 얻어간다는 것은 지배계급이 다른 지역, 계급, 인종에 대한 착취를 통해 이윤을 뽑아낸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배제와 불평등, 노동의 불안정화라는 삶의 위기로 드러나고 있다. 주주자본주의를 주창하면서 금융세계화에 기생하고 시장의 기능을 강조하거나, 민족적 해결책을 부르짖는 것(이는 국내자본에 대한 환상에서 비롯된 것이며 실제로는 최고위 경영진의 이득을 대변하는 것일 뿐이다)이 위기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이런 주장들은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를 유일한 대안으로 상정하고 그 상황 내에서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압축성장’과 과도한 투자로 망쳐놓은 한국경제를 주주자본주의의 올바른 실현과 외국인 직접투자를 포함한 설비 투자 등으로 살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정부와 그 측근의 주장은 완전한 허구다. 외환위기-현재의 장기 위기로 이어지는 과정은 한국경제의 불안정성과 종속성을 심화하는 과정이었다.
초민족적 자본의 전횡을 비판하고자 한다면 자본주의 위기에 대한 객관적, 비판적 인식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횡포를 공공연하게 보장하는 금융세계화에 대한 근본적 비판이 수행되어야 한다. 그것이 전제되어 있지 않은 그 어떤 입장도 민중의 삶의 위기와 경제, 사회 전반의 불안정을 해결할 수 없다. 금융세계화가 야기한 삶의 위기에 대한 책임은 바로 신자유주의 지배세력에 있는 것이다.
1) 퀸텀 인터내셔널 펀드는 서울증권을 상대로 액면가(2500원)대비 60%인 주당 1500원의 고배당으로 267억 원을 회수했고, 1999년 이후 투자자금의 80%를 회수했다. BIH는 브릿지 증권을 상대로 70%의 고배당으로 200억 원을 회수하고, 02년 3차례 유상감자로 600억 원 회수, 04년 유상감자로 1125억 원을 회수했다. 또, JP모건은 만도기계를 대상으로 246억 원의 투자로 1710억 원을 회수해갔으며 인투루브는 OB맥주를 대상으로 유상감자로 1600억 원을 회수해갔다.
외국자본이 가져가는 배당액 전체 규모는 1998년 5억 달러였던 것이 2003년 33억 달러로 급증했고, 2005년 주식배당액은 2004년보다 50%증가한 73억 달러에 이르고, 2005년 외국인들이 3조 6천억 원의 주식을 처분해 차익을 실현했다. 본문으로
2) 최근 금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이 주식 5% 이상을 보유한 사례에 대한 보고 건수는 2002년 810건에서 2005년 2513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고, 이중 24% 정도가 단순투자가 아니라 회사 경영에 참여할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문으로
3) 이런 입장을 피력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참여연대이다. 참여연대는 최근 KT&G 사태에 대한 논평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경영권에 대한 공격이 시작되면, 십중팔구 주가는 오른다. 주가 상승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면, 무능한 경영진에 대한 외부 견제가 효율성 증진에 매우 효과적인 수단임은 분명하다. 그러면 외국자본의 공격이 없었더라도, 그 효율성의 증진이라는 국민적 이익이 자동적으로 실현되었을까? 글쎄다… KT&G는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회사정관에 좋은 말을 써놓았다고 해서, 지배구조가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내부감시 뿐만 아니라 외부견제도 필요한 이유가 이것이다. 이번 사태는 KT&G 경영진으로 하여금 외부의 요구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게 함으로써 결국 효율성을 증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본문으로
4) 현재 주로 논의되고 있는 경영권 방어 대책은 다음과 같다.
1.황금주; 1주 만으로 합병 등 중요사항에 대한 거부권을 형성해 적대적 M&A의 원천 봉쇄
2.포이즌 필; 적대적 M&A 위협이 있을 경우 대주주가 시세보다 싼 값에 신주를 발행해 인수, 우호적 제 3자에게 배정해 자기 지분을 늘리는 제도
3.황금 낙하산; 적대적 M&A로 해직된 이사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게해서 공격자의 비용부담을 높이는 제도
4.의무공개매수제도; 적대적 M&A를 위해 시장에서 공개 매수할 때 반드시 특정비율 이상을 사들이도록 해서 인수부담을 크게 하는 제도
5.주식상호보유제도; 비슷한 입장의 기업끼리 상대방 기업 주식을 보유, 위협이 생길 때 백기사로 나서는 것.
최근 KT&G에 대한 M&A시도 이후 많은 기업들이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제도들을 도입하고 있다. 본문으로
하지만 최근 칼 아이칸의 KT&G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와 외환은행 매각으로 3년 만에 차익 4조 5천억이라는 최고‘대박’을 터뜨린 론스타의 사례는 폭발적인 주가상승을 통해 단기간에 어마어마한 이윤을 노리는 초민족적 자본의 속성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상화된 빈곤과 불안정 노동이라는 위기를 겪고 있는 노동자민중의 삶이 대비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계속된 초민족적 자본의 소위 ‘먹튀’전략은 투기자본의 성격과 한국경제에 대한 논쟁을 확산시켜왔다. 현재까지의 논의는 한편으로 주주자본주의를 기치로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야 한다는 입장과, 다른 한편으로 국내자본의 보호를 위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양분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양측의 주장과 다르게 현재 상황은 한국경제의 성장이 착시일 뿐이고, 구조조정과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가 결국 민중의 삶에 대한 공격을 기반으로 초민족적 자본의 지배력을 확대시킬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기업에 대한 초민족적 기업의 M&A 양상과 결과
외환위기 이후 한국에서 초민족적 투기자본의 비중은 질적, 양적 증가를 거듭해왔다. 초기 구조조정은 기업 매각으로 나타났고 이 과정에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증가했다. FDI는 1차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상시적 구조조정 체계가 구축되면서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2004년 금융부문 구조조정과 금융권 매각으로 다시 증가하게 된다.
외환위기의 충격 이후 외국자본의 유치는 이유를 불문하고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되어왔다. 하지만 구조조정과 금융시장의 개방을 통한 한국경제의 금융세계화로의 편입은 초민족적 자본이 뛰어들어 이윤을 얻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었고 이는 수많은 M&A로 이어졌다. 소버린의 SK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가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사례이다. 소버린은 2003년 SK지분의 매입과 함께 경영진 전면교체를 요구하면서 경영권 참여를 선언했다. 소버린의 주장은 주주총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이들은 2005년 소유하고 있던 주식을 전량 매각하면서 1조원의 시세차익을 얻고 한국을 떠났다(같은 방식으로 헤르메스도 삼성물산을 상대로 주식매입과 이후 전량매각으로 단기간에 시세차익을 얻고 한국을 떠났다). 이외에도 퀸텀 인터내셔널 펀드, BIH, JP모건, 인투루브의 예에서 보이는 것처럼 초민족적 자본들은 유상감자나 고배당과 같은 한국경제에 투자한 자본보다 훨씬 많은 부를 해외로 이전해 갔다.1)
지속적인 M&A과정에서 초민족적 자본의 한국 경제 내의 지분율은 기하급수로 증가해왔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주식보유 비중은 2004년 말 42%에 이르렀다. 현재 한국 경제의 외국인 지분율을 보면, SC제일은행(100%외국인 지분), 외환은행(74%), 한국씨티은행(99.9%) 등의 금융권 일부는 사실상 외국인 자본이 직접 소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고, 국민은행(85.25), 신한지주(64.3%), 하나은행(76.4%)도 외국인 자본비율이 매우 높다. 전체적으로 외국자본의 은행점유율은 2005년 6월 일반은행을 기준으로 29.9%, 국내은행을 기준으로 21.5%에 달한다. 일반 기업의 경우에도 삼성전자, POSCO, 현대차 등의 경우에 외국인 지분율이 50%에 이르고, 국가 기간산업으로 분류된 한국전력, SK텔레콤, KT 등도 주식취득 한도에 근접할 정도의 외국인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의 증가는 곧 초민족적 자본의 경제 전반에 대한 지배력의 점진적인 강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경제의 위기 극복이라는 ‘대의’와 외자유치를 앞세운 글로벌 스탠다드 적용 과정은 한국경제 전반의 취약성, 종속성을 구조화하고 있다.
초민족적 자본의 M&A 메커니즘
초민족적 자본이 한국 경제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방식이 적대적 M&A이다. 현재 한국 내 외국인 투자는 직접투자가 점점 줄고, 단기성 투기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이다. 이중 직접투자라 하더라도 산업부문의 설비에 투자되는 비중은 점점 줄고 인수합병형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2) 초민족적 자본의 M&A 역시 외국 자본이 한국에 투자하는 형태지만 M&A 메커니즘은 자본의 투자를 통해서 설비투자나 고용창출을 꾀하는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초민족적 자본의 M&A는 대주주의 지분율이 낮거나, 자산가치가 큰 기업을 우선적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다. 또한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부족한 기업, 부동산과 같은 보유자산이 많거나 우량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을 M&A의 대상으로 삼는다. 이런 기업들을 헐값으로 기업을 인수하고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이윤을 얻게 되는 것이다. 구조조정에 대해 노동조합의 저항이 극심할 경우에는 곧장 알짜 자산을 매각하고 법인을 청산하는 식으로 차익을 노리고, 구조조정이 성공해서 실적이 이전보다 호전되면 그 후, 고가매각을 통해 이익을 얻는다. 한국에서 이런 방식으로 차익을 얻어간 대표적인 예는 론스타(외환은행), JP 모건(만도)의 경우다. 초민족적 자본의 목표는 오직 주가의 상승에 있을 뿐이다. 이런 과정에서 이윤획득에 대한 위협요소가 발생할 경우에는 기업 전체를 포기해버리는 방식으로 M&A가 진행된다.
또 다른 방식은 먼저 지분을 매입하고 M&A 실시를 선언하면서 경영권에 대한 위협을 가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주가가 상승하면 이를 통해 차익을 실현한다. 대표적인 예는 소버린(SK), 헤르메스(삼성물산)다. 칼 아이칸의 KT&G에 대한 M&A 시도도 이런 절차를 밟아갈 가능성이 높다. 경영권에 대한 위협을 가하는 경우도 경영권 확보는 주가를 통한 차익 실현의 발판일 뿐이다. 여기서도 주가 상승을 위한 구조조정과 알짜 자산의 매각은 꼭 필요하고 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위험요소들을 관리하면서 안정적이고 빠르게 차익을 얻기 위해 경영권을 위협할 뿐이다.
이런 M&A의 과정은 한국경제 자체의 토대를 고려하는 것이 아니며 세계경제전반에서의 자금의 흐름, 이윤획득의 가능성을 지향으로 삼는다. 곧 현재 한국의 주가폭등과 수출확대는 금융투기 속에서 형성된 거품이 대다수이고, 이 과정에서 한국경제는 종속성이 심화되고 국내외 충격에 취약해진다.
M&A를 둘러싼 논쟁의 한계
한국기업에 대한 초민족적 자본의 공격이 늘어나고 있고, 이에 따른 막대한 부의 해외유출과 산업투자의 침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두 가지 상반된 입장이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이런 입장들은 금융세계화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결여하고 있다. 또한 이들의 주장이 어떤 집단의 이해를 대변하는가에 있어 한계가 뚜렷하다.
1> 주주자본주의를 위한 글로벌 스탠다드
먼저 주주자본주의를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살펴보자. 주주자본주의는 주주가치를 기업경영의 핵심에 두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이를 위해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을 핵심목표로 삼는다. 이렇게 볼 때 적대적 M&A는 경쟁을 통해서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식가치를 증대시키는 자본주의의 긍정적 메커니즘이다. 만약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적대적 M&A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보면 경영자들을 나태하고 방만해지지 않게 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것이다. 소위 미꾸라지 속에 메기를 풀어놓아야 미꾸라지가 건강해진다는 이야기다.3)
한국사회에서 주주자본주의는 자본이 1970년대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나타났다. 70년대 위기 이전에 자본의 전략은 기업 수익을 유보하고 기업성장을 위해 재투자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유보와 재투자 전략은 지속적인 산업발전과 낮은 실업률, 상대적 고임금을 통해 수익과 고용의 안정적 유지를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70년대 위기는 이윤율의 저하 속에서 유보 및 재투자 전략의 유지를 불가능하게 했고, 이러한 상황에서 주주를 주인으로, 경영진을 대리인으로 가정하는 주주자본주의가 강조되었다. 기관투자자의 등장과 뮤추얼펀드, 연기금, 생명보험과 같은 기관의 등장, 금융규제 완화를 통한 자본의 금융화는 거대 기업의 인수합병의 개시로 주주자본주의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유보-재투자 전략의 폐기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이유로 (특히 노동력에 대한) 다운사이징과 배당 전략으로 바뀌었고, 이는 곧 상시적 구조조정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자본에 대한 통제로서 인수합병이 중시되었고, 이윤을 중심 논리로 사업과 업무들의 폐기처분이 이루어졌다. 이와 동시에 스톡옵션과 같은 경영진의 고임금 전략이 시작되고 지속적으로 강화되어왔다.
주주자본주의 하에서 주주와 최고 경영진이 이익을 챙긴다. 주주자본주의의 옹호자들은 주주가치의 극대화가 주주나 경영진뿐만 아니라 노동자, 고객, 공급, 유통 모든 면에서 부유함을 가져다준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실제 주주와 경영진의 이득은 다운사이징과 배당 전략 자체가 목표로 하고 있는 대부분의 노동인구를 낮은 임금과 소득에 머무르게 하는 경제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것이다. 특히 소득 불평등의 측면은 임금뿐만 아니라 주식보유에 있어서 상당한 불평등에 기인한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 가구의 상위 0.5%는 공모된 기업주식의 37%를 소유하지만 80%의 가구는 2% 이하를 소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주가치에 입각한 주식의 높은 수익률 강조는 소득 불평등을 심화하고, 노동자 계급의 희생을 바탕으로 소수의 지배계급이 부를 영유하는 결과를 낳는다.
2> 국내자본을 지키기 위한 경영권 방어
다른 한편 국내 산업의 보호를 위해 투기성 자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경영권 방어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다. 여기서 M&A시도는 기업들을 경영권 방어에 치중하도록 강제하고 국내 산업에 대한 투자를 막는 해악으로 평가된다. 특히 FDI와 투기성 자본을 구분하면서 투기성 자본에 대한 규제방안의 마련과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대책4)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대표적인 주장이다. 이들은 투자 자본/투기 자본, 국내자본/외국자본의 구분을 논의의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금융세계화 국면에서 이런 구분은 실효성이 없다.
먼저 투자 자본/투기 자본의 구분의 문제가 있다. 앞서 지적했듯 70년대 위기를 거치면서 유보와 재투자 전략이 다운사이징과 배당 전략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존재했다. 이는 자본이 이윤을 얻는 방식이 금융부문을 매개로 하는 과정으로 집중됨을 의미한다. 곧 특정한 기업에 자본이 직접투자로 주어지거나, 투기를 목적으로 주어지거나 이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각 기업의 자본금은 곧 주식시장에서 자사의 주식이 높은 가치로 평가받고 이를 통해 이윤을 얻기 위한 것으로 사용된다. 이윤은 산업부문에 재투자되기보다는 다른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거나, 자사의 주식가치를 높이기 위해 금융을 운용하는 데 사용된다. FDI나 그린필드(직접투자 중 생산기반시설 등에 대한 투자)가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투자는 자체로 투기(불안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윤을 바라보고, 리스크를 감수하고, 기다리면서 자금을 대는 것)와 목적 면에서 차이가 없다. 게다가 현재 한국에서 FDI와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의 비율을 구분해 따지기도 힘든 수준이고, 이러한 자본의 흐름은 이미 오직 주식시장에서의 이윤만을 쫓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자본/외국자본이라는 구분도 무의미한 것이다. 국내의 자본(흔히 우리가 볼 수 있는 재벌)들 역시 금융세계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외국계 자본과 마찬가지로 이윤 획득을 목적으로 초민족화와 글로벌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자본이 외국자본처럼 시세차익과 같은 주식시장, 금융에서의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택하지 않고 국내산업의 발전과 고용안정을 위한 투자 확대를 선택하리라는 것은 환상에 불구하다. 이미 금융세계화에 편입된 한국사회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표방하는 국내자본들은 어떠한 민족적/민중적 이해와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어기는 것은 곧 시장에서의 퇴출로 이어질 뿐이기 때문이다.
금융세계화 비판이 결여된 초민족적 자본에 관한 논쟁은 허구다
70년대 이후 자본주의의 위기는 금융세계화의 본격적 진전으로 이어졌다. 이는 초민족적 자본이라는 행위자가 생산부문보다는 금융부문을 통해서 이윤을 추구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외환위기의 해답으로 제시된 신자유주의 정책의 이행은 결국 금융세계화로의 편입을 통해 초민족적 자본의 이윤 확보를 위한 매력적인 시장으로 한국경제 전반을 바꾸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은 결국 금융부문에서의 지속적인 투기를 통한 거품을 만들어내고 위기를 심화해왔다.
또한 금융을 통해 부를 얻어간다는 것은 지배계급이 다른 지역, 계급, 인종에 대한 착취를 통해 이윤을 뽑아낸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배제와 불평등, 노동의 불안정화라는 삶의 위기로 드러나고 있다. 주주자본주의를 주창하면서 금융세계화에 기생하고 시장의 기능을 강조하거나, 민족적 해결책을 부르짖는 것(이는 국내자본에 대한 환상에서 비롯된 것이며 실제로는 최고위 경영진의 이득을 대변하는 것일 뿐이다)이 위기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이런 주장들은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를 유일한 대안으로 상정하고 그 상황 내에서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압축성장’과 과도한 투자로 망쳐놓은 한국경제를 주주자본주의의 올바른 실현과 외국인 직접투자를 포함한 설비 투자 등으로 살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정부와 그 측근의 주장은 완전한 허구다. 외환위기-현재의 장기 위기로 이어지는 과정은 한국경제의 불안정성과 종속성을 심화하는 과정이었다.
초민족적 자본의 전횡을 비판하고자 한다면 자본주의 위기에 대한 객관적, 비판적 인식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횡포를 공공연하게 보장하는 금융세계화에 대한 근본적 비판이 수행되어야 한다. 그것이 전제되어 있지 않은 그 어떤 입장도 민중의 삶의 위기와 경제, 사회 전반의 불안정을 해결할 수 없다. 금융세계화가 야기한 삶의 위기에 대한 책임은 바로 신자유주의 지배세력에 있는 것이다.
1) 퀸텀 인터내셔널 펀드는 서울증권을 상대로 액면가(2500원)대비 60%인 주당 1500원의 고배당으로 267억 원을 회수했고, 1999년 이후 투자자금의 80%를 회수했다. BIH는 브릿지 증권을 상대로 70%의 고배당으로 200억 원을 회수하고, 02년 3차례 유상감자로 600억 원 회수, 04년 유상감자로 1125억 원을 회수했다. 또, JP모건은 만도기계를 대상으로 246억 원의 투자로 1710억 원을 회수해갔으며 인투루브는 OB맥주를 대상으로 유상감자로 1600억 원을 회수해갔다.
외국자본이 가져가는 배당액 전체 규모는 1998년 5억 달러였던 것이 2003년 33억 달러로 급증했고, 2005년 주식배당액은 2004년보다 50%증가한 73억 달러에 이르고, 2005년 외국인들이 3조 6천억 원의 주식을 처분해 차익을 실현했다. 본문으로
2) 최근 금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이 주식 5% 이상을 보유한 사례에 대한 보고 건수는 2002년 810건에서 2005년 2513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고, 이중 24% 정도가 단순투자가 아니라 회사 경영에 참여할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문으로
3) 이런 입장을 피력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참여연대이다. 참여연대는 최근 KT&G 사태에 대한 논평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경영권에 대한 공격이 시작되면, 십중팔구 주가는 오른다. 주가 상승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면, 무능한 경영진에 대한 외부 견제가 효율성 증진에 매우 효과적인 수단임은 분명하다. 그러면 외국자본의 공격이 없었더라도, 그 효율성의 증진이라는 국민적 이익이 자동적으로 실현되었을까? 글쎄다… KT&G는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회사정관에 좋은 말을 써놓았다고 해서, 지배구조가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내부감시 뿐만 아니라 외부견제도 필요한 이유가 이것이다. 이번 사태는 KT&G 경영진으로 하여금 외부의 요구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게 함으로써 결국 효율성을 증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본문으로
4) 현재 주로 논의되고 있는 경영권 방어 대책은 다음과 같다.
1.황금주; 1주 만으로 합병 등 중요사항에 대한 거부권을 형성해 적대적 M&A의 원천 봉쇄
2.포이즌 필; 적대적 M&A 위협이 있을 경우 대주주가 시세보다 싼 값에 신주를 발행해 인수, 우호적 제 3자에게 배정해 자기 지분을 늘리는 제도
3.황금 낙하산; 적대적 M&A로 해직된 이사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게해서 공격자의 비용부담을 높이는 제도
4.의무공개매수제도; 적대적 M&A를 위해 시장에서 공개 매수할 때 반드시 특정비율 이상을 사들이도록 해서 인수부담을 크게 하는 제도
5.주식상호보유제도; 비슷한 입장의 기업끼리 상대방 기업 주식을 보유, 위협이 생길 때 백기사로 나서는 것.
최근 KT&G에 대한 M&A시도 이후 많은 기업들이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제도들을 도입하고 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