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7.11-12.79호

최저 생활이 아닌 기본생활 보장을 위한 상대빈곤선 도입

적정생계비 실태조사 분석을 중심으로

이선정 |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 빈곤사회연대 정책팀
들어가며

한국의 빈곤이 갈수록 심화·확대 되고 있다. 정부추계로도 전체 인구 다섯 명 중 한명이 빈곤한 상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비해 살만해 졌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절대적 수준의 물질적 결핍은 벗어나지 않았느냐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빈곤층은 증가하고 있으며,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인한 노동의 불안정화, 고용 없는 성장의 확대는 소득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이러한 소득의 양극을 비교한 불평등수준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예컨대, 보건사회연구원과 노동연구원에서 실시한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소득 10분위 배율(상위 소득 10%의 소득/하위 소득 10%소득)로 본 소득의 불평등은 2002년 12.6배에서 2003년 14.76배, 2006년 15.77배로 증가했으며, 소득5분위(상위 20%의 소득/하위 20%의 소득)는 2002년 6.17배에서 2006년 6.95배로 지속적으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빈곤율의 추계는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하는 절대빈곤율과 중위소득 50%을 기준으로 하는 상대빈곤율 등으로 추정한다.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절대빈곤율이 2003년 10.2%에서 2006년까지 11.36%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중위소득의 50%를 기준으로 상대빈곤율을 추계한 결과 2000년 13.51%에서 2006년 16.42% 증가하였다. 또한 전국가계조사자료에 의하면 2006년 18.45%로 한마디로 국민 다섯 중 한명은 '상대적 빈곤'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즉 대략 900만 명의 빈곤층이 존재하고 있다고 추정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곤한 사람들의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한다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보장하는 수준은 2~3%인 161만 명 수준이다.
올해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선정기준이면서 급여수준인 최저생계비를 계측하는 해이다. 현 한국의 최저생계비는 빈곤한 가정에서 최소한 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물품을 정하는 방식으로 소득 하위 40%수준의 가정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하고 이 결과를 가지고 최저생계비를 결정한다. 그러나 실제 결정과정에서 정치적 압력과, 연구자의 자의적 판단, 결정적으로 예산에 맞추기 식의 계측방식으로 최저생계비는 그야 말로 생존권도 보장할 수 없는 최저한의 수준으로 계측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사회구조적 빈곤계층이 확대되었지만 당시 한국사회는 사회적 안정망을 미처 구축해 놓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에 정부는 빈곤층의 생계보장에 대한 최소한의 방편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도입하였다. 이때부터 최저생계비는 공공부조의 선정기준 및 급여수준으로서 위상을 가지게 되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도입취지 및 목적에 비춰 볼 때, 최저생계비는 구조적 빈곤을 양산시킨 정부의 책임 하에 빈곤층이 권리로서 생계를 보장받을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며, 이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명시된 것처럼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지금까지 계측한 최저생계비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생존만을 위한 수준 이였다.
일본의 경우 1965년 일반소득자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격차축소방식"을 도입하고, 1984년부터 일반국민과의 생활과의 수준을 맞추기 위해 "수준균형방식"으로 변경하여 사용하고 있다. 일본은 1965년부터 상대적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 즉, 상대적 빈곤개념을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21세기 한국은 아직 절대빈곤개념의 빈곤선 즉, 최저생계비를 계측하고 있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학계는 물론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상대적 개념의 최저생계비 계측을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사회적 합의 과정을 이유로 생존만을 위한 절대빈곤 개념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이러한 궁핍한 논리에 대응하기 위해서 저소득계층 스스로가 권리를 찾고 생존의 개념이 아닌 기본생활권을 찾기 위해 한발 내딛었다. 이것이 바로 빈곤선을 다시세우기 운동인 "적정생계비 실태조사"이다. 적정생계비 실태조사는 정부의 논리인 사회적 합의라고 하는 차원에 저소득층 스스로가 스스로의 생계비를 제시한다는 맥락에서 사회적 합의를 전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최저생계비의 의미는 무엇이고 어떻게 계측되는지, 실제 빈곤당사자들이 제시하고 있는 최소한의 생계비는 얼마이고,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적정생계비는 어느 수준인지에 대해 살펴보고 이를 통해 최저생계비의 상대빈곤선 기준 즉, 공적부조제도의 급여의 기준선과 선정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최저생계비의 의미와 계측방식

1)최저생계비의 의미
최저생계비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6 조에 '국민이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최소한의 비용'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최저생계비라는 것이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최저생계비는 절대적으로 빈곤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최소한의 생존만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암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최저생계비는 현실에서 빈곤여부를 결정짓는 빈곤선으로 공공부조의 선정 및 급여기준으로 기능할 뿐만 아니라 장애수당, 보육료감면, 자활사업, 의료급여, 장기요양보험감면대상 등 각종 복지정책의 기본선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영향력과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즉, 최저생계비의 의미는 빈곤한 사람들에 대한 인식 즉 빈곤에 대한 정부의 철학과 복지정책의 의지에 대한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첫째, 최저생계비가 빈곤한 사람들에 대한 인식 즉 빈곤에 대한 정부의 철학이라고 하는 것은 빈곤선을 정하는데 있어서 기준인 최저생계비를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의 욕구만을 충족시키는 수준의 절대빈곤개념으로 규정할 것인가? 아니면 일반국민과의 관계에서 소외와 배제되지 않는 상대적 빈곤개념으로 규정할 것인가?하는 빈곤에 대한 철학적 의미를 가진다. 둘째는 사회복지서비스 대상자의 수를 얼마로 규정할 것인가? 즉 최저생계비가 낮으면 낮을수록 복지서비스를 받는 대상자는 적어지게 된다. 따라서 사회복지정책의 기본선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최저생계비는 단순히 제도를 설계하고 수급액을 결정하는 수준이 아니라 정부의 빈곤에 대한 철학적 관점과 한국의 사회복지정책의 수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최저생계비는 국민의 소득·지출 수준과 수급권자의 가구유형 등 생활실태,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장관이 매년 9월 1일까지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이하 중생보위)의 심의·의결을 거쳐 다음해의 최저생계비를 공포하도록 하고 있다.

2)빈곤개념에 따른 최저생계비 계측방식
일반적으로 빈곤선을 설정하는데 있어서 절대적기준으로 볼 것인가, 상대적인 기준으로 볼 것인가, 객관적으로 볼 것인가, 주관적인 것으로 볼 것인가에 따라 다른 계측방식을 사용하게 된다.
절대적 빈곤개념은 최저생존수준 혹은 기본 욕구를 충족하는 수준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절대적 빈곤개념으로 최저생계비를 계측하는 데는 전물량방식과 반물량방식이 있으며, 이는 전문가에 의한 방식이다. 그러나 시간에 따라, 소비자의 욕구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수요를 단지 전문가의 판단에만 의존하여 규정할 경우 실제적인 빈곤가구의 소비행태를 왜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문가의 성향이 보수적이냐 진보적이냐에 따라서도 '기본욕구'와 이를 구성하는 항목을 상이하게 규정할 수 있기 때문에 최저생계비자체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상대빈곤개념의 계측방식은 절대빈곤 개념의 주요한 한계로부터 출발하였는데, 이는 그 사회의 평균소득 혹은 지출 수준과 대비하여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계층을 빈곤층으로 정의하는 것으로 빈곤을 주로 불평등의 관점에서 파악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적 빈곤개념의 최저생계비의 계측방식은 다양화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평균 혹은 지출의 몇 % 이하에 속한 가구를 빈곤가구로 설정하는 것이다.

주요통계
OECD
V. Fuchs
P. Townsend
Lee Rainwater
일 본
미 국빈곤선기준
중위 가구소득의 40, 50, 60%
중위가구소득의 50%
빈곤층은 평균 가구소득의 80% 이하,
극빈층은 50% 이하
가구당 평균소득의 46~58%
근로자가구 소비지출의 68%
식료품비의 3배자료 : 김미곤 외,「2004년 최저생계비 추정 및 계측방식에 관한 연구」,한국보건사회연구원,2004

한편 주관적 빈곤은 빈곤여부를 가장 잘 평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사람의 주관적 평가에 기초하여 빈곤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또한 기존의 주관적 빈곤선에 대한 여론조사결과 전문가에 의한 객관적 빈곤선과 거의 유사하다는 점에서 볼 때, 한 사회 내에서 빈곤에 대한 개개인의 판단은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방식이다.(보건사회연구원 2004)

빈곤개념으로서 최저생계비
한국은 절대적 빈곤의 계측방식인 전물량방식에 의하여 최저생계비를 계측한다. 전물량방식(Market Basket)은 생활에 필수적인 모든 품목에 대하여 최저한의 수준을 정하고 화폐가치로 환산하여 최저생계비를 구하는 방식으로 전문가가 필수품만으로 마켓바스켓을 구성하는데, 필수품 선정, 사용량 및 내구연수, 가격 등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전물량방식의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되는 것이 연구자의 자의성이다. 더 큰 문제는 조사연구 후 다시 재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한국의 최저생계비 계측방식은 하위 40%에 해당하는 가구들을 중심으로 가계부를 적도록 하고 이를 토대로 마켓바스켓을 구성하게 된다. 그러나 연구결과 계측된 금액을 그대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시행과 관련한 중요한 사안들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기구인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이하 중생보위)에서 수회에 걸친 논의 후 결정하게 되는데, 중생보위에는 복지부장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재경부, 노동부, 행자부, 기획예산처 차관과 관련전문가 공익위원 등 10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실제 최저생계비의 최종결정은 예산과 대상자의 수에 맞춰 결정된다. 따라서 최저생계비를 결정하고 나서 다시 마켓바스켓의 품목들을 재조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2004년 아동의 색종이를 6장으로 할 것인지, 3장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밤샘 논의를 진행하였는가 하면, 핸드폰을 넣을 것이냐, 인터넷비용을 넣을 것이냐 뺄 것이냐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핸드폰비용이 제외되었다. 전물량방식은 2008년 최저생계비 결정논의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올해 최저생계비 계측을 위한 중생보위 논의에서 무엇을 필수품으로 포함시킬지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거듭하였으며, 이러한 논쟁은 비계측연도의 생활수준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예컨대, 2004년부터 논란을 거듭해온 휴대폰 비용은 올해의 필수품 항목에서도 여전히 제외되었는데, 휴대폰 보유율이 이미 전 국민의 80%에 달하고 있으며, 휴대폰이 각 종 사업과 기업적 업무뿐만 아니라 생활의 기본조건으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은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물품으로 인식·배제되었다.
이처럼 결정과정에서의 최저생계비의 수준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최저생계비의 상대적 수준 추이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최저생계비는 1988년부터 계측되기는 했지만 실제 공적부조에 실 적용한 것은 1999년부터인데, 1988년의 경우 평균근로자가구의 45%수준에서 지속적으로 낮아지다가 2007년에는 31.7% 수준까지 낮아졌다.
{{{{
}}{{최저생계비
(4인가구)
}}{{전가구 가계지출
(4인가구)
}}{{전가구 소비지출
(4인가구)
}}{{근로자가구 소득
(4인가구)
}}{{1988년
1994년
1999년
2000년
2001년
2002년
2003년
2004년
2005년
2006년
2007년
}}{{296,885
665,107
901,357
928,398
956,250
989,719
1,019,411
1,055,090
1,136,332
1,170,422
1,205,535
}}{{516,402
1,313,376
1,851,246
2,077,308
2,233,866
2,298,674
2,471,963
2,628,723
2,740,355
2,939,618
3,132,691
}}{{57.5%
50.6%
48.7%
44.7%
42.8%
43.1%
41.2%
40.1%
41.5%
39.8%
38.4%
}}{{470,861
1,172,834
1,598,039
1,809,676
1,954,522
2,021,150
2,157,385
2,277,306
2,365,984
2,502,248
2,709,487
}}{{63.1%
56.7%
56.4%
51.3%
48.9%
50.1%
47.2%
46.5%
48.0%
46.7%
44.5%
}}{{659,412
1,724,565
2,356,658
2,621,726
2,824,974
2,959,166
3,175,715
3,406,886
3,515,055
3,556,325
3,798,740
}}{{45.0%
38.6%
38.2%
35.4%
33.8%
33.4%
32.1%
31.0%
32.3%
32.9%
31.7%
}}{{자료: KOSIS 전국가계조사
}}< 최저생계비의 상대적 수준 >
(단위: 원, %)
}}

2008년 최저생계비는 계측년 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계측되었는데, 2008년 최저생계비는 4인 가구 기준 월 126만 5,848원으로 전년대비 5% 인상하는 것으로 결정되었고, 이는 매년 적용되는 물가인상률을 빼고 나면 계측년도 최저생계비 인상폭은 2%인 셈이다. 이는 많은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05년 전년대비 8.9% 인상률로 매년 적용되는 물가인상률을 뺀다 하더라도 5.4% 인상된 인상률보다 전체 인상률이 낮게 계측되었다.

<연도별 최저생계비 인상률>
{{{{
}}{{2000년
}}{{2001년 ~2004년
}}{{2005년
}}{{2006년
}}{{2007년
}}{{2008년
}}{{최저생계비(원)
전년대비증가율(%)
비 고
}}{{928,398
-
계 측
}}{{956,250~
1,055,090
3.0~3.5%
비계측
}}{{1,136,332
8.9%
계 측
}}{{1,170,422
3.0%
비계측
}}{{1,205,535
3.0%
비계측
}}{{1,265,848
5.0%
계 측
}}
}}
사회복지서비스 선정기준으로서의 최저생계비
한국에서의 최저생계비의 위상은 단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선정기준 및 급여수준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복지서비스 대상을 선정하는 기준으로서 제도적 위상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최저생계비가 낮게 계측된다는 것은 사회복지서비스의 대상을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 최저생계비와 사회복지서비스 선정기준과의 관계 >
{{{{사회복지서비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의료급여
장애인자립자금대여
장애수당, 장애아동수당, 장애인의료비지원,
장애인재활보조기구 무료교부
장애인자연 교육비 지원, 모부자가정지원
소년소녀가장책정
영유아보육료지원
노인장기요양보험무료
}}{{최저생계비
100%
120%
120~200%
120%
130%
100%
100~340%
120%
}}
}}
또한 최저생계비는 절대빈곤인구를 추계하는데 있어서 기준선이 된다. 빈곤율을 추계 할 때는 대체적으로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하는 절대빈곤율과 중위소득 50%를 기준으로 상대빈곤율을 추계하고, 대체적으로 소득으로는 가처분소득을 이용하게 된다. 통계자료는 노동부의 노동패널이나 통계청의 전국가계조사(전 도시가계조사)자료를 많이 이용한다.
[그림 1]은 통계청자료에 가처분소득을 이용하여 추계하였는데, 절대빈곤율과 상대빈곤율이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에서는 절대빈곤율이 정체되고 있으며 이는 현 정부의 성과로 귀결시키고 있으나, 상대빈곤율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의 빈곤탈출정책의 성과로 절대빈곤율이 증가하지 않고 정체현상을 보이는 것인가? 하는 반문을 던지게 된다. 이는 절대빈곤율을 추계하는 기준인 최저생계비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추계되는 대상이 상대적으로 적게 추계된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실제 절대빈곤층이 정체되고 있으며, 이는 현 정부가 정책을 잘해서라고 호도하고 있다.

[그림 1] 가처분소득을 이용한 빈곤율 추이

자료 : 남기철 외 4인,「빈곤정책의 전환모색- 사회적 배제를 넘어」2005. p29

한편 [그림 2]에서 나타내고 있는 절대빈곤율과 상대빈곤율은 시장소득을 이용하여 추계한 것으로 가구원이 직접 시장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기준으로 하였으며, 공적이전소득은 제외한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추계한 결과이다. [그림 2]에서는 2005년 최저생계비가 8.9%로 인상되면서 2004년에 비해 절대빈곤층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에서 절대빈곤층이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호도하고 있지만 절대빈곤율이나 상대빈곤율 추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건 현 정부가 들어서기 이전인 2002년에 비해 절대빈곤율과 상대빈곤율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림2]시장소득을 이용한 빈곤율 추이

따라서 최저생계비의 상대적 빈곤개념 도입은 빈곤에 대한 개념을 재 정의하고, 인간의 최저기본욕구충족 즉 빈곤하기 때문에 최저한의 욕구만 충족해야 한다는 차별적인 개념이 아니라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불평등을 해소한다는 개념에서 접근해야 한다.

당사자가 다시 세우는 기본생활로서의 생계비

최저생계비가 공적부조의 선정기준 및 급여수준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던 1999년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38.2% 수준에서 2007년에는 31.7%로 상대적 수준이 지속적으로 낮아졌고, 2008년 계측 년 임에도 불구하고 인상률이 5%수준으로 2007년 수준보다 더 낮아질 것은 기정사실이다. 인상률이 낮아진 이유를 관계부처에서는 실제 낮게 조사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생활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2006년 전년대비 지역난방비가 15.5%, 도시가스가 14.6%, 경유가 13.7%, 학원비 7.8%, 사립대학교 6.4% 등 실제 생활하는데 가장 필요한 물가의 상승률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공공성이 강한 도시가스가 14.6%로 큰 폭으로 증가 하였다. 이처럼 실제 생필품의 물가는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저생계비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속에 빈곤사회연대(준)는 비현실적인 계측방식과 최소한의 생존만을 충족하는 수준의 절대빈곤개념이 아닌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즉,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써 상대빈곤선 도입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정부는 상대적빈곤선 도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상대적빈곤선 기준을 정하는데 있어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미명아래 도입을 미루고 있다.
따라서 빈곤사회연대(준)에서는 당사자들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방법으로 당사자 즉 저소득층에게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생계비와 인간다운생활은 물론 문화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의 적정생계비를 주관적 빈곤개념방식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는 주관적, 계측방식은 상대적 빈곤선
적정생계비 실태조사는 주관적 빈곤개념방식으로 진행하였으며, 이는 빈곤당사자들이 체감하는 수준을 분석하여 상대빈곤선을 설정하는 자료로 사용하고자 하였다. 즉 주관적 빈곤개념방식을 통해 최소생계비와 적정생계비에 대한 생계비를 산출하고, 산출된 생계비가 근로자평균소득에 어느 수준에 해당하는 지를 밝혀 상대적 빈곤선으로 설정하고자하는 것이다.

적정생계비 실태조사 현황
적정생계비 실태조사는 2007년 4월부터 9월까지 장애인, 임대아파트거주자, 비닐하우스촌, 노점상, 간병인 노동자, 건설노동자, 시설관리노동자 등 실제 노동취약계층과 주거취약계층, 근로빈곤층 등 저소득층을 포함한 총 6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응답자의 일반적 특성>
응답자는 43.9%가 30대로 가장 높았고, 50대가 18.6%, 40대가 15.9%로 노동적령기에 있는 연령대가 가장 많았다. 이들의 주거형태는 자가가 30.9%로 가장 많았고, 전세가 27.1%, 월세가 25.7%, 이외에도 무상주거, 쪽방, 비닐하우스 등에 거주하였으며, 자가와 전세를 제외한 불안정주거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58.0%였다. 한편 월세의 경우 평균 1,270만원의 보증금, 월세평균은 212천원 수준으로 실제 월세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열악한 환경의 주거조건을 가진 곳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한편 가구원 중 장애인이 있는 가구는 19.2%, 질병이 있는 가구원이 있는 가구는 18.4%, 신용불량자 가구원이 있는 가구는 13.9%로 빈곤해질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가구가 전체 40%를 상회하고 있었다.

<가계소득 및 지출 현황>
가구소득 현황을 살펴보면 한달 가구소득이 49만원에서 111만원미만인 가구가 30%로 가장 높았으며, 40만원미만인 가구가 12.3%로 57%가 소득 하위 30%미만의 소득이 발생하는 저소득층이였다. 반면 소득 369만 원 이상인 가구도 7.6%였다.
지출현황을 살펴보면 지출수준은 49만원에서 111만원 미만의 지출을 하는 가구가 27.7%로 가장 높았고, 111만원에서 155만원미만의 지출을 하는 가구가 17.5%로 높았다. 반면 지출에 있어서 369만 원 이상의 지출을 하는 가구는 4.3%로 소득에 비하여 낮았다.
조사가구의 한 달 생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소득이 한 달 생활하기에 부족하다고 응답한 가구가 전체 75.3%로 대부분의 가구가 낮은 소득으로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최소생계비 및 적정생계비
실태조사 결과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생계비를 질문하고, 응답자를 통계수취화한 결과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생계비는 194만원으로 평균소득의 57.1%수준이었다.
또한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적정생계비는 240만원으로 평균소득의 70.6%수준이었다.
조사결과 한 달에 인간다운 기본생활을 하기 위해서 최소한 194만원이 있어야 한다고 응답하였으며,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240만원이 있어야 한다고 응답하였다. 응답결과에 대한 유의미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실제소득대비 최소생계비 및 적정생계비의 통계분석을 한 결과 소득이 낮은 사람은 최소생계비 및 적정생계비의 수준도 낮게 응답하였다. 따라서 고소득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했을 경우 기본생활을 위한 한 달 생활비는 평균소득을 윗돌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러한 통계적 유의미성을 바탕으로 비춰본다면 기존 최저생계비의 실태조사 대상이 소득 4분위 이하 인 것을 감안한다면 적정생계비실태조사 대상표본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계측결과는 저소득 당사자가 스스로의 생활 속에서 최소생계비와 적정생계비를 응답한 결과이므로 그 신뢰성과 유의미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통계청의 평균소득 대비 최소생계비 및 적정생계비 수준>
{{{{
}}{{1인가구
}}{{2인가구
}}{{3인가구
}}{{4인가구
}}{{5인가구
}}{{6인가구
}}{{평균
}}{{통계청
(07.2/4분기)
최소생계비
적정생계비
정부의 최저생계비
}}{{1,238,172
(100.0)
1,129,193
(91.2)
1,439,167
(116.2)
435,921
(35.2)
}}{{2,718,052
(100.0)
1,800,365
(66.2)
2,368,860
(87.2)
734,412
(27.0)
}}{{3,412,412
(100.0)
2,139,420
(62.7)
2,723,565
(79.8)
972,866
(28.5)
}}{{3,709,769
(100.0)
2,516,667
(67.8)
3,034,615
(81.8)
1,205,535
(32.5)
}}{{3,866,920
(100.0)
2,814,634
(72.8)
3,321,053
(85.9)
1,405,412
(36.3)
}}{{4,442,055
(100.0)
2,666,667
(60.0)
3,660,000
(82.4)
1,609,630
(36.3)
}}{{3,407,386
(100.0)
1,945,222
(57.1)
2,405,000
(70.6)
-
}}
}}
최저생계비는 공공부조의 선정기준인 동시에 급여수준으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서비스의 선정기준이 되는 매우 중요한 위상을 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낮게 책정하는 것은 정부가 복지서비스 확대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생존을 위한 최저생계비가 아닌 인간답게 살기위한 최소한의 생계비를 공공부조의 선정기준 및 급여수준 즉 기본선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적정생계비 실태조사를 통한 상대빈곤선>
{{{{상대적
빈곤선
정부의 최저생계비
}}{{1인가구
757,073
435,921
}}{{2인가구
1,268,425
734,412
}}{{3인가구
1,700,977
972,866
}}{{4인가구
2,118,278
1,205,535
}}{{5인가구
2,449,153
1,405,412
}}{{6인가구
2,791,467
1,609,630
}}
}}
품목별 생계비 조사 결과
실태조사가구의 품목별 월평균 지출과 정부의 품목별 최저생계비를 비교한 결과 식료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지출액이 월평균 지출액이 터무니없이 낮았다. 결과에서 주목할 것은 식료품비의 경우 응답자의 4인 가구 식료품비가 361,165원으로 낮게 조사되었는데, 이는 식료품의 경우 실제 이들은 식당이나 페스트 푸드점을 이용하기 보다는 중국산 농수산물을 직접 구매하여 조리해 먹고 있기 때문이다. 즉 실제 저소득층은 광우병, 중국식품에서 자주 출현하는 중금속 식료품을 섭취하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한국산 유기농제품을 구매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격이 현저하게 낮은 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이들이 유기농제품을 구매했다면 실제 식료품비는 2~3배 이상 높게 나타날 것이다. 교육비에 있어서도 4인 가구 평균 39만원으로 생계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교통비 및 통신비가 1인가구가 17만원인데 비해 정부의 최저생계비는 4만원수준으로 실제 1인이 출퇴근함에 있어서 한 달 교통비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편 응답자가구가 여유가 있으면 더 추가로 지출하고 싶은 품목에 대한 질문에서 저축성예금이 38.4%로 가장 높았고, 주거비가 17.0%, 교육비가 14.5%순으로 나타났다.

나가며

정부에서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개편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개편은 통합급여형태로 지급되고 있는 생계비, 교육, 의료, 주거 급여를 분리하여 개별화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의 생활보호제도와 유사하다. 일본의 경우 기본생계비를 모든 수급자에게 지급하고, 학생과 노인, 도시와 지방, 한 부모가정 등으로 구분하여 추가로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체계를 개별급여체계로 개편할 경우 생계비는 기본으로 지급하고 이외, 학생이 있는가구는 교육급여, 질병이 있는 가구의 경우 의료급여, 주거가 불안정한 수급자에게는 주거급여를 지급할 예정이다. 전체 그림은 그려졌지만 세부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급여를 지급하고 각 급여별 수준은 어떻게 결정할 지에 대한 내용은 제시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실제 교육, 주거, 의료, 자활을 개별 급여화 하면서 실제 급여수준과 선정기준을 분리하고자 한다. 이는 현금급여수급자를 축소하고 현물급여대상자를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정은 지속적으로 정부에서 현금보다는 현물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계측되고 있는 전물량방식으로 최저생계비를 계측하고 최저생계비가 복지서비스의 선정기준이면서 급여수준일 경우 최저생활조차도 할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예컨대, 현재 최저생계비의 생계비는 식료품, 광열수도, 가구집기, 피복신발, 교양오락, 교통통신비, 기타소비지출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최저생계비의 71.3%수준인 859천원이다. 여기에 주거비 213천원, 의료비 53천원, 교육비 51천원, 비소비지출 28천원을 모두 합한 금액이 우리가 알고 있는 최저생계비다. 그러나 제도가 개편되면서 실제 생계비를 제외한 급여들은 현물로 지급한다는 미명아래 제외될 것이다. 따라서 2007년의 경우 4인 가구 기준 최저생계비가 1,205천원이 급여수준 이였다면 제도가 개편되면서 생계비 명목으로 859천원이 급여의 지급수준이 될 것이다. 따라서 현재보다 빈곤층에게 주어지는 급여수준은 턱없이 낮아진다.
제도가 개편되면서 실제 많은 저소득빈곤층이 제도권 내로 흡수되어 많은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기존의 최저생계비 계측방식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실태조사의 결과에서 보는 것처럼 공적부조 대상자의 선정기준 즉 개별급여 대상자 선정기준은 평균소득의 70%수준으로 하고, 생계급여지급대상자는 절대빈곤층이라고 할 수 있는 평균소득의 57%로 하여 생계비를 지급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주제어
빈민 민중생존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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