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박근혜 정부가 한국경제의 장기적인 성장률 제고를 위해 ‘고용률 70%’를 핵심 국정과제로 설정했다. 지난 6월 4일 발표된「 고용률 70% 로드맵」에서 그 윤곽을 제시했으며, 이에 후속해서 각종 세부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는 단계다.
정부는 고용률 제고를 위한 세부정책으로 장시간 근로관행의 개선, 선택적·탄력적·재량 근로시간제와 근로시간저축휴가제 등 유연근무제의 확대, 여성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시간제 일자리 창출 등을 제시했다. 장기 저성장 시대에 고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정부가 제시한 카드가 바로 실근로시간 단축과 노동유연화가 결합된 정책 패키지인 셈이다.
물론 이런 패키지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가령 2003년 노무현 정부는 법정노동시간을 주 40시간으로 단축함과 동시에 변형근로제를 도입하는 등 각종 노동유연화 기제를 관철시켰다. 이어 2006년 노무현 정부는 파견법을 개악하고 기간제법을 통과시킴으로써 IMF 이후 광범위하게 확대된 비정규직 고용 관행에 합법성을 부여했다.
반면 노동자운동은 정부 패키지에 맞서 성공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민주노총은 1998년 이후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를 유력한 대안으로 사고했으나 법정노동시간 단축은 변형근로제와 교환되거나 노동강도의 강화 또는 실질임금의 삭감으로 귀결되었다. 또한 노동유연화의 결과로 노동자 내부의 격차가 확대되고 노동자 사이의 경쟁도 심화되어 결국 노동자의 집단적 힘도 약화되었다. 이는 현재 민주노총의 대표성의 위기를 초래한 큰 원인이다.
정부가 다시금 ‘고용률 제고’라는 이름으로 노동시간 단축과 노동유연화 정책 패키지를 들고 나온 이 시점에서 노동자운동은 어떤 대응을 준비해야할까? 이 소책자는 이를 위한 폭넓은 토론을 통해 노동자운동의 대응방향을 수립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목차>
여는 글 정부의 노동시간 유연화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1부 박근혜 정부의 고용률 70% 정책
1장. 정부의 고용률 제고 목표와 노동유연화
1. 고용률 70% 로드맵
2장. 정책추진 배경 및 전망
1.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법제도 개선
2. 임금유연화
3. 노동시간유연화
[참고] 유연근무제의 분류
2부 고용률 제고 및 노동유연화 정책의 문제점
3장. 한국의 노동유연화, 어디까지 왔나
1. 1997년 IMF 위기부터 2007년 세계경제 위기까지
2. 한국의 지배적 노동유연화 전략
4장. 장시간 노동의 구조적 원인
1. 장시간 노동의 원인, 수출-재벌 중심의 산업구조
2. 장시간 노동의 원인, 자본의 이윤 창출 욕구
5장. 근로시간의 자유로운 연장과 장시간 노동
1. 자동차 제조업의 주야 2교대제
2. 화물노동자의 장시간 노동
3. 보건의료산업의 파행적 3교대제
6장. 실패한 실험,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1. 시간제 일자리의 진실, 벗어날 수 없는 저임금
2. 네덜란드의 시간제 일자리, 정말 기적일까?
7장. 노동시간의 탄력적 운영, 노사 모두 win-win일까?
1. 시차출퇴근제, 노동자보다 사용자에게 훨씬 유리하다
2. 탄력적 근로시간제, 고무줄 노동의 합법화?
3. 근로시간 저축휴가제 비판: 독일의 사례
4. 프랑스 오브리법과 노동시간 유연화
3부 노동자운동,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8장.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1. 민주노총의 대응 평가
2. 대응 방향과 과제 부록.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