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오늘 논평 | 2016.11.17

촛불을 정치공학에 이용하려 하는 세력들

조선일보 사설 “물리적 충돌 사태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에 대해

[조선일보 사설] 물리적 충돌 사태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문재인이 대통령 퇴진 운동 대열에 합류하겠다고 말했다. 야권은 하야를 요구하는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퇴진은 물론 2선으로 물러나는 것까지 거부하고 있는 박 대통령 입장과 정면충돌한다.
도심에서 벌어진 두 차례 촛불 집회는 수십만 명 이상이 거리에 운집했음에도 평화롭게 끝났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2선 후퇴조차 거부하고 야권과 시민단체들이 하야를 요구하면서 충돌하면 앞으로도 평화 집회가 이어질 수 있을지 우려된다. 불행한 사태들이 벌어지면 누가 책임지고 수습할 것인가.
박 대통령이 생각하는 현실과 국민이 바라보는 현실은 서로 상당한 거리가 있다. 물리적 충돌 사태를 막으려면 야당의 자제와 책임감이 중요하다. 난세(亂世)가 장기화하면 그 피해는 나라와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1/15/2016111503171.html


청와대의 버티기가 조선일보가 예상한 수준을 넘어서인가? 조선일보가 촛불집회에 훈수까지 두기 시작했다. '폭력 시위로 발전하면 청와대가 반격할 것이니 조심하라'고 한다. 살다보니 조선일보의 집회 훈수까지 듣는 날이 온다.

속내는 뻔하다. 조선일보 폭로와 검찰 조사에 대해서도 박근혜가 결연하게 버티니, 박근혜를 퇴진시키려면 이제 촛불집회도 이용해야겠다는 의도다.



한편, 청와대와 친박계가 돌발적으로 국민을 자극하는 소리들을 내뱉고 있다. 싸움꾼 김진태를 통해 촛불시위에 대한 온갖 거짓 흑색선전을 쏟아냈고, 국민 분노를 건드리고 있다. 친박계는 국민들을 자극해 무언가 얻고자 하는 것 같다. 폭력 집회라도 유도해 대대적인 반격이라도 꾀하려는가?

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 문재인은 지금껏 조선일보가 얘기해온 바와 비슷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나섰다. 이제라도 ‘퇴진’ 목소리를 내겠다니 다행이지만, 마냥 안심이 되진 않는다. ‘개헌’만 빼면 사실상 조선일보 각본과 별 차이가 없다. 조선일보와 별 차이가 없는 이야기를 들고 촛불집회에 합류하겠다고 한다. 민주당은 개헌이 없으면 ‘중도보수 연합’의 명분이 없으니 대선에서 승산이 있다고 여기는 것 같다.

하지만 이는 민생파탄과 정경유착, 재벌 비리로 얼룩진 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보지 못하는 한낱 정치공학에 불과하다. 국민들은 단순히 박근혜를 몰아내는 것만이 아니라, 박근혜를 만든 체제, 우리 사회의 현저한 병폐들을 모두 해체해야 한다고 여긴다.

권력 지분 싸움에만 몰두하는 정치공학에 진절머리가 난다. 민주주의는 껍데기만 남았고, 국민의 삶은 파탄에 이르렀다. 이제 판을 바꿔야 한다. 언제까지 정치권과 검찰, 보수언론의 권력 게임에 놀아날 수는 없다. 상황 변화를 권력게임의 관점에서 해설하는 이들을 경계하고, 민중의 관점에서 주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주말 범국민대회와 26일 민중총궐기 역시 정국을 흔들 매우 중요한 계기다. 상황은 매일같이 급변하고 있고, 시민들의 저항 역시 일대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권력 게임에 질린 시민들의 광범위하고 전면적인 불복종만이 우리 사회의 유일한 희망이다.
주제어
정치
태그
문재인 폭력시위 조선일보 촛불시위 평화시위